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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폭탄 피하려면] 미니 태양광 발전기 달아보세요 

보조금 받으면 베란다 설치비 15만원 ... 이통사 사물인터넷 앱으로도 절약 가능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허정자씨가 8월 10일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현대아파트 자신의 집 베란다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 보여주며 전기료 절약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조문규 기자
서울 동작구 신대방 현대아파트에 사는 허정자(51)씨는 지난 7월 약 310kWh의 전기를 사용했다. 현행 전기요금으로 계산했을 때 전기료는 4만590원. 하지만 실제 부과된 전기료는 3만2450원이다. 약 30kWh의 전기를 베란다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기로 자체 공급하고 있어서다. 이 집은 전기 사용량이 적고 햇볕이 강한 날엔 전기 계량기가 거꾸로 돌기도 한다. 태양광 발전기의 전기 생산량이 소비량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허씨는 2014년 겨울 베란다 난간에 미니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65만원짜리 발전기를 설치하는 데는 15만원이 들었다. 서울시로부터 각종 설치 보조금으로 50만원을 지원 받은 덕이다. 지난해 8월에는 입주민 회의를 거쳐 아파트 옥상에도 공동 태양광 발전 시설을 갖췄다. 여기서 만든 전기는 승강기 등 공용 시설 운영에 쓴다.

누진제 구간 피해가는 지름길


베란다와 옥상 태양광 발전기 설치 이후 전기요금은 한 달에 1만원가량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절약한 에너지를 인센티브로 돌려주는 ‘에코마일리지’로 10만원을 받아 아파트 관리비에 보탰다. 미니 발전기 설치비를 1년도 안 돼 회수한 셈이다. 허씨는 “베란다 미니 태양광은 일조량에 따라 한 달간 약 20~40kWh의 전기를 자가 생산한다”며 “단순히 세대 전기료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누진제 구간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걸 방지할 수 있어 전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 전기요금 절약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또 태양광 모듈을 통해서 만들어진 태양 에너지가 ‘인버터’라는 기기를 통해서 전력으로 변환돼 곧바로 사용 가능한 전력량을 눈으로 보여 준다. 미니 태양광 발전이 생산하는 전력이 냉장고 등 집안의 전자 제품 대기전력만 감당해 줘도 효과적이다. 허씨는 “인버터를 통해 매일매일 새로운 전기가 생겨나는 걸 눈으로 확인하면 절약하는 습관이 절로 생긴다”고 설명했다.

가정용 태양광 설비가 여름철 ‘전기료 폭탄’을 피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자체들이 태양광 설비 보급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초기 설치비 부담이 줄어든 영향이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 비율이 높아 태양광 발전기 설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는 현재 베란다형 태양광 발전기 설치 비용으로 30만~50만원을 지원한다.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끼리 뜻을 모아 10가구 이상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5만원, 20가구 이상이면 10만원의 공동 설치 인센티브를 추가로 제공한다. 이 밖에 해당 아파트가 에너지자립마을로 선정된 단지일 경우 보조금 1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절감률에 따라 연간 최대 10만원의 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도 지급된다.

서울시는 2013년 50가구 대상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2014년 2680가구, 2015년 7166가구에 미니 태양광 설치를 지원했다. 자치구별로도 별도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어 설치비 부담을 덜 수 있는 창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서울의 13개 자치구에서 베란다형 미니 태양광 발전기 설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중구 11만원, 서초·영등포·양천·마포·서대문·구로구 10만원 등 구 차원의 보조금을 준다. 이 밖에 인천·성남·광주 등 지자체들도 사업비를 편성해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태양광 대여사업도 인기다. 특히 수도권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거주자 비율이 높고 개인이 공유 지분인 아파트 옥상에 전기 생산시설을 설치할 수 없어 베란다형 미니 태양광 발전시설 보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태양광 대여사업은 소비자가 대여사업자에 대여료를 내고 태양광 발전설비를 빌려 쓰는 방식이다. 별도의 초기 설치비가 들지 않는다. 대여료로 세대당 매월 4500∼7600원씩 내면 된다. 지난해 옥상 태양광을 설치한 신대방 현대아파트의 경우 공공전기료가 대여료를 포함하고도 약 30% 감소했다. 세대당 매월 3000원 꼴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전기 절약법도 있다. 유휴 전력을 자동으로 차단해주고 전기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이동통신 3사의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LG유플러스의 ‘에너지미터’는 가정 전기 사용량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가정 전기 사용량이 요금 누진제 적용 구간에 이르면 스마트폰으로 전송한다. SK텔레콤의 ‘플러그’는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켜놓은 전자제품을 밖에서도 끌 수 있다. KT의 ‘플러그’는 원격으로 시간을 예약해 전원을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하다.

산업부, 지능형전력계량기 도입 계획

LG유플러스와 한국에너지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IoT에너지 미터와 연결된 가전제품의 전력을 스마트폰으로 제어 가능한 IoT플러그를 함께 설치한 가정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전기 사용량은 약 12%, 요금은 약 26%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165㎡ 가정집에서 전기 사용량은 약 18%, 전기 요금은 약 42% 절약된다. 7월 기준 IoT에너지미터의 누적 가입자는 약 1만2000가구다.

한편 지능형전력계량기(AMI)를 활용한 전기 절약 효과도 기대를 모은다. 산업부는 올해부터 6년 간 2조원을 투자해 전기·가스 AMI를 전국 모든 가구에 설치할 계획이다. AMI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다양한 요금을 선택할 수 있는 시간대별 차등 요금제가 가능해진다. 채희봉 에너지자원실장은 “소비자들의 전력 소비 패턴이 효율적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에 따른 전기요금 절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1350호 (201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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