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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신 몸 ‘공공택지 아파트’ - 청약경쟁 치열하고 분양권에 웃돈 붙어 

9·1 대책으로 공급 중단돼 희소가치 커져 ...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이혜진 중앙일보조인스랜드 기자

지하철 5호선 연장선 등의 호재로 관심을 모으는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
공공택지 아파트가 ‘귀하신 몸’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9월에 내놓은 9·1 대책에서 신도시와 대규모 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공공택지 공급이 끊길 것으로 예상되자 기존 택지지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공공택지는 아파트 시장에서 알짜 지역으로 손꼽힌다. 대규모 도시가 계획적으로 조성돼 교통망이나 교육시설 등 인프라 잘 갖춰지기 때문이다.

저렴한 분양가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조인창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공공택지는 정부가 주도해 개발하는 사업이라 일반 업체가 땅을 사들여 개발하는 민간택지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땅값 낮아 ‘착한 분양가’


*위 내용은 건설사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은 오피스텔) / 자료: 각 업체
이런 이유로 택지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비택지지구 아파트보다 청약경쟁이 치열하다. 부동산114가 택지지구와 비택지지구의 민간분양 아파트 청약결과를 조사한 결과 택지지구 내 아파트 1순위 청약마감 비중이 비택지지구보다 높게 나타났다. 택지지구의 1순위 마감 주택형 비중은 2013년 52.3%, 2014년 53.5%로 절반 이상이 마감되고 있다. 하지만 비택지지구의 1순위 마감 비중은 2013년 29.7%, 2014년 43.3%로 택지지구와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마감 비중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앞으로 공공택지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9월 1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서 택지개발촉진법을 폐지 하고 2017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택지개발촉진법은 1980년 도시 지역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만들어진 특례법이다. 10만㎡ 이상 규모의 땅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해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는 주된 통로 역할을 해왔다. 분당이나 일산 같은 1기 신도시부터 시작해 광교·동탄·위례 신도시 등이 모두 이 법을 통해 조성됐다.

대규모 택지 공급의 근거가 되던 택지개발촉진법이 폐지되면서 공공택지 내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미 입주를 마친 아파트는 몸값이 오르고 신규 분양 단지엔 청약자가 몰린다. 대표적인 지역이 ‘강남권 대체 신도시’로 흥행몰이 중인 위례신도시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하남시에 걸쳐 약 678만㎡ 규모에 조성되는 신도시다. 강남권에 위치하지만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분양가로 최근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뜨겁다.

실제로 10월 초 청약접수를 받은 위례자이는 1순위 평균 139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분양권 전매가 풀린 아파트에는 최고 3억 원 가량의 웃돈이 붙어있고 실제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근래 분양된 위례 중대형의 분양가는 3.3㎡당 1700만~1800만 원 선인데 인근 잠실은 3.3㎡당 3000 만원에 육박한다”면서 “위례신도시 향후 시세가 3.3㎡당 2000 만원 초반 대에 형성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이곳에서 주상복합 3개 단지의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먼저 서울 송파권역인 C1-5·6블록에서 전용면적 84~152㎡형 311가구를 분양한다. 성남권역인 C2- 4·5·6블록과 C2-2·3블록에서는 전용 84㎡의 중소형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위례신도시의 핵심적인 입지로 꼽히는 휴먼링 안 A2-2블록에서는 경기도시공사가 공공분양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이다.

수도권에서 주목 받는 공공택지로 경기 하남시 미사강변도시가 빠질 수 없다. 보금자리지구인 미사강변도시는 하남시 일대 약 546만㎡ 규모로 조성되는 신도시급 주거지다. 최근 크고 작은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수도권 동부권 대표 주거단지로 각광 받고 있다. 2018년에는 서울 강동구 상일동역과 연결되는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이 개통된다. 신세계그룹이 미사리 조정경기장 인근에 짓고 있는 연면적 44만 426㎡ 규모의 대형 복합쇼핑몰인 하남유니온스퀘어도 2016년 하반기 문을 열 예정이다.

때문에 분양시장엔 온기가 돈다. 9월에 LH가 A8블록에 분양한 아파트는 1순위 청약경쟁에서 평균 경쟁률 11대 1, 최고 20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분양한 미사강변도시 더샵리버 포레와 미사강변 푸르지오 2차도 전 주택형이 순위 내에서 청약을 마쳤다. 분양권에는 단지마다 4000만~7000만 원의 웃돈이 붙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5호선 연장선 공사가 시작되면서 웃돈이 훌쩍 뛰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미사강변 도시에서는 올해 마지막 물량이 공급된다. GS건설이 A21블록에 짓는 미사강변 센트럴자이 1222가구(전용 91~132㎡)다.

경기도 화성시 석우동 일대에 조성되는 동탄2신도시도 최근 인기 높은 공공택지다. 올해 들어 분양 단지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아파트 분양권엔 적지 않은 웃돈이 형성됐다.

입지 여건, 자금 동원력 등 따져봐야

동탄2신도시에서도 연내 추가 분양 물량이 나온다. 금강주택은 시범단지 A19블록에서 금강펜테리움 3차를 이르면 오는 11월 분양한다. 지하 1 층 ~지상 18층 252가구로 전용 84~114㎡다. 호반건설은 오는 12월 동탄2신도시 A41블록에 호반베르디움 3차를 분양할 계획이다.

최근 청약제도가 간소화된 것도 공공택지 인기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7월부터 청약 부적격 당첨자의 청약 제한이 2년에서 3개월로 줄었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로 청약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만 20세 이상이던 청약 나이 제한이 올해부터 만 19세로 완화됐고, 유주택자의 1순위 청약 제한 규제도 풀렸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신도시 건설 중단으로 희소성이 커지는 만큼 위례신도시 등 인기지역 청약경쟁은 하반기에도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분위기에 휩쓸린 청약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입지 여건과 자금 여력 등을 고려해 청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과거처럼 집값이 급등하기는 어려운 만큼 입지 여건과 분양가, 자금 여력 등을 꼼꼼히 따져본 뒤 실수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1260호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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