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지난 몇 년 전부터 ‘폭매(爆買)’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중국인을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양판점에서 공산품을 싹쓸이해가는 행태를 일컫는 말이다. 비데 20개, 위장약 50개, 초콜릿 100개…. 이런 모습은 도쿄 중심의 돈키호테나 비쿠카메라·신세카이는 물론 하네다 공항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폭매를 마친 외국인 관광객들은 공항에서 엄청난 크기의 짐을 항공 수하물로 보낸다. 일본 경제로선 대단히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한국에 장기 체류하는 일본인도 이런 커다란 짐 보따리를 도쿄 공항으로 챙겨온다. 안에는 옷과 비누·치약 같은 일용품이 가득하다. “왜 이렇게 많은 짐을 보내느냐”고 물으면 항상 같은 답이 돌아온다. “일본이 더 싸니까.”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도 마찬가지다. 한국인들은 일본 관광 중에 여러 양판점을 돌며, 수많은 물품을 사들여 한국으로 돌아간다.
한국보다 일본 물가가 비싸다는 말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됐다. 한국에 주재하는 일본인 사이에서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물가’가 이야기 소재로 많이 오른다. “도쿄가 교통비·전기 요금은 훨씬 비싸지만, 식품·의류·가전·일용품은 서울이 훨씬 비싸다”고. 골프장 역시 한국이 비싸다. 비용 문제로 자국보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높은 곳으로 골프 여행을 떠나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과 스페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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