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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사 반대에도 금융권 사외이사 대거 연임] 금융지주사는 펀드사태 잊었나 

 

4대 금융지주 임기 만료 26명 사외이사 중 80% 연임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여파가 은행업계에 여전히 존재하지만, 최고경영자(CEO)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대부분 자리를 지켰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 사외이사를 선임하기보다는 기존 사외이사를 재선임하는데 주력했다. 이번 정기 주총에서는 4대 금융지주의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 26명 중 22명이 재선임됐다. 각 지주사는 이 외에도 지주 회장 및 은행장의 연임과 함께 지난해 재무제표 및 기말 배당금을 승인했고,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이슈에 대해 적극 검토하겠다는 방침들을 내놨다.

신한금융은 주총에서 기타 비상무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비롯해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 연임을 결정했다. 우리금융도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노성태, 박상용, 전지평, 장동우, 정찬형 등 5명을 모두 재선임했다.

하나금융의 김정태 회장은 주총을 통해 4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1년 더 연장했다. 또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 박성호 행장을 비상임이사로 임명하는 안건을 통과시켰고, 박원구, 김홍진, 양동훈, 허윤, 이정원, 백태승 등 기존 사외이사 6명의 재선임 안건도 모두 확정했다. KB금융도 다른 금융지주와 마찬가지로 임기가 만료된 5명 사외이사의 임기를 모두 연장했다.

국민연금 등 “사외이사, 감시 소홀히 했다”

업계는 금융사 경영 노선을 결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사외이사가 대거 연임되면서 경영 불안이 더 커진 것으로 분석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이사회 안건 대부분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사회가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각 은행에서는 지난해 사모펀드 사태가 발생해 사외이사가 경영 감시 등 독립적인 의견 개진을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 등은 4대 금융지주의 주총 전에 일부 사외이사의 연임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탁위)는 지난달 제10차 회의를 개최하고 우리금융의 이사 중 이원덕 사내이사 선임안을 제외하고 사외이사진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내놨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사내외 이사 선임안에 모두 찬성한 것과 다른 모습이었다.

국민연금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우리금융 사외이사들이 회사에 대한 견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중 하나인 ISS 또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연임을 견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우리금융 사내 및 사외이사 6명의 연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보고서에서 “6명의 이사 후보자들은 손 회장의 재선임을 지지했고 여러 제재에도 손 회장을 이사회에 남게 했다”며 “금융당국이 제기한 사안의 심각성과 명백한 이사회 감독 부재 등을 고려해 반대표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ISS는 신한금융에 대해 기타 비상무 이사로 재추천된 진옥동 신한은행장을 비롯, 임기 만료를 앞둔 박안순, 변양호, 성재호, 이윤재, 최경록, 허용학 등 6명의 사외이사의 연임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냈다. ISS는 “유죄 판결에도 조 회장을 이사직에서 해임하지 못했다”며 “이사들의 연임 반대를 권고한다”고 지적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는 회사의 방침에 따라 타 지점과의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 상품 판매에 여전히 부담과 압박을 느끼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사회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용우 기자 lee.yo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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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9호 (2021.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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