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새로 자리한 KDI국제정책대학원. |
|
다나드네 이쌈은 팔레스타인에서 한국으로 온 유학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개발정책학을 공부한다. 그는 지난 12월 색다른 경험을 했다. 겨울 방학을 맞아 한국 친구의 집에 머물며 서울 구경을 다녔다. 그는 “인사동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를 둘러보며 한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었다”며 “한국의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며 국가의 발전을 이끌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KDI는 국무총리 산하 경제사회연구회 소관 연구기관이다. 국내외 경제·사회 등의 분야를 종합적으로 연구하는 정부 출연 기관이다. 1971년 설립 이후 한국 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해왔다.이쌈이 공부하고 있는 국제정책대학원은 1998년 개원했다. 정부·공공기관·금융·언론·기업·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다.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이론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고급 국제 전문인력 양성과 경제 개발 과정의 체계적인 연구 및 교육수행을 목표로 하며 정책학·개발정책학·공공관리학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간 대학원을 거쳐 간 국내외 졸업생은 총 3000여명으로, 정부·공공기관·금융·언론·기업·시민사회단체·국제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매년 7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 찾아오는 해외 유학생도 이곳의 커다란 자산이다. 현재 미주·유럽·동남아·아프리카·중동 등 세계 각국의 학생 180여명이 수학하고 있다.
19개국 46개 대학과 교류KDI국제정책대학원은 2012년부터 한·중·일 3국 교육협력프로그램인 ‘캠퍼스 아시아’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3년에는 KDI 국제정책대학원, 서울대 국제대학원, 프랑스 ESSEC, 벨기에 KU Leuven으로 구성된 한-EU 교육협력사업 ‘GLiMPSE’에 선정됐다. 더불어 현재 시카고대학교, 코넬대학교 등 세계 유수의 대학을 포함 19개국 46개 대학과 학생 및 학술교류 협정을 진행 중이다.개발도상국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역량강화 단기연수 과정의 수요도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KDI 관계자는 “세계 최빈국에서 짧은 시간에 선진국 대열에 오른 한국의 성장 배경을 연구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한국의 성장동력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한국을 이해하고 우호적인 생각을 가진 리더로 키우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2015년 KDI국제정책대학원은 커다란 변화를 맞이했다. 지난 12월 22일 세종시로의 이전을 완료하며 17년 간의 서울 홍릉 생활을 마무리한 것이다. 홍릉 캠퍼스에서는 대학원이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내부 건물에 위치했었다. 이번 이전으로 KDI국제정책대학원은 국내 유일의 연구·교육시설 통합캠퍼스를 구축하게 됐다.
공공행정과 정책 분야의 전문성 키운다이전 덕에 대학원 도서관과 연구원 도서관을 중앙도서관으로 통합하며 모바일 시스템, 자동화 검색 및 분류가 가능한 첨단 도서관을 마련했다. 교육용 자료 및 연구용 자료의 통합 및 기록관과의 협업을 통해 학술연구지원을 위한 넓은 데이터망 구축에도 성공했다. 다양한 기능이 구비된 선진국형 강의실과 멀티미디어실, 학생 연구실 등의 학습 시설과 주간 과정 학생 전원에게 제공되는 최신식 기숙사는 학생들이 학업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는다.이번 이전의 가장 큰 혜택은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업이 가능해진 점이다. 정부 부처 고급 관료 및 세계은행, 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들과 수시로 연락하며 정책 방향을 연구할 수 있다. 최신 경제·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며 연구를 진행한다. 2015년 들어 공공관리학 석사과정도 신설했다. 세종시와 인근 지역의 공무원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공공행정과 정책 분야의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이다. 개발 및 공공정책 분야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동시에 KDI와 함께 연구·교육시설 통합캠퍼스를 구축해 전문성을 강화했다.KDI국제정책대학원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으로 중앙부처와 국책연구기관이 집약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40여년 간 축적된 KDI의 지적 노하우가 반영된 최고의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세계 수준의 연구진들과 소통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홍택 KDI국제정책대학원장 - 선진국·개도국 협력 모델 만들겠다2015년 1월 2일 취임한 전홍택 KDI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은 어깨가 무겁다고 말한다. 세종시로의 이전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KDI국제정책대학원을 이끌어야 한다. 코넬대 경제학 박사 출신의 전 원장은 1990년 KDI에 몸을 담은 이후 부원장과 공공투자관리센터, 경제정보센터 소장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아왔다. 그는 “새로운 세종 시대를 기회로 삼아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으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DI 본원과의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대학원 교수들의 본원 연구과제 참여, 본원과 대학원의 공동 세미나 활성화 등을 적극 장려할 생각입니다. 이에 대한 인센티브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개발 및 공공정책 분야의 고급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데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학생의 논문 지도 및 강의에 본원 박사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생생한 현장경험을 학생들과 공유하겠습니다.”
학생들이 지방보다는 서울을 선호한다. 우수한 학생을 어떻게 유치 할 계획인가?“정책학을 교육하는 대학원의 입장에서, 정책 입안과 수행을 이끄는 행정중심도시 세종은 잠재 수요가 크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세종시 및 인근에 있는 공무원들에게 단기 연수과정, 야간 및 주말 학위과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신축적으로 제공하며 우수 학생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우수 학생 유치의 가장 중요한 유인은 우리 대학원이 가진 연구 능력과 노하우입니다. KDI가 지닌 교육 콘텐트의 힘을 더욱 강화하고 홍보해 지방이라는 지리적 한계를 극복해나가겠습니다.”
중점 추진할 과제는.“지방 이전으로 움츠러드는 것이 아니라 더 멀리 뻗어나갈 수 있도록, 국제 협력에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생각입니다. 현재 영미권 대학에 치중돼있는 복수학위과정을 유럽 대학으로까지 확대하고 국제학생 구성도 더욱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우리의 교육이 한국의 발전 경험 전수에 그치지 않고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지속가능한 협력을 고민하는 토론의 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홍릉시대를 마감하고 세종시대 원년을 맞이하면서, 모든 교직원이 제2의 개교라는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학생 모집, 최고 수준의 교원 유치와 첨단 교육환경 구축이라는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명실공히 세계적 정책대학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꾸준히 앞으로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