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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패션 시장의 리더들] 김민성 & 이세윤 로맨틱크라운 대표 

패션에 감성 스토리를 입히다 

옷을 좋아하는 두 남자가 의기투합해 선보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가 있다. 브랜드 정체성인 낭만적 감성을 담아낸 유니크한 제품들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로맨틱크라운이 그 주인공이다. 최근에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마니아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로맨틱크라운 쇼룸에서 만난 김민성(오른쪽) & 이세윤 대표. 낭만적 감성을 담아낸 유니크한 제품들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가를 올리고 있다.
‘LIFE IS ROMANTIC(인생은 낭만적이다)’.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로맨틱크라운(ROMANTIC CROWN)이 지난 2009년 론칭 당시 내건 슬로건이다. 스트리트 편집숍을 운영하던 김민성(36) 대표와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던 이세윤(33) 대표가 뜻을 모아 세상에 선보인 로맨틱크라운은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를 감성적인 컬렉션으로 선보인다.

GOOD LIFE(2015 F/W), LIVELY ATTITUDE(2016 F/W), DAY OFF(2017 S/S), FOREVER YOUNG(2017 F/W), MAKE MY DAY(2018 S/S), EASY DAY VIBE(2019 S/S), FRIDAY CEREMONY(2020 S/S), SUNDAY SYNDROME(2020 F/W) 등 새로운 시즌마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낸 독특한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2010년 출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시티케이스 백팩을 시작으로 아노락 재킷, 덱 재킷, 후디, 맨투맨, 보아 재킷, 반팔 셔츠 등 해마다 히트 아이템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로맨틱크라운은 현재 자사 쇼핑몰과 무신사 스토어 같은 온라인 편집숍을 비롯해 공식 쇼룸과 면세점, 숍인숍 형태로 매장 20여 개를 운영하고 있다.

또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티몰(TMALL)과 편집숍 아이티(I.T) 내 40여 개 오프라인 매장을 필두로 홍콩과 마카오까지 세일즈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일본·미국·프랑스·태국 등지에서도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전개하며 연 매출 300억원을 바라보는 어엿한 글로벌 브랜드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 9월 24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로맨틱크라운 쇼룸에서 두 대표를 만났다. 로맨틱크라운의 디자인을 총괄하고 있는 이 대표는 “지난 10년간 우리의 정체성을 담은 다양한 컬러와 복종을 선보이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새롭고 흥미로운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마케팅과 유통 등 전반적인 브랜드 경영을 전담하고 있는 김 대표는 “우리의 강점인 캐주얼뿐만 아니라 애슬레저 같은 스포츠 분야로도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해외시장 개척에 더욱 주력해 중국과 일본, 미국에 더 많은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유럽 여러 나라에도 로맨틱크라운을 알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서울 강남의 플라넷비 스토어에서 열린 로맨틱크라운 탄생 10주년 기념 축하 파티.
로맨틱크라운의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브랜드 론칭 당시만 해도 국내 스트리트 패션 시장은 해외 브랜드가 위세를 떨치던 시기였고 획일화된 컬러와 무게 잡는 디자인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우리는 비록 일상에서 날마다 입는 옷일지라도 화려함과 즐거움, 유쾌함과 발랄함을 담고 싶었다. 파격적인 스트리트 감성보다 매일매일 즐겁게 입을 수 있는 긍정적인 뉘앙스의 데일리 웨어에 초점을 맞춰 선보인 브랜드가 바로 로맨틱크라운이다.

브랜드에 담고 싶은 철학은 뭔가.

아시다시피 로맨틱크라운은 로맨틱(낭만적인)과 크라운(왕관)이 결합된 이름이다. 한마디로 ‘낭만의 끝판왕’ 혹은 ‘최고의 낭만’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낭만이란 퇴근길에 만나는 맥주 한잔 같은 소소한 일상이다. 우리가 만든 옷에도 이런 일상의 소박함을 담고 싶었다. 요즘 유행하는 ‘소확행’과도 일맥상통하는 의미다.

타 브랜드에서 볼 수 없는 특징을 설명해달라.

로맨틱크라운의 가장 큰 특징은 정형화된 스타일이 없다는 것이다. 매 시즌 새로운 주제를 설정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이번 가을/겨울 시즌의 주제는 선데이 신드롬(SUNDAY SYNDROME)이다. 월요병과 비슷한 의미인데 한 주가 끝나가는 우울한 심정을 극복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그래픽 기법으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롤 모델로 삼은 브랜드나 인물이 있다면.

미국의 세계적인 팝아티스트이자 사업가인 카우스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장난감을 예술품으로 끌어올린 아트토이의 대표 주자이기도 하다. 유니크하지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대중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카우스처럼 로맨틱크라운도 대체재가 없는 독보적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낭만의 끝판왕’ 지향하는 유니크 브랜드


▎지난 8월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로맨틱크라운의 만남으로 진행된 협업 프로젝트.
로맨틱크라운의 성공 비결을 하나만 꼽는다면.

무엇보다 공동대표 체제로 효율성을 높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업 초기에는 브랜드 운영과 디자인을 함께하기도 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각자가 잘할 수 있는 업무를 전담하게 됐다.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역할을 나눈 것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브랜드 론칭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아무래도 지난해 있었던 브랜드 탄생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아닐까 싶다. 지난 10년 동안 한결같이 우리 브랜드에 애정을 쏟아준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서울 강남의 플라넷비 스토어에서 축하 파티를 열었다. 매장이 가득 찰 정도로 수많은 소비자가 방문해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중국에서 로맨틱크라운의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지난 2016년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중국 시장에 첫 도전장을 냈다.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다. 중국 진출을 결심하고 수많은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오프라인에서 먼저 소비자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 로맨틱크라운은 무척 생소한 브랜드다. 이 때문에 온라인몰에서 국제 배송비를 지불하면서까지 제품을 주문하지 않으리란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비록 시장 개척이 어렵고 이윤이 크지 않을지라도 오프라인에서 현지 소비자들과 만나며 꾸준히 눈도장을 찍은 것이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2018년 중국 광군제 당시 티몰 플래그십스토어에서 하루 만에 7억원 매출을 올린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략은 뭔가.

로맨틱크라운의 튼튼한 성장 동력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외연을 더욱 확장하는 것이다. 캐주얼뿐만 아니라 키즈 라인이나 애슬레저 같은 스포츠 분야에도 관심을 갖고 다방면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 중이다. 다만 코로나19 국면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시장 여건이 좋아진 이후에 우리가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앞으로의 계획을 밝혀달라.

해외 채널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중국과 일본에서 더 많은 온오프라인 채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도 우리 브랜드를 알리고 싶다. 최근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 리복과 컬래버한 제품이 아시아 지역에 소개되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더불어 국내에서는 더욱 다양한 협업 콘텐트로 소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그동안 로맨틱크라운은 슈프림의 아트디렉터이자 현대미술가인 마크 곤잘레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헤드, 삼성 갤럭시 워치 등과 독특한 컬래버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재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논의 중이며, 앞으로 더욱 재미있는 콘텐트를 선보일 예정이니 기대해달라.

- 오승일 기자 osi7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202011호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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