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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컨셉의 법칙] 단 한 줄로 당신을 정의할 수 있는가? 

 

김철수 SK플래닛 매니저
한 줄 컨셉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 … 30음절 이내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식

▎덴마크 에술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 ‘자아가 사라지는 벽’.
“철수야, 너는 너만의 색깔이 없는 것 같아. 내년에는 너의 색깔을 찾아 봐.”

몇 년 전 겨울 어느 날 회사 선배가 필자를 찾아와 이런 조언을 했다.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그날 늦게까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지금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앞만 보고 달려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나만의 색깔이 없다니,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한동안 이 질문은 나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답 또한 쉽게 찾을 수 없었다. 고민 끝에 필자는 회사 밖에서 답을 찾아 보기로 했다. 세상의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고수들을 찾아다니며 배움을 구했고 그 과정에서 그들만의 비밀을 발견했다. 이 글에서는 [당신의 한 줄은 무엇입니까]의 내용 중 ‘한 줄 컨셉의 법칙’을 중심으로 담았다. 한 해를 새롭게 시작하는 시점에 이 글이 변화와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는 누구일까?


성공한 사람들, 그리고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는 혁신 고수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차별화된 ‘한 줄 컨셉’ 또는 ‘하나의 키워드’ 있었다. 한 줄 컨셉은 남들과 차별화해 밖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나만의 독창적인 이미지’를 의미한다. 언뜻 쉬운 일 같지만 자신만의 컨셉을 가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일상을 우직하게 살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잃어 버리기 쉽다. 단지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또 다시 오늘처럼 내일을 살아간다.

이 비밀을 발견한 후로 필자는 세상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단 한 줄로 나를 정의할 수 있나요?” 십중팔구 “아니요”라고 답한다. “그렇다면, 한 번이라도 생각해 본 적은 있나요?” 이 질문에도 역시 같은 답이 돌아온다. 왠지 인생에서 무척 중요한 질문 같은데, 단 한 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한결같이 놀라는 듯 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뿐만 아니라 기업의 평범한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마찬가지였다. 질문을 바꿔보자. “당신 인생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꿈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더라도 자신만의 목표나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목표라는 지향점은 있으나, 자신의 컨셉 정의라는 시작점이 없다니 말이다.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면 목표 지점을 찾아 가기 어려운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컨셉 정의는 ‘좌표 설정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를 운전 할 때, 목표지점을 정확히 입력했음에도 네이게이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고속도로에 있습니까? 지하도에 있습니까?” 운전자는 당황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현재 나의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오랫동안 사회는 우리에게 경쟁에서 살아남는 존재가 되기를 강요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1만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또 다른 1만 시간의 법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모두가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한 경쟁의 시대가 고착화 될수록 우리에게는 새로운 돌파구가 간절히 필요하다. 필자는 그 해결책으로 ‘한 줄 컨셉의 법칙’을 제안한다. 모두가 경쟁시장에서 싸울 때, 오늘날의 성공한 사람들 또는 혁신 고수들은 컨셉 시장에서 자신만의 ‘독침’을 만들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 이것이 가능 하려면 기존의 시간 프레임에서 벗어나 선택하고 집중할 자신만의 차별적 독침을 만들어야만 한다. 이 독침은 남을 위협하는 무기가 아니라 자신을 탁월하게 갈고 닦는 도구가 된다. 남을 향할 때 독침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만, 자신을 향하면 결핍과 호기심의 강력한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한 줄 컨셉’ 만드는 법


한 줄 컨셉은 ‘분석하기-키워드 도출-컨셉 만들기’의 3단계를 거친다. 먼저 나를 세밀하게 들여다 보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해야 한다. 스스로 나를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부분적이고 편향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언번들링(unbundling)과 리번들링(rebundling)을 통해 나 자신을 해체하고 재조합 하면서 나를 정의하는 키워드를 도출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스스로의 컨셉과 미래의 꿈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도출된 키워드들을 활용해 나의 컨셉을 만들게 되는데, 필자는 컨셉을 보다 쉽게 작성할 수 있도록 공식을 정리했다.

한 줄 컨셉은 ‘자신의 이름’을 주어(S)로 시작한다. 스스로 주체성을 높일 수 있고 컨셉에 대한 책임감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행위형 동사(V)다. 자신의 컨셉을 위해 앞으로 실천해야 할 내용을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하는’ 식으로, 구체적이면서도 추구할 만한 가치를 담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은 이미지 보어(C)다. 자신이 만들고자 하는 컨셉의 최종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나타낼 수 있는 한두 단어의 키워드를 활용한다. 가급적 30음절 이내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이렇다. ‘김철수는 고객 통찰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냥하는 인사이트 헌터다.’

이 과정을 통해 “아니, 적을게 별로 없네. 내가 너무 목적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았던 것 같아”라고 느끼는 사람도 많다. 물론, 평소에 자신의 한 줄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들은 쉽게 완성할 수 있다. 한 줄 컨셉은 영구불변이 아니다. 오랜 기간 스스로 수정하고 보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틈틈이 자기계발에도 많은 공을 들이지만, 쉽게 성과가 나지 않을 때가 많다. 선택하고 집중할 ‘한 줄 컨셉’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한 줄 컨셉은 버리고 집중해 최고가 되기 위한 길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행복의 법칙이기도 하다. 2017년에는 나만의 ‘한 줄 컨셉’을 정의하고 그것을 생활 속에서 탁월하게 실천하는 한 해가 되기를 희망한다. 아침마다 가슴 뛰게 하는 나만의 한 줄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하겠는가.

김철수 - SK플래닛 매니저다. 시카고 IIT 디자인대학원(IIT Institute of Design)에서 혁신디자인 방법론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SK텔레콤과 SK플래닛에서 인간 중심의 혁신 방법론(HCI)으로 고객 인사이트와 상품 컨셉을 제안하는 컨설팅 업무를 수행해왔다. 저서로 [당신의 한 줄은 무엇입니까]와 [인사이트, 통찰의 힘]이 있다.

1370호 (20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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