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과 대체재 관계...
中 정부, 부동산 과열 억제책 전방위적으로 시행
▎심준보 와이즈에프엔 중국경제금융연구소 리서치센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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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3년 주기인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둔화하는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심준보(47) 와이즈에프엔 중국 경제금융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주식 시장과 부동산 시장 사이의 상관 관계를 이 같이 설명했다. 심 센터장은 “중국은 4분기부터 전방위적으로 주택 시장 과열을 억제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며 “주택 시장 조정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와 행정대학원을 나온 심 센터장은 한화투자증권·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하이투자증권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중국 베이징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지난해 센터장에 부임한 후 상하이와 서울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자금 흐름은 어떠한가.“상하이 증시는 지난해 6월 5000포인트를 고점을 찍은 후 올 초 2600포인트로 폭락했다. 이후 완만한 상승세로 돌아서 3100포인트를 넘어섰다. 지금까지 상승은 지난해 6월 증시 폭락과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이라고 볼 수 있다. 3100포인트를 넘은 이후의 상황은 실물 경기 회복과 선강퉁(深港通, 중국 선전과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 양로기금·직업연금의 증시 유입 등 호재에 따른 상승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유동성 공급은 아직 미진한 상황이다. 증시 전체 거래액은 5000억 위안 수준, 신용 대주 잔액은 9000억 위안 수준에 머물러 있다. 3분기 말(9월)까지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중국인의 주식 시장에 대한 관심이 미미했다. 주식시장의 폭등과 폭락을 경험한 투자자에게 중국 증시는 위험한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중국 주식 시장의 상승세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자산 배분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것은 부동산 시장에서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뜻한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 사이 대체 관계가 있다는 원론적인 설명 이외에도 2014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간 중국 자산 시장의 변화 속에서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의 역관계를 충분히 검증했다. 중국 주식 시장의 안정적인 상승을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의 둔화 내지 조정이 필요하다. 중국은 10월 초 이례적으로 국경절 연휴 기간에 21개 도시에서 주택 구매 제한 정책을 내놓는 등 전방위적으로 부동산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의 시동을 걸었다. 이러한 영향으로 4분기 주택 시장은 3분기에 비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 간 관계를 좀 더 설명해달라.“2014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 간 중국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은 극명하게 희비가 엇갈렸다. 상하이종합지수와 1 선도시(한국의 광역시 개념) 주택 가격 지수를 비교해보면 2014년 6월부터 1선도시 주택 가격 지수는 조정에 들어갔다. 동시에 상하이 지수는 당시 후강퉁(沪港通, 중국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 거래) 기대감에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 지난해 6월 상하이 지수는 5000포인트를 고점으로 급락하면서 1선도시 주택 가격 지수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이 자산 시장에서 대체재 관계인 것을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움직임은 자연스럽다. 또 향후 부동산 시장의 둔화가 있다면 부동산 시장에서 주식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일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중국 주택 시장의 주기는 어떻게 보는가.“중국 부동산 시장 중 특히 주택 시장은 28~40개월의 주기로 움직인다. 평균적으로 3년 주기라 할 수 있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고점을 기록한 2013년 10월 이후 36개월이 지난 현 시점은 3년의 주기와 함께 상승률이 전고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향후 주택 시장의 가격 상승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9월의 경우 70개 도시의 주택 가격 상승률 추이를 보면 이미 상승률이 높아졌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와 전월대비 모두 상승 속도가 가속이 될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었다. 또 신규 주민 대출 추이를 보더라도 올 들어 지난해 동기 대비 증가율이 50% 이상으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이러한 과열 양상은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빈부 격차 확대와 생산 원가 상승 등 다양한 경제적·사회적 문제를 야기했다. 특히 사회주의 정치 체제를 고수하는 중국 정부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주택 시장이 과열 상태라고 누가 먼저 예상했나.“9월 말 중국의 대표적인 부동산 재벌인 완다 그룹의 왕지엔린 회장이 중국 부동산 과열에 대해 경고했다. 정부는 여기에 화답하듯이 이례적으로 10월 초 국경절 연휴 기간에 21개 도시에 대해 주택 구매 제한 조치를 내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개발 기업의 채권 발행을 제한하는 등 실효적인 조치가 뒤따랐다. 은행감독위원회는 은행 자금의 부동산 시장 유입을 통제하겠다고 밝히는 등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 정책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주택 구매 제한 조치는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도시마다 내용은 다르다. 베이징의 경우 일반 주택을 처음 구입할 때 현금 계약금 비율을 기존 30%에서 35%로 높였다. 두 번째 일반 주택을 살 때 계약금 비율 역시 50%로 높였고, 상품방(고급 주택)의 경우 계약금 비율을 70%로 상향했다. 상하이 역시 일반 주택의 계약금 비율을 50%, 상품방의 비율을 70%로 각각 올렸다. 광저우에선 두 번째 구매할 때 전체 집값의 70% 이상을 계약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선전의 경우 우리의 주민 등록이라 할 수 있는 호구에 따라 다르다. 선전 호구가 있는 경우에도 성인은 주택을 한 채 밖에 살 수 없게 됐다. 선전 호구가 없으면 5년 이상 소득세 혹은 사회보험금 납세 가정에 한해서만 주택 한 채를 살 수 있다. 톈진에서는 주택을 보유하고 있거나 톈진 호구가 없는 경우 시내 7개 구역에서 주택 구매가 일시적으로 정지된 상태다.”
중국 정부의 의지는 어느 정도인가.“중국 통계국은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한 달에 한 번 발표한다. 그러나 10월 초 부동산 규제 발표 후 이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10월 전반기(2주치) 주택 시장 동향을 미리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1선도시와 함께 일부 과열된 다른 도시를 포함한 총 15개 도시였다. 이들 도시의 10월 전반기 신규 주택 가격 지수는 9월보다 모두 하락했다. 베이징의 경우 하락폭이 -3.7%에 달했다. 또 신규 주택 거래량 측면을 봐도 15개 도시 대부분에서 10월 전반기 거래가 9월보다 확실히 감소했다. 그중 거래량이 전월보다 60~80% 줄어든 도시가 네 곳, 40~60% 감소한 도시는 세 곳, 20~40% 적은 도시는 세 곳으로 각각 나타났다.”
향후 주식 시장 전망은.“3년 주기의 주택 시장, 9월까지 부동산 시장 과열, 10월부터 시작된 전방위적인 과열 억제 정책에 따른 주택 시장 조정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쳤다. 결국 이러한 자산 배분의 변화로 인해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들어올 거라고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