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2024 대만 50대 부자] 칩 챔피언 

 

기술기업들은 AI 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 사진:MAURICE TSAI/BLOOMBERG
2023년 1.3%라는 소박한 성장률을 기록한 대만 경제는 수출 급증에 힘입어 2024년 1분기 활기를 되찾아 6.5% 성장했다. 근 3년 만에 거둔 최고치다. 대만가권지수(TAIEX)는 14개월 전 포브스 측정 이후 33% 가까이 상승해 대만 50대 부호의 전체 재산은 지난해 1550억 달러에서 1740억 달러로 상승했다.

총 29명의 부호가 더욱 큰 부자가 되면서 상위권 순위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다. 애플과 구글 등에 노트북과 AI 서버를 공급하는 콴타컴퓨터(Quanta Computer)의 배리 램(Barry Lam) 회장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램의 순재산가치는 두 배 이상 상승해서 117억 달러를 기록했다. 콴타의 순수익이 지난해 33% 이상 상승해 12억 달러까지 증가했기 때문이다. 눈부신 실적 덕분에 콴타 부회장이자 사장인 C.C. 룽(Leung)도 14억5000만 달러를 기록해 42위에 등극하면서 순위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위였던 다니엘과 리처드 차이(Daniel and Richard Tsai) 형제는 올해에도 재산이 22% 증가해 107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2위로 미끄러지고 말았다. 형제의 재산이 증가한 원인 중에는 지난 9월 상장한 바이오테크 창투사 다이아몬드바이오펀드(Diamond Biofund)의 투자 성공이 있다. 애플 협력업체 홍하이정밀공업(Hon Hai Precision Industry)의 창업자 궈 타이밍은 AI 서버 사업이 부흥해 회사 주가가 상승하면서 재산이 30억 달러 증가해 104억 달러에 도달하면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른 반도체 제조업체들도 AI 호황 덕분에 큰 이익을 내고 있다. 제이슨과 리처드 창(Jason and Richard Chang) 형제는 반도체 제조·테스팅 기업 ASE테크놀로지홀딩을 운영하고 있는데 재산이 15억 달러 상승해서 78억 달러를 기록했다. TSMC의 존경받는 창업주 모리스 창(Morris Chang)은 순재산 33억 달러로 순위가 8계단 상승해 16위에 올랐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못해 어려워진 산업도 있어서 순위권자 중 12명은 전년 대비 재산이 감소했다. 웨이 잉저우(Wei Ing-Chou), 잉챠오(Ying-Chiao), 인춘(Yin-Chun), 인헝(Yin-Heng) 등 4형제는 지난해 2위였으나 중국 본토 최대 즉석 국수 생산업체인 그룹사 상장 자회사 팅이(Tingyi) 주가가 수요 침체로 25% 하락하며 7위로 떨어졌다. 석유화학 시장 공급 초과로 창춘그룹(Chang Chun Group)의 공동 창업자 린 슈홍(Lin Shu-hong)의 순재산가치는 25억 달러 감소해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기준 금액으로만 보면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순재산 감소 비율이 가장 높은 사람은 쩡 청(Tseng Cheng)과 싱아이 (Sing-ai) 형제다. 형제는 작고한 아버지 쩡 신이(Tseng Shin-yi)가 공동 창업한 창춘그룹 덕분에 재산 27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다시 순위권에 든 세 명 중에는 제프리 쿠 주니어(Jeffrey Koo Jr.)와 안젤로 쿠(Angelo Koo)가 있다. 이들은 각자 CTBC 금융지주사와 중국개발금융지주(China Development Financial Holding)에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나오면서 7년 만에 순위로 복귀했지만, 둘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는 개별 기업으로 따로 상장되어 있다.

세상을 떠난 억만장자도 두 명 있다. 아시아 최대 플라스틱 기업을 꼽히는 치메이(Chimei) 창업주 시 웡롱(Shi Wenlong)은 지난해 11월에 사망했지만, 자녀들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않은 것으로 기사가 나왔다. 서킷 보드를 생산하고 선전 증시에 상장한 WUS프린티드서킷(Printed Circuit)의 창업주 우 리간(Wu Li-gann)은 회장직에서 은퇴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 4월에 사망한 후 아내 첸 메이팡(Chen Meifang)이 회장으로 취임했기 때문에 순위에도 그를 대신해 첸 메이팡의 이름이 올랐다.

50위권에 포함되기 위한 순재산 커트라인은 11억 달러로 크게 상승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순위권자 중 세 명이 올해 순위에서 탈락했다. 그중 한 명이 킹라이 하이지닉 머트리얼스(Kinglai Hygienic Materials)의 리 슈이포(Li Shui-po) 회장이다. 중국 본토에 본사를 둔 포장재·스테인리스스틸 생산업체 킹라이는 수요가 급락하면서 매출에 타격을 받았다.

콴타의 도약 | 배리 램


▎사무엘 인 / 사진:YIN: SAM YEH/GETTYIMAGES; WU:
AI가 불 붙인 성장세로 인해 콴타컴퓨터(Quanta Computer) 주가는 지난 1년간 신고가를 경신해왔다. 덕분에 배리 램 회장은 처음으로 대만 부자 순위 1위에 등극했으며, 콴타 부회장이자 사장인 C.C.룽도 처음으로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노트북 위탁생산업체인 콴타는 2023년 글로벌 노트북 매출의 25%가 넘는 4700만 대를 출고했다. 그러나 회사 매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사업은 약 20년 전 시작한 클라우드 컴퓨팅이다. 지난해 클라우드 컴퓨팅은 전체 매출의 45%까지 차지하기도 했다. 콴타는 (매출 기준) 클라우드 서비스 서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고객사 중에는 메타와 구글 등이 있으며, 지금은 컴퓨팅 용량이 엄청난 AI 서버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서버 매출의 증가세 덕분에 지난해 순수익은 37% 증가해서 400억 신대만달러(1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노트북 수요가 감소하면서 전체 매출이 15% 감소해 1조1000억 신대만달러로 떨어진 와중에 이루어낸 성과다.

램과 룽은 홍콩에서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대만 국립대 동창이기도 하다. 람은 국립대만대학에서 전기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룽은 학부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둘은 함께 전자제품 회사를 설립했고, 이후 북서부 도시 타오위안에서 콴타를 공동 창업했다. 대만 증시에 상장된 콴타는 중국 본토와 북미, 유럽 등 전 세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올해 베트남에서도 새로운 생산공장이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바이오테크의 성장


▎토마스 우 / 사진:UDN.COM
타이페이에 본사를 둔 벤처캐피털 기업 다이아몬드바이오펀드(Diamond Biofund)의 창립 파트너들은 전 세계적인 바이오테크 성장세에서 혜택을 받았다. 2013년 조성된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10년 만에 17배 수익을 안겨줬으며, 각자 회사를 통해 초기 투자금 10억 신대만달러(3100만 달러)를 납입한 억만장자 네 명의 재산도 크게 불려주었다. 이들 네 명의 억만장자는 푸본파이낸셜홀딩(Fubon Financial Holding)의 수장인 다니엘과 리처드 차이(Daniel and Richard Tsai) 형제, 금융사 타이신홀딩스(Taishin Holdings)의 토마스 우(Thomas Wu) 회장, 금융·부동산·헬스케어에 지분을 보유한 그룹사 루엔텍스(Ruentex)를 총괄하고 있는 사무엘 인(Samuel Yin)이다. 에버그린 펀드로 운영되는 다이아몬드바이오펀드는 피부·면역 질환 관련 신약을 개발하며 2011년 상장 후 지금은 시가 총액이 20억 달러가 넘는 원니스바이오테크(Oneness Biotech) 등 20개 바이오테크·헬스케어 기업을 키워내거나 투자금을 지원했다.

인은 2013년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을 위한 행사에서 대만의 명망 높은 반도체 산업의 발자취를 따라 바이오테크의 새 시대를 이끌겠다는 야심 찬 비전을 밝혔다. 다이아몬드바이오펀드는 지난 9월 벤처캐피털 최초로 대만 증시에 상장하며 40억 신대만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몸집 불리기는 유니-프레지던트 | 셜리 카오


식료품 기업 유니-프레지던트 엔터프라이즈(Uni-President Enterprises)는 회사의 몸집을 키우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계속해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인 유니-프레지던트는 지난 1월 한국 식료품 기업 웅진식품 지분을 매입하기 위한 입찰에 나섰고, 지난해에는 까르푸 마트·식료품 매장 체인의 단독 소유주가 되기 위해 8억2700만 달러를 주고 합작사 파트너를 인수했다. 유니-프레지던트는 현재 314개인 까르푸 매장 수를 500개까지 늘리기 위해서 매년 15개 신규 매장을 열겠다는 계획도 가지고 있다. 그룹사는 대만 최대 편의점 사업을 보유하고 총 7000개에 달하는 세븐일레븐 매장을 전국에서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타이난시에 약 660㎡ 면적의 대만 최대 세븐일레븐 매장을 개장하기도 했다.

2023년 5810억 신대만달러(180억 달러)로 매출이 11% 성장한 유니-프레지던트는 온라인시장에서의 성장도 모색 중이다. 3월 알렉스 로(Alex Lo) 회장은 야후 대만의 전환채권 2500만 달러어치를 매입하며 ‘미래 전자상거래 전략’을 구상하겠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혔다. 로와 이사로 있는 그의 아내 셜리 카오(Shirley Kao, 회사 공동 창업주 고(故) 카오 친옌의 딸)의 재산은 13억 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승계 계획 | K.C. 리우


▎ 사진:UDN.COM
어드밴테크(Advantech)는 K.C. 리우(Liu)의 권력 승계를 준비 중이다. 70세인 리우 회장은 2023년 3년 후 은퇴 계획을 공개하고 산업용 PC와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어드밴테크의 성장을 이끌 전문 경영팀 안에서 후보를 찾기 시작했다. 지난해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리우 회장은 2017년부터 주요 사업부를 총괄해온 공동 사장 세 명을 보좌할 그룹사 주요 의사결정기구로 중역파트너위원회를 구성해 공개했다. 장기적으로 경영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둘째 아들 토니가 이사회에 합류해 형 웨슬리와 함께 보조를 맞출 것이라는 내용도 함께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이 6% 하락해 646억 신대만달러(20억 달러)를 기록하고 올해 1분기 20% 추가 하락한 가운데 권력이양이 이뤄졌다. 회사는 시장 대부분에서 수요가 악화됐지만, IoT 처리를 위한 에지 AI 시스템 라인을 확장해서 매출을 증대하겠다며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퀄컴, 엔비디아와 올해 초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1983년 어드밴테크를 공동 창업한 리우는 올해 재산이 소폭 증가해 1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 Jane Ho 포브스 아시아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02407호 (2024.06.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