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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맥짚기] 낙폭 컸던 조선·은행주에 관심 가질 만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급락에 따른 지수 반등은 마무리 국면… 기업 이익, 경제지표 더 나아져야 주가 상승 기대

3월 28일 시작된 주가 상승이 4월 15일까지 13일 간 이어졌다. 35년 만에 처음 있었던 일이었는데, 상승이 하루만 더 이어졌다면 사상 최장 기록을 갈아치웠을 것이다. 상승 기간에 비해 오른 폭은 크지 않았다. 전체 상승률이 5.6%로 과거 연속 상승 기간의 상승률보다 3%포인트 이상 낮았다. 뒷심도 강하지 않아 전체 상승의 80%가 첫 주에 발생했고, 이후는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률이 약해지는 형태였다.

주가가 오르면서 상황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1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 초반을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4분기와 유사한 숫자다. 독일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1.0%에서 0.5%로 하락했지만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내년에는 1.5%까지 높아질 걸로 전망되고 있다. 1분기 중국은 6.4% 성장해 시장 예상치 6.3%보다 높았다. 1~2월에 나온 경제지표가 좋지 않아 1분기 성장률이 둔화될 거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였다. 3월 이후 경기 회복이 빨라졌던 게 성장을 끌어올리는 동력이었던 것 같다. 국내도 비슷하다. 한국은행의 성장률 전망치가 2.6%에서 2.5%로 0.1%포인트 하향 조정됐지만 폭이 크지 않다. 1~2월 산업활동동향이 경기 하락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수출도 뚜렷한 반등 계기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나쁘지 않은 전망이다.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아 시장에 부담될 듯

최근 주가 상승은 지난해 하반기 급락을 되돌리는 과정이다. 여기에 연준과 중국의 완화정책이 더해지면서 예상보다 회복이 빨리 진행됐다. 주가만 보면 이제 상승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 간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는 경제지표에 대한 반응이 달라질 것이다. 나쁘지 않은 경제지표 만으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 힘들기 때문에 경제가 진짜 좋아지고 기업 이익이 개선됐다는 증거를 보여줘야 한다. 이 부분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국내외 주식시장이 공백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번 실적은 발표 이전부터 하향 조정이 계속돼 내용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힘들 것 같다. 하향 조정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실적 발표가 있고 나서 특히 심해져 지난 한 달 간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0% 가까이 내려왔다. 하향이 특히 심했던 업종이 반도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5조8000억원에서 7조5000억원으로 낮아졌다. 예상했던 결과이기는 하지만 그 폭이 생각했던 범위보다 훨씬 크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도 강도가 심하지 않을 뿐 전망이 나빠지기는 마찬가지다. 31조원에서 26조원으로 15% 가까이 줄었다.

최근 실적 전망 패턴은 과거와 좀 다르다. 이전에는 3월에 이익이 낮아진 영향으로 실제 나오는 수치가 전망치와 엇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당연히 4월에는 이익 조정이 작았는데 이번에는 3월에 이익 하향 조정이 있은 후에도 전망치 하락이 멈추지 않고 있다. 그만큼 1분기 실적 전망이 어둡다는 의미가 된다.

선진국은 우리와 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팩셋(Factset)의 조사에 따르면 지금까지 실적을 공개한 S&P 500 기업 중 78%가 시장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실적을 발표할 기업에 대한 기대를 높여주는 부분으로 사상 최고치 부근까지 올라온 미국 시장에 힘이 될 것이다. 유럽은 대형 은행의 실적 발표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부터 유럽은 경기 둔화, 브렉시트 등에 시달려왔다. 그만큼 주변 환경이 주식시장, 특히 은행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는데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분류상 금융 업종이 유럽 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걱정이 된다.

최근 주가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은 둘로 나뉜다. 하나는 경제와 기업 실적 등이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이 멈추면서 주가 상승이 시작됐다는 시각이다. 상황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 시장이 사상 최고를 넘는 건 물론 그 후에도 상승이 더 이어질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과거 장기 상승이 마무리될 때에 자주 보았듯이 여러 차례 고점을 만드는 과정 중 하나로 보는 시각이다. 상승 기간이 길면 길수록 사람들의 기대가 높아져 주가가 단숨에 하락하지 않기 때문에 나오는 패턴이다. 지금이 고점을 만드는 과정이므로 앞으로 움직임은 당연히 좋지 않다. 2007년의 경우 주식시장이 7월과 10월에 2000을 넘는 두 번의 고점을 만든 후 하락했다. 심지어 그 해 12월에는 하락 와중에도 재반등을 통해 2000에 근접할 정도로 빈번한 상승과 하락을 거쳐 주가가 하락했다.

아직은 이번 상승을 후자의 입장에서 보고 싶다. 주가가 오른 영향으로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실제로 나아진 부분이 많지 않다. 시장이 기대하는 것처럼 3분기에 기업 실적 감소가 마무리 되더라도 이후 회복 속도는 대단히 느릴 수밖에 없다.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이 큰 재료인 게 맞지만 상황이 좋지 않은 때 금융완화정책은 주가가 떨어지지 않도록 막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반등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만큼 조심해야 한다.

종목별 움직임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두 개 중 하나의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하나는 하락이 컸던 종목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당분간 이익이 좋지 않을 거란 전망 아래 주가만을 고려하는 투자방법으로 종목을 찾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조선과 은행주가 대상에 포함된다. 조선은 지지부진한 업황이, 은행은 부동산 경기 둔화가 부담 요인이긴 하지만 주가가 낮아 그런대로 괜찮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이익이 좋아질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것이다. 4월 중순 현재 나스닥과 코스피의 주당순이익비율(PER)이 각각 23.3배와 11.1배를 기록하고 있다. 2010년 이후 최고치다. 현재 주가가 기업 실적에 비해 높은 상태여서 발생한 이익만 가지고는 종목을 뽑아내기 힘들다. 당연히 미래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종목을 선택하게 되는데, IT가 그 기준에 맞는 주식이었다. 우리 시장과 미국 시장 모두에서 높은 주가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종목을 찾는 과정에서 IT의 성장성이 눈에 들어왔다.

이익 개선 가정한 투자는 현재 상황과 맞지 않아

이익 개선을 가정한 투자는 지금 시장과 맞지 않는다. 우리 기업 이익은 2015년부터 3년 반 동안 늘어왔다. 유례 없이 오랜 기간 이익 증가가 이어진 후 지난해 4분기에 처음 이익이 줄어든 건데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지나간 시간이 너무 짧다. 주가가 올랐지만 상황이 좋은 건 아니다. 우선주가 상승하는 걸 보면 시장이 상승을 대체할 만한 종목을 찾지 못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주가가 오르지 않았던 종목으로 대상을 좁히는 게 맞다. 당분간 경제와 이익의 개선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1482호 (2019.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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