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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51) 스페셜 3인 대담 

색다른 시선, 색다른 공감 

노유선 기자
‘색다른 공감’을 표방하는 포브스코리아의 대표 연재물 [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가 51회를 맞았다. 그간 진행한 인터뷰들을 돌아보고 새 출발을 선언하기 위해 ‘스페셜 3인 대담’을 마련했다. 앞서 인터뷰이로 나섰던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와 박현호 크몽 대표가 이번 대담에 함께했다.

▎지난 3월 8일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과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우), 박현호 크몽 대표(좌)가 한자리에 모였다.
‘색다른 공감’을 지향하는 경제 월간지 포브스코리아는 2019년 2월호부터 [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이하 혁신 기업가)라는 연재물을 게재해왔다.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국내외 벤처·스타트업 리더를 만나 기업혁신과 산업 트렌드, 다양한 조직문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중견기업 2세 경영인의 시각에서 벤처·스타트업을 바라보고 이해한다는 점에서 ‘역시 색다른 공감’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이 시리즈가 어느덧 50회(2024년 3월호)를 넘겼다. 약 5년간 김 부회장은 벤처·스타트업에 속한 C레벨 50여 명을 만나 인터뷰했다. 그는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를 첫 번째 인터뷰이로 초대한 이래 IT(정보기술), 유통, 플랫폼·소프트웨어, 제조, 교육, 아트 등 다방면의 벤처·스타트업 리더들을 만났다. 소회를 묻자 김 부회장은 “그간의 인터뷰를 모두 살펴보니 대부분 업체가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대표가 바뀌거나 사업이 잘 운영되지 않는 곳도 몇 개 있었다”며 “규모가 작든 크든 간에 기업경영은 참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털어놨다.

김 부회장은 “사명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그가 바쁜 시간을 쪼개 [혁신 기업가] 시리즈를 진행하는 이유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사명감은 주어진 임무를 잘 수행하려는 마음가짐이다. 본업 외에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부캐(부캐릭터)’의 시대라지만 자신이 맡은 모든 일에 책임감을 가지긴 어렵다. 하지만 김 부회장은 자신의 이름을 건 연재물에 책임 의식을 가지고 매 인터뷰에 성심성의껏 임하고 있다. 사명감에 대한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 시리즈를 진행하며 얻은 경영과 관련한 좋은 아이디어를 사회에 환원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경영에 대해 고민해왔고 주변 기업인에게서 직간접적으로 좋은 경영 인사이트를 배워왔습니다. 이렇게 쌓아온 지식이 제 인터뷰에 녹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경영자이기에 인터뷰이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도 많고요. 제 궁금증과 인터뷰이의 답변이 또 다른 경영자나 창업 준비생 등에게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깨달은 점을 한세실업에 적용하기도 했다. 2019년 하반기에 신설된 피플앤컬처팀은 한세실업의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개선하는 데 기여한다. 김 부회장은 “스타트업과 인터뷰를 하면서 내부 소통이 원활해야 건강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금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벤처·스타트업을 발굴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100회를 향한 다짐의 말을 남겼다.

포브스코리아는 [혁신 기업가] 51회를 기념하고자 ‘스페셜 3인 대담’을 마련했다. 지난 3월 8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빌딩에서 김 부회장과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박현호 크몽 대표가 머리를 맞댔다. 지난 2020년 20회 인터뷰이였던 이용균 대표는 프롭테크(Proptech·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 스타트업인 알스퀘어를 이끌고 있다.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 크몽을 운영하는 박현호 대표는 지난 2022년 35회 인터뷰이로 포브스코리아를 찾은 바 있다. 세 사람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지난 5년을 돌아보며 벤처·스타트업계 트렌드 변화를 짚어보고, 혁신을 위해 기업가가 갖춰야 할 소양과 국내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한 조언 등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지난해는 ‘검증의 시간’… 올해는 ‘증명의 시간’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과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좌), 박현호 크몽 대표(우)가 국내 벤처·스타트업계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오랜만에 다시 만났다. 그동안 알스퀘어와 크몽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

이용균(이하 이): 지난 2020년 인터뷰 이후 3~4배 정도 매출이 늘었다. 비록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4년 동안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이어왔다. 그 비결은 서비스 다각화에 있다. 알스퀘어는 핵심 사업 위주로 내실을 단단하게 다진 뒤 사업 확장에 나섰다. 수익모델을 다변화했고 베트남과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해외 진출도 본격화했다. 유치한 투자금은 부동산과 3D인테리어 솔루션 스타트업 아키드로우에 투자하는 데 활용했다.

박현호(이하 박): 2021년과 비교해 2023년 매출액이 130% 증가했다. 고객군 저변이 넓어진 덕분이다. 크몽 엔터프라이즈(기업용 서비스)는 KB금융을 비롯한 대기업도 사용하고 있으며, 신사업인 단기 알바 매칭 서비스도 순항 중이다. 전자책 거래건수도 많이 늘었다. 최근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지는 N잡이 트렌드가 되면서 기존 고객군인 프리랜서뿐만 아니라 직장인, 은퇴자도 크몽 서비스를 찾는 추세다. 한편 작은 스타트업 두 곳을 인수해 프리랜서용 사스(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새롭게 계획 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이: 올해 중반쯤 데이터 분석·가공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제공 서비스’를 론칭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활용 전문가와 데이터 보안 시스템 전담 인력을 충원했다. 다만 성장 속도가 더딘 사업 아이템은 과감하게 정리할 방침이다. 현재 알스퀘어는 여러 아이템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성장성이 높은 사업에 전념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겪고 있다. 회사 전체의 성장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선택과 집중에 방점을 두고자 한다.

박: 크몽은 예나 지금이나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는, 다시 말해 보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요즘 VC(벤처캐피털) 업계에서는 수익을 빨리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크몽은 시대 변화와 무관하게 일관된 정책을 유지하려 한다. 앞서 스타트업 두 곳을 인수했다고 했는데, 바로 마케팅 에이전시 ‘마담(마케팅을 담다)’과 디지털 프로덕트 에이전시 ‘똑똑한개발자’다. 앞으로 이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하는 것이 크몽의 계획이다.


디지털전환 트렌드가 주는 영향은.

이: 전통적인 부동산업은 오프라인 중심의 노동집약적 사업 모델이었다. 하지만 신기술을 계속 접목하면서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부동산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 업데이트하는 일련의 작업이 디지털전환 덕분에 단순명료해졌다. 반면 수많은 업체가 디지털전환에 적극적이다 보니 그만큼 경쟁사도 많아졌다.

엔데믹 시대가 불러온 변화는 무엇인가.

이: 코로나19 팬데믹 무렵 벤처·스타트업계에서 반짝이는 청사진이나 크나큰 비전, 성장 가능성이 있으면 투자금을 다소 쉽게 유치할 수 있었다. 유동성이 풍부했기 때문에 현실화하기 어려운 사업 아이템도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수치, 통계 등 재무적 정보가 중요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업계를 둘러싼 거품이 많이 빠지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는 진정한 유니콘이 될 기업을 판단하는 이른바 ‘검증의 시간’이었다. 과거 유니콘으로 불렸지만 현재 간신히 생존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여럿 있다.

투자 혹한기가 계속되리라 보는가.

박: 특히 플랫폼 기업에 대한 VC업계의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스타트업 투자 회수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지적이 있다. 빠르게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VC의 회의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내는 스타트업이 계속 나오고 있다. 당근과 버킷플레이스(오늘의집)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렇게 성공 사례가 늘어나다 보면 투자시장이 다시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수익성을 증명해내는 것이 관건이다.

무모하되 부화뇌동하지 말라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진행하는 〈혁신 기업가〉 시리즈가 51회를 맞았다.
최근 업계에서 화두는 무엇인가.

이: 시니어 비즈니스가 유망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령인구 비중이 늘고 있고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기 때문에 시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일본 등을 살펴보면 시니어 시장의 확장성은 상당하다. 특히 시니어 하우징과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려는 국내 대기업도 적지 않다. 하지만 국내 시니어 시장은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정부의 분양 규제다. 시니어 하우징은 특화 설계가 필요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분양 규제가 있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트업의 최대 장점을 꼽는다면.

박: 단연 조직문화를 들 수 있다. 크몽은 다양성을 존중하되 성과주의를 강화했다. 일주일에 한 번만 사무실에 출근하면 되는 자율출퇴근제도와 원격근무제도가 이직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다만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도록 애자일(Agile)조직 문화를 도입했다. 애자일 조직은 프로젝트에 따라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하나의 팀이 ‘회사 내 회사’처럼 움직인다. 처음에는 IT 개발 부문에만 애자일조직 문화를 적용했는데 예상외로 긍정적인 피드백이 상당했다. 특히 자신의 목표설정과 동기부여에 도움이 된다는 호평이 많았다. 현재는 이를 확대해 애자일조직 4개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지난해 한 채용 사이트에서 국내 구직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스타트업의 장점’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과 수평적 조직문화, 자율적인 기업문화, 다양한 이색 복지제도 등이 꼽혔다. 그러나 구직자의 예상과 달리 모든 스타트업이 이렇지는 못하다. 스타트업에 몸담고자 한다면 그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방향성을 꼭 살펴보길 바란다. 물론 스타트업은 업무 역량을 다양하고 폭넓게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수 인원으로 운영되는 스타트업일수록 1인 다(多)역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에서 여러 분야를 두루 경험하면서 자신만의 전문 분야를 찾고 이에 집중해 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날 수도 있다.

스타트업 종사자나 창업 준비생에게 조언을 남긴다면.

박: 무모함은 스타트업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앞으로 얼마나 힘겨운 고난이 있을 줄 모르고 뛰어드는 무모함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겁 없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 또 시도에서 끝나면 안 된다. 혁신을 거듭하려는 에너지, 다시 말해 끈기가 있어야 한다. 다만 부화뇌동하지 말라는 당부를 꼭 전하고 싶다. 트렌드를 좇으면서 무모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회사가 생각보다 많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트렌드에 민감하기보다 묵묵히 본연의 비즈니스에 집중하는 기업이다. 선택과 집중을 확실하게 하길 바란다.

이: 사업 아이템이 시장 진출에 최적화되어 있는지 자문자답하길 바란다.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서비스와 시장의 궁합은 상당히 중요하다. 제품 시장 최적화(Product Market Fit)보다 시장 진출 최적화(Go to Market Fit)에 무게를 두고 전략을 짜야 한다. 스타트업 대다수가 자사 제품·서비스가 뛰어나다는 데 천착해 시장 적합도를 놓치고 만다. 시장의 소비 트렌드를 충분히 파악하고 생존 전투에 들어가길 당부한다. 국내 IT 분야에서 신생 스타트업이 설립 3년 안에 폐업한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반짝 빛나다 이내 사라지고 마는 기업이 되지 않으려면 철저한 시장 분석으로 잠재적 고객 일상을 점유할 수 있어야 한다.

창업 준비생에게는 무작정 도전하는 창업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고 조언하고 싶다. 창업 전 자신이 구상한 사업 아이템과 유사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스타트업에서 근무해본 다음, 여전히 창업 의지가 남아 있다면 그때 창업에 도전하길 바란다. 성공은 일을 ‘제대로’할 때 다가온다. 우선 경험을 쌓고서 자신이 진정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 명료하게 보일 때 창업해야 성공할 수 있다.

※ 김익환 -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2022년 2조2142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_ 사진 최기웅 기자

202404호 (2024.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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