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아이디어는 누가, 어디서, 어떻게 얻나요?”111퍼센트에는 특별한 조직이 있다. 바로 ‘R(Rule)셀’이다. R셀은 재미있고 참신한 게임의 규칙을 개발한다. 이렇게 코어(Core)를 개발하는 과정에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단순하지만 재미있고 질리지도 않아야 한다. R셀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게임을 기획, 제작한다.첫째, 글로벌 관점에서 문화적·사회적인 유행이 무엇인지 살피고 다가올 미래의 유행도 예측한다. 유행이 막 왔다면 빠르게 팔로우할 것이고, 유행의 끝 무렵이면 다음에 리드할 것들에 대해 고민한다. 유행은 3~6개월 만에 바뀌지만, 게임 제작 기간은 보통 4~6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타이밍을 잘 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비로소 어떤 게임을 제작할지 정한다.둘째, 게임의 카테고리를 정했다면 그 본질을 연구하고 이와 가장 비슷한 사례들을 찾는다. 111퍼센트의 대표작인 랜덤다이스를 예로 들어보자. 첫 번째 과정을 거쳐 전략형 대전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다면, 다음으로 본질을 정의한다. 전략 대전 게임의 본질은 ‘덱을 짜고(팀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서 승리한다’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원리를 가지고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무언가를 생각해본다. 축구, 농구, 롤(LOL, 출시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인기 많은 대표적인 PC게임)이 대표적인 예다.셋째, 이 사례들의 공통 요소를 찾는다. 축구, 농구, 롤의 공통점을 나열해보자. 단순하게는 팀을 이루어 경기를 한다는 점 등이다. 좀 더 고민해본다면, 역전 상황을 만들기 위해 기회를 주는 요소가 있다는 점(선수 교체, 밀리고 있는 진영에서 싸우는 게 더 유리하다는 것 등), 전반이나 후반에 유리한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 필요시 모이거나 흩어지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등이다.넷째, 이 공통적인 요소를 최대한 넣을 수 있는 우리만의 방식을 찾는다. 이때 중요한 것은 요소의 본질은 그대로 승계하되 그 표현 방식에 최대한 다름을 주는 일이다. 역전의 요소, 전후반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요소, 팀워크가 필요한 요소를 기획에 넣되, 그 방법에 참신함을 주도록 고민해야 된다. 우리는 역전의 요소를 주기 위해 캐릭터를 합치면 다른 캐릭터로 무작위 변신하게 했다. 또 전반에 강한 캐릭터, 후반에 강한 캐릭터를 넣어서 자신만의 전략을 구사하게 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해야 강해지는 캐릭터를 넣어서 캐릭터 간 팀워크도 강조했다.인간은 수백 년 동안 생물학적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다. 감정을 느끼는 생물학적인 이유도 변하지 않았다. 다만, 기술 발전에 따라 다양한 방법만 추가됐다. 기획과 발명 전에, 바뀌지 않을 것들부터 찾아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