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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한민국 AI 50] 박덕근 위즈코어 대표 

공장 무인화 솔루션 개발에 박차 

여경미 기자
제조업은 사람의 숙련도에 따라 제품의 질이 달라지는 분야로, 다른 산업에 비해 표준화가 어렵다. 지난 4월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2024 대한민국 AI 50’에 이름을 올린 50개 기업 중 제조 관리 AI 업체가 위즈코어뿐이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팩토리 모니터링 솔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위즈코어는 공장 무인화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제조 현장의 디지털전환은 데이터 수집, 생산 관리와 운영,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 데이터분석 등 여러 기술이 복합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위즈코어는 선도적으로 제조업 디지털전환을 이룬 기업이다.
머신러닝을 통한 뉴스 분석, 가상 인물 제작, 경량화 언어 모델, 음성 등 AI가 콘텐트 산업군에 적용한 사례는 많지만, 제조 관리 분야의 사례는 드물다. 그도 그럴 것이 공장마다 생산하는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기계설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다. 공장이란 특수성 때문에 변수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도 제조 관리에 AI가 활용되는데 걸림돌이다. 박덕근 위즈코어 대표는 “현재 제조 관리에 AI 사례가 적을 뿐 아니라, 적용했다고 하더라도 예지보전(기기의 이상을 감시에 의하여 예지하고, 그 정보에 기인해서 행하는 보전)이나 품질검사 등에 머물러 있다”고 말했다.

포브스코리아 선정 ‘2024 대한민국 AI 50’에 위즈코어가 포함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당시 선정 이유는 ‘데이터 수집화와 처리, AI 분석·시각화 기술을 기반으로 제조 전반에 대한 지능형 솔루션 제공, 품질·에너지·HACCP 등 다양한 현장 요구 사항에 대한 분석부터 클라우드·AI 등 현장 솔루션 고도화에 따른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 지원이 가능한 네트워크 인프라까지 확장성 있는 스마트 제조 서비스 제공’이었다. 설명은 간단하지만 선정된 이유는 위즈코어만이 가진 기술력과 여러 솔루션 덕분이다. 위즈코어는 ‘생산공정 데이터 관리 시스템’, ‘이기종 데이터 전처리하기 위한 장치 및 그 방법’, ‘스마트 공장 구현을 위한 기업 평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치 및 그 방법’ 등 국내외 특허 출원 22건을 포함한 스마트 제조 관련 총 33건의 지식재산권을 확보했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최근 3년 동안 매출이 2021년 176억원, 2022년 226억원, 2023년 164억원을 기록했다.

제조업 디지털전환부터 AI 기업이 되기까지


위즈코어가 AI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회가 요구하는 제조 산업의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X)을 발 빠르게 주도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시작된 위즈코어의 역사는 크게 세 번의 전환기를 맞았다. 첫 번째 전환기는 2010년이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솔루션과 IT 인프라를 공급했다. 두 번째 전환기인 2014년부터는 스마트공장 솔루션 개발과 고급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했다. 박 대표는 “다른 AI 분야와 마찬가지로, 데이터 수집을 잘하려면 타깃에 맞는 데이터 확보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확보된 데이터를 잘 필터링하고, 필터링한 내용을 잘 분석하는 것이 제조 관리 분야에서 AI 선도 기업으로 우뚝 서는 비결이다.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설비의 통신 인터페이스는 복수의 컴퓨터, 근거리통신망(Local Area Network: LAN) 등을 접속하는 장치인 데이터 게이트웨이(Gateway)부터가 다르다. 이는 나라별·제조기업별 차이가 있어 표준화가 어렵다. 이 때문에 제조 현장에서 자동화를 하려면 생산 데이터 수집, 생산 관리와 운영, 이를 시각화하는 작업, 데이터분석 등이 이뤄져야 해 상당한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박 대표는 위즈코어만의 핵심 경쟁력으로 ‘제조 DX 전문기업으로 통합 구축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 ‘유사 프로젝트 구축 경험을 보유한 현장 전문기업’, ‘IT 기술력 기반의 제조 솔루션에 대한 높은 이해도’ 등 3가지를 꼽았다. 박 대표가 설명했듯이 위즈코어는 현장 네트워크부터 데이터 수집, 모니터링까지 제조 현장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 빅데이터, IoT, AI, 클라우드 등 스마트 제조 분야 핵심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2022년부터 국내외 제조기업의 디지털전환을 견인해왔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대기업을 포함해 300여 개 국내 제조기업의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위즈코어만의 자랑이다.

위즈코어는 국책과제에도 참여 중이다. 과학기술 정통부의 ‘스마트팩토리분야 적용 가능한 IoT 시계열 데이터의 온디바이스 고속 이벤트 복합 분석 및 동기화 기술 개발’, 산업부의 ‘제조 빅데이터 공동활용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플랫폼 기술 개발 및 실증’, 국토부의 ‘딥러닝 기반의 Smart Safety 통합 진단 솔루션’ 등 여러 국책사업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이다.

위즈코어는 현장에서 쌓은 기술력과 이론을 바탕으로, 기업 성장에 유의미한 IT 인프라, 데이터분석 시스템, 산업안전 관련 솔루션을 제안한다. AI로 불량 예측과 원인 분석을 통한 생산 조건 최적화 서비스로 설비관리, 유틸리티 분석을 통한 설비 예지보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도 위즈코어 솔루션의 장점이다.

제조 현장 중심의 AI 솔루션 제공


위즈코어의 대표적인 솔루션으로는 제조 데이터 통합분석 모니터링 플랫폼 넥스폼(NEXPOM), 이기종 데이터 수집 IoT 디바이스 넥스포머(NEXPOMer), 제조 현장 특화 5G(Private5G), AI OCR 기반 안전 데이터 관리 솔루션 세이플리(SAFELY), 클라우드 기반 소규모 스마트공장 생산관리 솔루션 위노(Wino) 등을 꼽을 수 있다.

넥스폼은 생산 현장에 필수적인 시스템을 모듈화해 수집된 데이터에 통합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기초 데이터 관리부터 AI 기반 고도화까지 기업 규모나 현장에 맞춰 단계별 시스템 구축이 가능하다. 이 솔루션은 모듈 확장에 용이하다. 넥스포머는 다양한 현장 설비 데이터나 환경(센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스마트 게이트웨이 디바이스로, 제조업의 다양한 브랜드 설비 데이터를 필요한 형태로 처리할 수 있다. 제조 특화 5G 서비스는 초저지연·초대용량의 고성능 네트워크 서비스로, 로봇, 지능형 CCTV 등 제조 현장에 필요한 기술 요소의 운영을 안정적으로 지원한다.

박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기업 내 안전 데이터 관리를 도와주는 솔루션인 세이플리에 집중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 또는 사업장 등을 운영하거나 인체에 해로운 원료나 제조물을 취급하면서 안전보건 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인명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을 규정한 법률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50인 미만 기업까지 확대됨에 따라, 산업안전에 집중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세이플리는 기업 내 안전 리스크 대응책이자 데이터 관리를 도와주는 솔루션입니다.” 박 대표의 설명처럼 세이플리를 활용하면 불필요한 문서 업무를 줄이고 업무 자동화로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 모바일로 문서 촬영 후 AI-OCR/RPA 기술을 적용해 이미지를 자동 분류·저장하고, 이를 모바일이나 웹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세이플리의 골자다. 머지않은 7월에 기업용 유료 플랜과 신규 기능 출시를 앞두고 있다.

AI 플랫폼과 공장 무인화로 한 단계 도약

앞으로는 제조 장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서비스 센터라 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을 계획 중이다. 가령 해외 클라이언트에게 장비를 판매했다고 가정해보자. ‘갑자기 클라이언트의 장비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판매한 내가 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등 아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AR과 XR 실감형 콘텐트가 가미된 플랫폼으로 제조 장비를 손쉽게 관리하고 현장 작업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플랫폼 안에는 장비 작동 매뉴얼, 오작동 매뉴얼 등을 수록하고, 생성형 AI를 활용해 다양한 언어로 지원할 예정이다.

위즈코어는 이와 함께 공장 무인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위즈코어는 공장 무인화에 꼭 필요한 데이터 수집과 통신 기반의 도메인 지식 등 기술력을 확보해 머지않은 미래에 무인화 공장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한다. 공장 무인화가 인력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는 없겠지만, 박 대표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력에 대한 리스크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며 “사람이 해야 하는 업무는 단순 업무에서 고차원적인 업무로 옮겨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위즈코어는 2~3년 내 기업공개, 공장 무인화 솔루션 개발을 단계적으로 실현해나갈 계획이다. 먼저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지난 5월, 베트남 하노이 현지에서 제조기업을 위한 DX 세미나를 진행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 베트남 세미나는 디지털 스마트 팩토리를 기획하는 과정의 첫 단계였다”고 소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베트남에 이어 일본, 미국 등으로 해외시장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국내 매출만큼, 해외에서도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는 포부를 밝혔다.

※ 박덕근… 서울시립대학교 MIS 박사 수료 2010 위즈코어주식회사 설립 산업통상자원부 산업디지털전환위원회 민간위원 한국빅데이터서비스학회 산업 부회장 2020 중소벤처기업부 기술혁신 유공자 표창

- 여경미 기자 yeo.kyeongmi@joongang.co.kr _ 사진 최영재 기자

202407호 (2024.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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