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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사 추정, 잇따른 택배 노동자 사망에 택배업체 대책 마련 

 

한진, 심야배송 중지… CJ대한통운, 분류 지원 인력 확대

▎ 사진:연합뉴스
최근 택배 노동자들이 잇따라 목숨을 잃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20일 CJ대한통운 터미널에서 간선 차량을 운행하던 택배 노동자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지만, 다음날 새벽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2일에는 한진택배 동대문지사 선정릉 대리점 소속 택배기사 김모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심야 배송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포함해 올해 들어 과로사로 추정되는 택배 노동자 사망 사고는 총 13건으로 집계된다.

노동계와 유가족들은 과로사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는 반면 회사 측에선 과로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하지만 새벽 배송 등으로 택배 업무 시간이 늘어나고 업무량도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택배회사들이 대안을 내놓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10월 22일 현재 1000여명 수준인 분류 지원 인력을 4000명까지 늘려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J대한통운은 택배 자동분류 설비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렇게 1차로 분류된 물건을 택배기사들이 구역별로 다시 나눠 차량에 싣는데 이 역할을 하는 인력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또 적정 배송량을 정해 택배기사들이 이보다 많이 일하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한진택배는 업계 최초로 심야 배송 중단 계획을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당일 배송하지 못한 물량은 다음날 물량으로 배정해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막겠다는 것이다. 설, 추석 등 물량이 급증하는 시기에는 택배 인원과 차량을 늘리고 분류 지원 인력도 투입할 방침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분류 지원 인력 1000명을 단계적으로 투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 컨설팅 기관과 택배대리점의 협의를 통해 택배기사가 하루에 배송할 수 있는 적정량을 산출해 물량을 조절하고, 연 1회 건강검진을 지원하는 방안도 내놨다.

이에 대해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은 연속적인 장시간 노동을 요구받고 있다. 최근 택배 노동자들의 연이은 사망 역시 과중한 노동으로부터 기인한 것이라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며 “이들에 대한 법적인 보호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 이병희 기자

1558호 (202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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