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는 세계에서 쟁쟁한 테크기업들만 모인다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다. 이곳에서 받는 혁신상(Innovation Awards)은 스타트업 입장에선 대단한 쾌거다. 올해는 무려 100곳이 넘는 K-스타트업이 혁신상을 휩쓸었다. 2019년 7개사에서 2021년 23개사, 2023년 111개사로 크게 늘었다.하지만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CES 뒤이어 열린 MWC와 지난 6월 개최된 비바테크에서 K-스타트업은 CES에서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왜 CES에서는 상종가인 K-스타트업이 MWC와 비바테크에서는 맥을 못 추는 것일까. 더구나 CES 혁신상을 받은 K-스타트업들은 시간이 지나도 비약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유니콘기업 중에서도 CES 혁신상을 수상한 곳은 전무하다.한여름인데도 국내 스타트업계가 꽁꽁 얼어붙었다. 올 상반기 K-스타트업으로 유입된 투자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70%가량 줄었다. 투자 건수도 약 40% 감소하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K-스타트업이 급증하는 추세다.진정한 혁신, 진정한 성공은 무엇일까. “혹한기일수록 진정한 혁신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정상국 마이크로시스템 대표의 조언은 울림이 크다. “창의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젠간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는 착각에 불과하다”는 이홍 광운대 경영학과 교수의 직설은 화살촉보다 예리하다. “명확한 사업 방향성과 로드맵은 대기업만의 몫이 아니다”라는 최용준 룰루랩 대표의 지적은 ‘스타트업 성공의 조건’에 대해 생각하도록 이끈다.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