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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증시 맥짚기] 국내외 주가상승에도 불안요인 계속 

 

美 대선까지 미·중 대립격화 예상… 中 경제회복 속도 주목해야

▎독일 베를린 마우어파크에 외과용 마스크를 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키스하고 있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최근 미·중의 코로나19 책임소재 공방이 무역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 주식시장이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우리도 미국시장보다는 못하지만 그런대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업종인데, 시가 총액이 가장 큰 IT가 코스피보다 5.7%P 낮은 상승에 그쳐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주고 있다. 전체 업종 중 IT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금융 하나밖에 없을 정도다. IT의 부진은 그동안 유사성이 높았던 미국 반도체 지수와도 동떨어진 형태다.

IT가 이렇게 지지부진한 건 외국인 매도 때문이다. 외국인이 3월 초 이후 두 달 동안 17조9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전체 순매도 중 IT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이 47.4%였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IT업종이 차지하는 비중 34.3%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 최근 글로벌 자금 흐름을 감안하면 외국인의 IT 매도가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넉 달간 신흥국에서 114조7000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금융위기 당시 유출액의 4배로 이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걸로 보이는데, 주요 매도 대상은 IT일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히 기업 실적은 우려했던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 1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국내 기업 중 40% 이상이 예상을 뛰어넘는 이익을 내놓았다.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도 예상치 14.3% 감소에 그쳤다. 원래 전망은 16.7% 감소였다. 실적을 비롯한 시장 여건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그러나 주가가 높아 추가 상승이 더 이어질지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코로나19 책임소재 놓고 미·중 갈등 심화

미·중 갈등이 엉뚱한 형태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산이 중국 때문이므로 상응하는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위협에 대해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매각할 수 있다는 암시를 줬다. 아직은 말로 싸우는 단계이지만 정치적 필요에 따라서는 2단계 무역분쟁으로 넘어올 수도 있다. 이 경우 미·중 갈등은 정치적 다툼에서 정책으로 모습이 바뀔 것이다.

사안만 따지면 아직은 심각한 상태가 아니다. 40개국 1만 명이 중국에 6조 달러의 위자료를 지급해달라고 집단소송을 냈지만 코로나19 발원과 관련해 중국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밝혀진 게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 민간단체가 중국이 질병 대응과정에서 정보를 은폐했고, 심각성을 국제보건기구(WHO)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의심하는 정도다. 이런 상태에서는 특별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래서 미국은 중국에 직접 피해를 주기보다 전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상징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중국과 갈등을 통해 표를 모을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주목을 많이 끌지만 중간에 언제든지 조치를 철회할 수 있는 방안이 가장 좋다.

중국기업과 기술공유나 협력사업을 중단하고, 중국 수입품에 대해 징벌적인 관세를 부과하며, 중국에서 철수해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이 이에 해당할 것이다. 여기에 미국 조달시장에서 중국기업을 배제하고, 동맹국에 전략물자 수출금지조치를 내리는 전통적인 조치도 포함될 수 있다. 중국이 소유하고 있는 1조 달러의 미국 국채에 대한 상환 유예와 자산 동결 조치들이 언론에 거론되고 있지만, 이는 미국 국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극단적인 방법이어서 현실화되기 힘들다.

미국이 제재에 들어갈 경우 중국은 미국 국채 매각으로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외국은행이 중국에 대출해준 단기자금을 회수하거나 다국적기업이 달러 운영자금을 미국으로 빼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다. 이 때문에 중국은 달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일부 매각했다. 2월 현재 미 국채보유 금액이 1조900억 달러로 2017년 3월 이후 가장 적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과거 일본도 미국과 긴장관계가 높을 때 보유하고 있는 미국 국채를 몇 번 내다 판 적이 있다. 이런 사례를 보면 코로나19로 미·중 갈등이 커질 경우 중국이 미국 국채를 매각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만약 매각하더라도 규모가 크지는 않을 것이다. 매각 과정에서 거래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고, 미 국채를 팔고 난 후 자금을 운용할 대안을 찾기 힘들다는 제약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로 다른 나라 채권을 사고 팔 경우 서구 선진국이 환율방어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국 자금 유입에 제약 요인을 둘 가능성이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中, 경기둔화 막기 위해 강력한 정책 시행

미·중 갈등은 어떤 형태로든 주식시장에 부담이 된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태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어려움이 하나 더 얹어졌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미중 무역분쟁이 주식시장을 얼마나 괴롭혔는지를 알고 있는 이상 투자자들이 해당 재료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미국 대선이 끝나는 11월까지 미·중 관계는 협조나 협력보다 불신과 갈등, 이로 인한 이변과 대립격화라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그럴수록 시장이 짊어져야 할 부담이 커진다.

미·중 갈등이 아니더라도 올해 중국 경제는 좋지 않다. 시장에서는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2~3%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인구 감소, 생산성 둔화, 실업난 등 기존에 가지고 있는 취약점에 코로나19로 인한 소비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에서 1억명이 넘는 실업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세계경제가 타격을 입는다. 중국 제조업이 10% 감산할 경우 전 세계에서 1.1조 달러의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전역에서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됐지만 4월 실물지표는 3월의 낙폭을 일부 회복하는데 그쳤을 뿐 개선 속도가 빨라지지 않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앞으로 중국 정부는 수출보다 내수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 금융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도 세계 경기 침체에 대응해 중국 정부가 내수 중심의 부양정책을 시행한 예가 있다. 2015년의 경우 산업 구조조정을 시행하면서 동시에 소비 중심의 부양대책에 착수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위해 지방 정부의 특수 목적채권의 발행 한도를 높이는 중이다. 국무원은 5월까지 이를 실제로 발행해 자금을 준비해둘 것을 지방정부에 지시했다. 중국은 예상보다 경기 회복 속도가 느리고 대외 환경이 점차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강력한 재정정책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 성공을 거둘 경우 4분기쯤에 경기의 빠른 반전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1535호 (2020.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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