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이동성 강조… 2018년 화재사태엔 거듭 사과
우리나라 수입차 업계의 중흥을 이끈 김효준 BMW그룹 코리아 회장이 지난 3월 말 용퇴했다. 김 회장은 BMW그룹 코리아 및 수입차 업계 관계자들에게 보낸 퇴임 메시지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BMW그룹에 더 큰 응원을 부탁했다.김 회장은 BMW그룹 코리아에서 26년간 근무하며 BMW그룹 코리아는 물론, 한국 수입차 업계의 성장을 이끈 인물로 평가받는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초창기 수입차 시장에서 BMW를 최정상 브랜드로 발돋움시켰고, 본사와 두터운 신뢰 관계를 토대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수혜를 한국으로 이끌어냈다.1995년 BMW코리아에 재무담당(CFO)으로 입사한 그는 2000년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전 세계 BMW그룹에서 현지법인 출신이 대표로 임명된 건 그가 처음이다. 그가 대표를 맡은 20년 동안 BMW코리아는 2009년부터 2015년까지 7년 동안 한국 수입차시장 최정상을 차지했다.이 같은 실적은 김 회장에 대한 BMW그룹의 무한한 신뢰로 돌아왔고, 김 회장은 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가장 독보적인 업적으로 꼽히는 것은 2014년 만든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다. 드라이빙센터가 생긴 것은 BMW 본사가 있는 독일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아시아에선 최초다. 1500억원을 투입해 독일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부품물류센터를 경기도 안성에 신축하기도 했다. 또 김 회장은 비영리 사회공헌 공익재단 BMW코리아미래재단을 설립해 체계적이고 지속성을 가진 사회공헌 활동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김 회장은 국내에 진출한 500여 개의 독일계 기업을 대표하는 한독상공회의소 회장직도 오랜 기간 겸했다. 한독상공회의소를 통해 BMW, 벤츠코리아와 함께 독일의 기술인력 양성과정인 ‘아우스빌둥(Ausbildung)’ 프로그램을 국내 도입해 500명에 가까운 학생들에게 대학 진학과 취업의 기회를 제공했다.특히 아우스빌둥 프로그램의 국내 도입은 평소 ‘사회적 이동성(Social Mobility)’을 강조하던 그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아우스빌둥이 좋은 선례가 돼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사회적 이동성과 다양성 존중의 틀이 더욱 공고해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김 회장의 재임 중 BMW코리아에도 위기가 있었다. 2018년 연이어 발생한 BMW 화재 사태가 그것이다. 김 회장은 퇴임 메시지에서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많은 고객께 실과 불편을 끼쳐드린 데 대해 여전히 송구할 따름”이라며 다시 한번 고객들에게 사과를 표했다.그는 “비록 저는 떠나지만 우리 사회 다양한 부문에서 여러분과 함께 도모했던 꿈과 도전과 미래가 더 구체적이고 찬연하게 펼쳐지리라 믿는다”고 메시지를 남겼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