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한때는 문학청년, 문청(文靑)을 꿈꿨다. 돈이고 명예고 나발이고 다 때려치우고 만년 문청으로 살겠노라고, 그게 천성이라고 얼토당토않은 객기를 부렸다.
이미 합평회니 댓거리니 하는 말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까마득한 모습으로 살고 있는데도, 그 시절을 한사코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고야 마는 그런 것들을 가끔 만난다. 큰 인기를 얻고 종영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의 한 장면이나,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흘러나오던 피아노 곡 ‘기억의 습작’같은 것들. 요즘 말로 ‘추억 돋는’ 것들이다.
신간 [시간의 뒤뜰을 거닐다] 역시 한 시절의 기억을 무자비하게 끌어내 결국은 독자들의 눈물을 보고야 마는 그런 산문집이다. 물론 [시간의 뒤뜰을 거닐다]는 여느 소설이나 영화처럼 기승전결로 이어지다가 예상치 못한 결말에 이르러 감동의 눈물을 뽑고야 마는 그런 책은 결코 아니다. 게다가 저자와 같은 시절을 살았던 것도 아닌 터라 소재만으로 감동을 받을 처지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책이 인기를 얻은 영화나 드라마 못지 않은 감동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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