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요즘 애들을 이해하려면 

 

젊은이들은 먼 옛날부터 윗세대에 비해 개인적이었다. 현재에 충실했다. 거침없이 과감했다. 당차고 삐딱했다.
공동체의 발전보다는 개인의 성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래를 위한 축적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에 더 집중한다. 전통적인 도덕관념보다는 미래지향적이고 개방적인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편이다. 이전 세대의 구태와 정체에 반감이 큰 편이다.

MZ세대 이야기가 아니다. 수천 년 전 고대 로마에서부터 수십 년 전 일본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이 ‘요즘 애들’에 대해 한 말을 짜깁기한 것이다. 젊은이들은 먼 옛날부터 윗세대에 비해 개인적이었다. 현재에 충실했다. 거침없이 과감했다. 당차고 삐딱했다.

MZ세대라고 다를 게 없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MZ세대는 소비자로서도, 노동인구로서도, 유권자로서도 대세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인구 계층이다. 이들에 대한 연구와 고민은 분명 가치가 있다. 다만 ‘MZ세대는 이렇다’고 주장하는 콘텐트가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MZ세대는 이렇구나!’라고 외우는 학습도 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세대별 특성은 마치 트렌드 같은 것이다. 트렌드는 관찰이나 암기의 대상이 아니다. 공감의 대상이다. 트렌드를 달달 외워서 스타일리시해지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가.

MZ세대만이 공유하고 있는 일련의 정서라든지 경향성이 존재하긴 할 것이다. MZ세대는 ‘born to be digitalized’라는 말이 어울리는 첫 세대이기 때문이다. 날 때부터 수없이 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항상 누군가와 연결돼 있으면서도 떨어져 있는 듯한 감각을 느끼면서 자라온 인간은 MZ세대가 인류 최초다.

MZ세대는 부모보다 잘 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세대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실 지난 수십만 년 동안 별다른 경제성장 없는 삶을 살아왔으니까 역사적 관점에서는 그다지 예외적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오랜만에 우리는 장밋빛 미래보다는 걱정과 불안(기후위기, 양극화 등)을 안고 살아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MZ세대가 아니라 디지털이고, 저성장이고, 기후위기고, 양극화가 아닐까.

디지털이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궁금해하고, 저성장이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궁금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MZ세대를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 MZ세대이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특성을 가지는 게 아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MZ세대가 이런 면모를 보이는 것이다. 언제나 현명함은 드러나는 현상보다 그 원인과 맥락을 궁금해하는 데서 시작했다.


- 윤수영 트레바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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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호 (2021.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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