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토마스 길로비치(Thomas Gilovich)와 여러 행동경제학자가 실험을 통해 경험에 돈을 쓰는 행위가 사람들에게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음을 밝혔다.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기 위해 기다리는 상황과 온라인에서 구매한 신상 핸드폰을 기다리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상상한 후, 실험자들은 각자가 느끼는 감정들을 공유했다. 흥미롭게도 경험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기대되고 즐겁다’는 긍정적인 감정을 드러냈지만, 물질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도대체 언제 올까, 짜증이 난다’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드러냈다. 게다가 물질을 소비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은 영원하지 않았다.브랜드들은 이에 맞춰 변화해왔다. 오프라인 쇼룸을 물건만 팔기 위한 가판대로 활용하는 브랜드들은 이제 더는 찾아보기 힘들다. 브랜드의 철학과 헤리티지를 보여주고 고객들이 머물며 체험할 수 있는 경험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다. 충성고객들을 만들어 꾸준한 소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최근에는 이런 경험 소비 트렌드가 엑스커머스(X-Commerce)라는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 X-COM은 경험 상거래(Experience Commerce)의 줄임말로, 개인의 경험을 화폐로 인정받아 브랜드의 특정 물건들을 획득할 수 있는 커머스 형태이다. 교환을 뜻하는 Exchange의 X를 나타내기도 하는데, 개인의 시간과 경험이 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NFT와 메타버스가 급부상하면서 같이 언급되는 P2E(Play to Earn), 즉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개념도 X-COM의 일환이다.우리도 최근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5의 레이싱 게임 ‘그란투리스모7’의 글로벌 론칭을 위한 협업 의류들을 X-COM으로 발매했다. 레이싱 콘셉트에 맞게 경도와 위도로 공유된 체크포인트들을 자기 차량으로 완주하고 마지막 도착지점에 들어오는 것이 미션이었다. 체크포인트의 위치와 공지 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개설한 비밀 채널에는 하루 만에 참가자 1000명이 모였다. 지난 3월 4일 저녁 10시 출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모여든 차량들로 하남, 여의도, 성수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50분 만에 첫 완주자가 나왔고, 행사는 이튿날 새벽 3시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