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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에 투자 | 유통 업계] 투자 수익 노리며 성장동력도 확보 

GS홈쇼핑, 200여 개 스타트업에 투자... 롯데, 롯데액셀러레이터 설립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지난해 1월 설립된 피알앤디컴퍼니는 중고차 거래 애플리케이션 ‘헤이딜러’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중고차를 팔려는 사람이 사진 5장만 올리면 딜러 500여 명에게서 견적을 받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O2O 비즈니스로 돌풍을 일으켰다. 한때 오프라인 주차장을 갖추도록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돼 올해 초 폐업을 선언했지만 논쟁 끝에 다시 문을 열었다.

헤이딜러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눈여겨본 곳 중엔 SK플래닛과 GS홈쇼핑이 있다. SK플래닛은 지난해 2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101 스타트업 코리아’ 3기로 헤이딜러를 선발했다. GS홈쇼핑은 지난해 6월 헤이딜러에 8억원을 투자했다. 헤이딜러는 이런 지원과 투자에 힘 입어 지난해 누적 거래금액 300억원 돌파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유통 기업인 GS홈쇼핑과 SK플래닛은 2010년부터 될성부른 스타트업 키우기에 나섰다. GS홈쇼핑은 2010년부터 스타트업 투자를 위해 미래사업본부에 COE(Center of Excellency)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스타트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UX(User experience)·IT·마케팅 전문 인력을 두고 스타트업과 활발히 교류하는 조직이다. GS홈쇼핑이 직접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는 헤이딜러 외에도 포인트 적립서비스 ‘스포카’, 다이어트 코칭 ‘다노’, 모바일 홈페이지 제작 플랫폼 ‘제로웹’ 등 13곳이 있다. 각종 창업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한 곳까지 합치면 200여 곳에 달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단순히 투자 수익만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의 역량을 스타트업에 적극 이전하고 협력해서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2010년 10월 서울대 연구공원에 설립한 ‘상생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2013년 10월 시작된 ‘101(원오원) 스타트업 코리아’이다. 미국 서부해안에서 실리콘밸리를 잇는 국도 이름(101)에서 따온 스타트업 성공 기반 프로그램이다. 매 기수마다 10여 개의 팀을 선발해서 상생혁신센터의 사무공간을 포함해 멘토링과 투자자 네트워킹 기회, 특허·법무·마케팅 실무지원을 7개월 간 제공한다. 그동안 참가 팀이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성과를 다수 이뤄내고 있다는 게 SK플래닛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참여한 총 35개 기업 중 데일리호텔·마이돌·위시켓 등 21개 팀이 총 2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노하우를 전수해 O2O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2월 ‘롯데액셀러레이터’ 법인을 설립하고 스타트업 지원을 본격화했다. 스타트업에 최대 2000만원의 창업지원금과 함께 6개월 간의 멘토링·코칭 과정을 제공한다. 치열한 심사 끝에 선발된 13개 팀이 지난 4월부터 서울 선릉역 사무실에 입주 중이다. 단순히 벤처 지원을 넘어서서 롯데그룹에 쓸모 있는 기술을 확보하자는 게 이 프로그램의 취지다. 호텔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두닷두’, 쇼핑몰의 주문포장 장면을 실시간으로 자동 촬영하는 솔루션인 ‘리얼 패킹’처럼 롯데그룹과 협업할 만한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눈에 띈다. 철근 커플러 업체 ‘CN인터스틸’, 재밀봉이 가능한 캔 뚜껑을 개발한 ‘OXRE’ 같은 제조 업체도 이름을 올렸다. 롯데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 발굴·지원을 더 늘려 향후 3년 간 200개의 우수 벤처기업을 배출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1338호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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