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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융기구 채용 설명회] 꿈의 직장? 두드리면 열린다 

국제통화기금·세계은행·국제부흥개발은행 등 대상 ... 꾸준한 관심, 글로벌 마인드, 언어 능력 중요 


▎사진:중앙포토
많은 취업 준비생이 국제기구 진출을 열망한다. 세계를 무대로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조직에서 다양한 국적·문화의 동료와 함께 차별 없는 대우를 받으며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갈수록 국가간 경제 장벽이 낮아지는 시대에 맞춰 국제 금융기구는 취업 준비생뿐 아니라 직장인에게도 로망으로 여겨진다. 국제 금융기구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등 세계 각국의 경제적 위기를 해소하고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국제기구다.

하지만 국제 금융기구는 취업문이 좁다. 관련 정보도 얻기 어려워 국제 금융기구 지망생 입장에서는 막막하기만 하다. 어떤 조건을 갖춘 사람을 원하는지, 영어나 제2외국어는 필요한지, 입사하면 어떤 일을 하는지, 심지어 어떤 기구가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정부는 정부는 글로벌 인재들을 키워 우리나라와 해외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해 매년 11월 ‘국제 금융기구 채용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국제 금융기구 채용 설명회에는 IMF, WB, 아시아개발은행(ADB),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주개발은행(IDB) 등 6개 기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녹색기후기금(GCF)을 포함한 8개 국제기구 인사 담당자가 참가해 기구별 인사정책, 채용 정보 등을 설명한다. 행사장에서 인턴 채용 지원자에 대한 면접도 진행한다. 이 행사에는 매년 대학원생과 직장인, 대학생 400~500여명이 참석한다. 이 가운데 100여명이 국제기구 채용 담당자와 면접을 본다. 이 행사를 통해 지금까지 45명이 국제 금융기구에 채용됐다.

다양한 국제기구 한자리에

EBRD에서 현지 통화 및 국내 자본시장 발전팀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박희정(31)씨는 2010년 이 행사를 통해 국제 금융기구에 진출했다. 당시 그는 어렴풋이 꿈은 꾸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국제 금융기구 입사를 위해서 어떤 경력과 자질이 요구되는지 알기 위해 설명회에 참석했다. “기회였어요. 다양한 국제기구가 한 자리에 모여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어떤 조건을 갖춰야 채용이 되는지 등을 알려주는 기회는 흔하지 않으니까요.”

오전 세션 때는 여러 국제 금융기구들에 대한 소개가 이뤄졌다. 각 기구들 간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기구별 심층 세션이 진행된 오후에는 당시 유일하게 인턴을 채용한 EBRD를 찾아갔다. 생소한 업무와 채용 관련 정보를 자유롭게 질문했다. 이어 인턴 면접을 봤다. 그는 “질문 하나하나에 정말 신중히 대답했던 기억이 난다”며 “경험과 경력, 국제기구와 여러 나라에 대한 관심에 대해 물었는데, 이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한 게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몇 차례 추가 전화 면접을 거쳐 2011년 4월 EBRD 인턴으로 입사했다. 이후 4년간 인턴과 애널리스트를 거쳐 정직원으로 발령 받았다. 현재 글로벌 통화정책 안정화, 정부부채 관리, 회사채시장 발전, 자본 시장 인프라 개선, 연금 및 기관 투자자를 위한 금융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각국 중앙은행, 재경부, 금융감독 기관들과 소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설마 내가 되겠어’라는 마음이 컸다”고 털어놨다. 한국에서 국제기구에 가고 싶다고 하면 주위에서 가장 먼저 하는 질문이 ‘세계 명문대학교에 다니고 있나, 만점에 가까운 학점을 유지하고 있나, 유창한 영어 실력을 겸비했나, 석·박사 학위를 갖고 있나’ 등이었기 때문이다. 주위의 선입견과 의구심이 국제기구 취업에 가장 큰 장애물이었다는 얘기다. 그는 “물론 최고의 학교 출신에 석·박사 학위를 갖고 현지인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으면 유리하겠지만,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후에만 국제 금융기구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국제 금융기구는 자신의 전문지식을 활용하는 곳이다. 그만큼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서 경험을 쌓고 역량을 기르면 언제든 국제기구에 자신에게 맞는 레벨의 채용 기회가 주어진다. 전문성 외의 요소도 필요하다. 박희정씨는 국제 금융기구 입사를 위해 필요한 3가지로 국제 금융기구에 대한 꾸준한 관심, 글로벌 마인드, 언어 경쟁력을 꼽는다.

국제기구 소식을 꾸준히 따라가다 보면 기구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와 자신이 어떤 분야에 기여하고 싶은지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자신의 성과를 스스로 당당하게 알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신을 밀어붙이는 글로벌 마인드도 필요하다. 외국어 능력도 필수다.

그러나 흔히 생각하는 외국어 능력의 선입견과는 다르다. ‘원어민’보다는 ‘일하는 데 지장 없는 정도’의 수준이면 된다는 것이 국제기구 직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다만 UN과 같은 큰 조직에서는 서류 업무가 많은 만큼 쓰기 능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박희정씨처럼 해외로 눈을 돌려 국제기구 입사에 성공한 한국인들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 WB, ADB(아시아개발은행) 등 6개 기구에 있는 한국인 직원은 지난 2008년 말 104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8월 기준 178명으로 늘었다. 정부가 채용 설명회 개최와 초급전문가(JPO)·인턴 제도를 통해 국내 지원자에게 채용 기회를 제공하고 진출 통로를 확충한 덕이다. JPO는 각국 정부가 비용을 부담해 국제기구에 1~2년간 수습 직원을 파견하는 제도다.

11월 25~27일 서울·부산 동시 개최

한편, 7회 째인 올해 국제 금융기구 채용 설명회는 11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성균관대 600주년 기념관과 부산 시청 대강당에서 동시 개최된다. 참가 사전 등록은 11월 20일까지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면접 및 컨설팅 대상으로 선정되면 행사 참석 및 인턴 채용 면접, 원하는 국제기구의 인사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면접 및 컨설팅 대상은 각 국제기구에서 직접 선정한다.

- 함승민 기자 ham.seungmin@joins.com

1311호 (201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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