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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창업 트렌드 전망 - 노인·1인·애견 시장 주목 

저위험·저수익 아이템 강세 보일 듯 … 스몰비어·테이크아웃커피·세탁편의점도 


지난 8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프랜차이즈 창업박람회'에서 한 업체가 피자 만드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2015년 창업 전망은 ‘흐림’이다. 불황이라는 커다란 걸림돌이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2015년에도 1억원 대로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소자본 아이템이 창업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에는 매출이 적어도 주인이 직접 일하며 운영비를 줄일 수 있는 아이템에 창업자가 몰렸다. 수익성을 어느정도 포기하는 대신 창업 부담을 줄인 저투자·저수익·저위험 아이템이 강세를 보였다. 대부분 매장 크기를 줄이거나 간결한 인테리어를 적용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인 소자본 아이템이다.

부부가 함께 일하며 매장 일손을 줄여 운영비용을 절감하거나,투자비용 회수가 빠른 테이크아웃 매장도 주목 받았다. 매장 크기가 작으면 임대료·인건비 등 고정 지출을 줄일 수 있다.2015년 역시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덜 먹고 덜 쓰는 소비 문화의 영향이 더욱 강해질 것이기에 전문가들은 적은 비용으로 창업하는 스몰비어, 소형 커피전문점, 세탁편의점등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사회구조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빠르게 진행 중인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정부는 복지 예산을 늘리며 생애주기별 보장성 지원을 확대 중이다. 4대 중증질환 등 정부 정책의 수혜자는 대부분 노인이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느는데다 정부 정책까지 쏟아지고 있어 틈새 시장을 노려 볼 만하다. 노인 건강 보조 기구나 도우미 서비스 등 일본에서 성공한 실버 아이템이 한국에서 유망 아이템이 될 가능성이 있다.

1인 가구의 증가도 창업 시장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간편식이나 즉석식품 시장도 소자본 유망 창업 아이템으로 분류된다. ‘나홀로족’이 늘면서 1인용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중이다. 이미 발 빠른 식당에선 1인용 식탁 비중을 높였다. 포장단위도 소포장·단품포장이 늘고 있다. 1인 가구가 늘며 반려동물 시장도 매년 빠르게 성장 중이다. 애견 시장 규모는 3조원을 넘어섰다. 2015년에도 펫샵이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애견용품·고양이용품·애완동물미용·애완동물분양·애견훈련·애완동물호텔·강아지유치원 등이 새로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장은 “1인 가구가 늘어난 만큼 외식업, 판매업, 일반 서비스업에서도 발 빠르게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애견 시장 규모 3조원 넘어서

창업에선 기본적으로 아이템이 중요하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는 업종이나 아이템이 창업의 성공·실패를 좌우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상헌 한국창업경영연구소장은 “유명하다는 아이템보다는 자기가 잘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할 것”을 권했다. 최신 트렌드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이템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성공 가능성에만 집중한 나머지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창업 아이템에는 수명이 있게 마련이다. 당장 인기를 끈다고 아이템을 선택하는 일은 위험하다. 자칫 철 지난 아이템을 선택하면 회복하기 어렵다. 정세창 한국창업지원센터 팀장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수명은 대략 3~7년”이라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생각하며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안정적인 업종 못지않게 상권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상권이 잘 발달돼 있는 곳은 강남구·송파구·서초구·중구·종로구 등이다.예를 들어 서울 강남구는 일반음식점·패스트푸드점·편의점·제과점 등 30개 업종 중 13개 업종의 점포 수가 가장 많다. 주거 인구뿐만 아니라 유동 인구도 많기 때문이다. 일단 우량 상권에서 사업을 준비했다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한다. 가게 앞에 하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지, 남녀 비율과 나이 대는 어떤지, 인근 상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가는 어디인지 파악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 이경희 소장은 “프랜차이즈 본사나 부동산 중개업소에만 상담하지 말고 꼭 직접 다니면서 확인 한 다음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보 창업자라면 가급적 자기가 자신 있는 분야에서 작게 시작하고, 창업자금의 70%는 자기자본으로 하는 것이 위험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사업계획의 타당성 분석은 반드시 서면화해 점검을 하고, 창업을 하기 전 최소 3개월은 창업할 업종에 인턴십으로 종사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물론 가족의 동의는 필수다.

창업에 나서기보다 기다릴 때?

최근 빠르게 늘고 있는 청년 창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둘로 갈렸다. ‘청년은 창업이 아니라 취업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젊음의 특성을 살린 아이템으로 승부하면 가능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청년 창업에 부정적인 쪽은 한국은 청년이 창업 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창업엔 목돈이 필요하고, 경험도 중요하다. 청년이라고 기회가 많은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 한번 실패하면 낙인 찍히는 경우도 많다. 낙오하면 재기가 어렵다. 창업은 자금이 필요하고 리스크가 큰 분야다. 이와 달리 젊음이란 특성을 살리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트렌디한 아이템에 대한 감각은 기성세대보다 앞서게 마련이다. 인터넷과 블로그,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지식도 많다. 궂은일을 직접 할 수도 있다. 자신이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분야에서 성공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2015년 창업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있다.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보다는 기다려야 할 시기라는 주장이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종류만 3900개나 된다. 어떤 아이템이 뜨고 지는지 큰 의미가 없다. 어떤 업종이 어떻게 뜰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일부 업자들은 새로 뜨는 아이템이라고 바람 일으킨 다음 한탕 치고 나가는 나쁜 문화도 있다. 서민교 맥세스컨설팅 대표는 “요즘엔 1년 넘게 성업하는 아이템을 찾는 일조차 어려울 정도”라며 “당분간 새로운 아이템을 찾기보다는 냉정하게 생각하며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1262호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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