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특별 초대석] 미치가미 히사시 前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이 바라본 한·일 관계 

“일본 비즈니스맨이 ‘삼전도 굴욕’을 알더라… 한국도 일본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객관적 자세 필요해” 

“외교를 여론·분위기, 코드에서 발상하면 국가 표류할 우려”
“김대중은 일본의 중요성 알았던 지도자, 지금은 그때보다 후퇴”


▎미치가미 히사시 전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은 “30년 전 일본은 한국을 존경하고 있었다”며 요즘은 그때보다 한·일 관계가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쉬워했다.
미치가미 히사시(道上尙史, 63) 전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은 일본 외무성을 대표하는 ‘한국통’ 외교관이다. 1984년 한국에 처음 온 그는 외교관 생활 37년 동안 한국에서 5차례, 총 12년을 근무했다. 도쿄대학교 법대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중 두 나라에서 공사(公使)를 역임한 일본 외교관 제1호다. 한국의 사회, 문화 사정에 밝고 한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사무총장 임기가 만료해 일본에 귀임하려는 그를 만나, 나라와 조직을 떠나 한 개인으로서 37년을 바라본 솔직한 견해를 들었다.

미치가미 총장님께서는 1984년 한국에 처음 와서 연세대어학당, 그리고 서울대 외교학과 석사 과정에서 공부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때의 인상적인 경험이나 기억이 있으신지요?

“학생 데모가 많고 최루탄도 던지는 격동의 시기였지만 교수님, 학교 친구들 다 매우 친절했고 매일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어느 날 강의에서 서울대 노(老)교수님이, ‘우리는 일본을 이미 잘 안다, 공부할 필요도 없다고 보는데 그것은 큰 착각’이라고 하시면서 ‘한국은 실제로 일본을 잘 모른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일본은 진짜 일본과 차이가 있다. 학생들은 일본을 모른다고 인정하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핵심을 찌르는 용기 있는 지적에 저는 감명을 받았습니다. 한·일 관계에 어려움이 많지만, 앞으로 밝은 미래가 있을 수 있다는 빛을 본 느낌이었습니다.”

외교관으로서 오랫동안 한국을 지켜봐오면서 한국사회가 지닌 장단점도 많이 보고 느끼셨을 것 같습니다. 솔직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효율성이 높다는 점, 비즈니스나 공부에 있어서 목표를 달성하는 집중력은 한국 분들의 장점이죠. 반면에 눈에 안 보이는 부분이나 중장기적인 시야가 조금 약하다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제가 아는 부부인데, 남편이 한국인, 부인이 일본인입니다. 그 아이가 공부나 집단생활에 적응이 잘 안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초등학교 선생님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씩 잘 돌봐주었고 한국은 안 그랬다, 한국은 공부 잘하는 학생을 위한 학교라고 느꼈다고 해요. 한국사회에 큰 충격을 준 세월호 사건, 그 때문에 해경을 해체한다는 뉴스로 놀랐습니다. 일본의 상식으로는 해경을 강화해야 하는데, 없애니까요. 또 하나,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가 한 말인데, ‘기초연구는 일본인 특성에 맞다. 30년간 해온 연구가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 성과가 본인이 사는 사이에 인정될지 모른다. 돈이나 명예를 생각하면 못 할 것이다’라고요. 한국은 어떤 의미의 효율성이 높지만, 눈앞의 목표만 추구하다 보면 다른 중요한 요소가 희생될 수밖에 없겠죠. 앞으로 더 성숙 사회가 되면서 극복하셔야 할 과제죠.”

일본 [문예춘추]에 발표하신 글을 봤는데, 한국의 지인이 “한국은 압축성장으로 짧은 기간에 많이 이룩했지만 빠진 것도 많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고 지적하셨다면서요. 성숙한 민주주의, 포퓰리즘 문제는 미국과 유럽, 남미를 포함해 많은 나라의 과제인데 한국의 민주주의와 정치에 대해, 보수와 진보의 갈등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지요?

“큰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누군가를 규탄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은 아니라고 하지 않습니까?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 냉정하고 객관적인 실무 파악, 치밀한 전문지식, 그런 것이 민주주의 국가에 필요한 조건이죠. 영어로는 Prudent(냉정하고 잘 조립된)한 국가운영입니다. 한국의 보수, 진보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지만, 어느 나라든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만으로는 국가운영이 불가능하죠. 흔히 일본인들이 한국의 보수를 선호한다고 보시는데, 지난 40년 동안 일본에서 제일 평가가 높은 한국의 지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일본이 제일 높이 평가하는 지도자는 김대중”


▎미치가미 히사시 전 사무총장은 한국의 사회, 문화 사정에 밝고 한국어 구사 능력이 뛰어나 국내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그는 1980년대부터 한국과 인연을 맺어왔다.
최근 한국에서 노동운동, 페미니즘 논쟁이 활발한데 일본은 어떻습니까? 일본에서도 학생운동을 했다가 정치인이 된 분들이 있는 게 아닙니까?

“일본에서는 훨씬 옛날인 1970년대 초에 급진적인 여성운동이, 그리고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노동운동이 맹위를 떨쳤습니다. 과도한 운동에 대한 반성도 있었고요. 일본 학생운동은 저보다 15~20년 선배들이 참여했었지요. 그런데 한국과 일본의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들 간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젊어서 했던 운동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있었답니다. 정치, 사회, 인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이념이나 주의(主義) 하나둘로 복잡한 국정을 하려는 것은 큰 무리가 있었다는 깊은 반성으로 정치를 시작했다고 해요. 한국은 좀 다르다고 압니다.”

민주주의와 포퓰리즘이라는 측면에서 한국의 ‘외교’를 어떻게 보십니까?

“일반론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외교는 상대방이 있기에 자기 뜻대로 안 되는 게 아닙니까. 큰 나라 작은 나라 할 것 없이 먼저 그 상대방이 왜 그렇게 주장하는지, 국내 사정을 잘 리서치해야 합니다. 국제법, 국제적 관례도 당연히 파악해야죠. 그리고 여러 옵션 중에서 국익상 최선의 정책을 고르는데, 국내 여론 설득도 중요합니다. 국익에 가장 좋은 방침이 국민에게 인기가 없을 수도 있으니까요. 자유롭지 않은 게 외교입니다. 상대국을 충분히 연구해야 외교가 가능하고, 그건 굴욕은 아닙니다. 여론, 분위기, 코드에서 발상하면 국가의 나침반이 잘 기능하지 않고 표류할 우려도 있답니다.”

외교관이시니까 한국이 일본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부분 또는 국제 감각에 있어서 한국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주시죠.

“‘나는 스시가 좋다, 이자카야에 간다, 일본여행도 많이 가 봤다, 자식들이 일본어 공부한다, 그러니까 일본을 잘 안다. 우리 세대는 반일이 아니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즐기고 소비하는 것과 일본에 대한 외교는 별개 문제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최근 한국은 대일관계를 좋게 구축하려는 노력이 잘 안 보입니다. 국가 차원에서 상대방 나라에 대해 치밀하게 연구하고 신경 쓰는 것이 필요한데, 대일관계를 잘 관리하고 개선하려는 작업이 안 보이고 일본 관련 뉴스 하나하나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반발하는 것이 눈에 띕니다. 일본은 한국의 외교, 안보, 경제의 큰 구도에서 관건인 나라 중의 하나인데요.

그리고 옛날보다, 평균적인 일본인들의 한국에 대한 지식이 대폭 늘었습니다. 서울에 사는 일본 비즈니스맨이 ‘병자호란’, ‘삼전도의 굴욕’을 아는 것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눈부신 경제발전으로 한국의 존재감이 커졌고 한국의 국내 뉴스가 바로 일본에 전달되는 시대입니다. 역사의 문제를 내포하는 중국, 한국, 동남아 등 여러 나라가 있는데 일본에서는 각국의 비교가 잘 보이거든요. 그중 한국은 일본에 대한 진지하고 객관적인 자세가 제일 필요한 나라로 보입니다.”

일본 학생들의 한국 수학여행 급감, 눈여겨봐야


▎미치가미 히사시 한·중·일 3국 협력 사무국 전 사무총장은 2012년 이후 한국으로 수학여행 오는 일본 학생들이 급감한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2019년 경주로 수학여행을 온 일본 지벤학원 학생들. / 사진:경주엑스포공원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를 겪으면서 일본 내에서 한국에 실망하는 분들이 많다는데, 실제 그러한가요?

“네. 실제 그렇습니다. 제 친척들은 정치 얘기에 관심이 없고 한국을 여러 번 방문했거나 한류 드라마를 자막 없이 즐겨보는 사람들인데요. 7~8년 전에 저보고 ‘네가 한국 업무를 하는 것은 국가 공무원이니 할 수 없지만, 우리는 그 나라는 이제 됐다. 친구가 될 수 없는 나라라고 잘 알았다’고 하시더군요. 평균적인 일본인보다 한국에 친근감이 있는 분들이 이렇습니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혐한’을 ‘보수 세력의 정치활동’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사실은 크게 다릅니다.

또 하나, 일본의 고등학교 학생들이 해외 수학여행을 어느 나라로 가는지를 집계한 통계가 있습니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는 한국이 항상 1위나 2위였고 전체의 20%를 차지했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급속히 감소했고 상위권에서 사라졌습니다. 이제는 1%도 안 됐어요. 한국에 수학여행 가는 학생 수가 싱가포르의 20분의 1, 호주, 말레이시아의 10분의 1, 베트남의 4분의 1입니다. 제가 봐도 충격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학생과 학부모, 선생님이 상의해서 행선지를 정한다는데 이건 정치와 상관없는 것입니다. 평균적인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한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20년 전에는 한·일 관계가 좋았습니다. 1999년부터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 전 무렵 한국 분들이 이런 말을 자주 했어요. ‘일본은 오해하지 말라. 우리는 성숙한 사회다. 무조건 한국이 정의, 일본이 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일본을 객관적으로 보고 건설적인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 계기가 된 것이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었습니다. 일본 국회 연설 중에 ‘IMF 때 일본은 어느 나라보다 많은 협력을 해주셨다.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때 저를 포함해서 일본 국민이 매우 신선하게 느꼈고 감명을 받았습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지도자가 드디어 등장했구나, 일본을 이성적으로 건설적으로 보고 감사할 일은 감사하고, 국익상 일본의 중요성을 깊이 아시는 분이 등장했구나, 앞으로 우리 두 나라는 신뢰와 협력 관계를 가질 수 있겠다는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요즘 한국은 어떤가요? 크게 후퇴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일 관계가 잘됐으면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간절하실 텐데 많이 아쉽네요.

“네, 맨 처음 소개한 서울대 교수님 지적대로 ‘일본을 이미 안다. 알려고 하는 노력을 안 한다’는 데 가까운 실태죠. 한때 희망을 봤던 만큼 너무 아쉽습니다. 일본은 지난 40년 사이에 한국을 3번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는 1984~1988년입니다. 1984년에 일본 NHK에서 한국어 강좌를 시작했어요. 88올림픽은 아주 영향이 컸습니다. 그 이전엔 한국은 학생 데모나 군부독재, 고문 등 어두운 인상이었지만, 이 시기에 한강의 기적,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모습을 알게 됐습니다. 두 번째는 1998~2002년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방일과 한·일월드컵 공동개최 등 희망을 갖게 된 시기였죠. 세 번째는 2012년 이후 현재까지입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긍정적인 발견이었는데 세 번째는 한국에 대한 실망과 ‘거리 두기’ 상태입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구조변화로 봐야 할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편견, 우월감으로 생긴 것이 아니고요. 한국을 리스펙트하던 사람일수록 실망이 깊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더 가까워지고 선린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 조언을 주신다면?

“앞으로 코로나19가 소강상태로 접어들면 비즈니스맨이나 일반 학생들이 서로 자유롭게 왕래하는 것을 절실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객관적으로 좀 여유 있게 바라보면서, 약속과 예의를 잘 지키는 관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한가지 말씀드리면 1990년대까지는 한·일 관계에서 문제가 생기면 한국이 일본에 대해 분개하고 비판하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21세기, 특히 지난 8~9년에는 그 기본구도가 바뀌었습니다. 한국은 먼저 그 점을 냉정하게 직시하시는 게 좋다고 봅니다. ‘우리는 일본을 이미 안다, 일본은 한국을 모른다’는 고정관념에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겁니다.”

2012년 이후 일본은 한국에 거리 두기 상태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은 3국의 고령화, 코로나19 대책, 도시재생, 학생교류, 기자교류 등 다양한 주제로 웨비나와 행사를 열었다. 사진은 학생교류 행사를 마친 뒤 기념촬영 장면. 사진 가운데가 미치가미 히사시 사무총장. / 사진:한중일3국 협력 사무국
중국에서도 근무하신 것으로 압니다. 중국의 일본관은 한국의 일본관하고 차이가 있는지요?

“제가 2007~2009년, 중국의 정부 관료, 교수, 기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중국 신문에 ‘중국은 2차 대전 후의 일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편견이 있다’는 반성의 글이 실린 것을 여러 번 봤습니다. ‘중·일 관계가 순조롭지 않은 요인이 뭐냐’고 묻는 여론조사에서 ‘우리 중국의 민족의식과 반일감정’을 답하는 분들이 10% 정도 있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것이 중국의 약점이 아니라 강점이죠. 제가 그 당시 문화, 미디어 담당 공사를 맡았는데 중국 베이징대·칭화대·인민대·북경외국어대 등 명문대가 애니메이션·영화·드라마·노래 등 성대한 일본문화 이벤트를 주최하고 학생들이 열광하는 모습에 놀랐습니다. 베이징대 학생들이 제가 모르는 일본 애니 송을 가르쳐줬을 정도입니다. 관료, 학자들의 일본정치인,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이 한국보다 중국이 많을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우키요에나 가부키 등 일본전통문화에 대한 관심도 그렇고요. 중국은 일본을 알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경화 전 외무장관과 함께한 미치가미 히사시 사무총장. / 사진:한중일3국 협력 사무국
한국의 대중외교 ‘무력감’ 엿보여


▎미치가미 히사시 전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 사무총장이 펴낸 [한국인만 모르는 일본과 중국]. 그는 한국과 중국에서 공사를 역임한 일본 외교관 제1호로 한·중·일 3국 모두의 사정에 밝다.
한국이 현재 펼치고 있는 대중외교에 대해서 조언해주신다면….

“한국은 경제 규모도 있고 국제적 영향력도 있는데 중국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무력감’이 보이는 듯합니다. 동남아시아는 한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지 않습니까? 그래도 몇 개 나라들은 중국에 대해서 당당하게 외교·안보의 주장을 하거든요. 미국, 일본과 손잡는 것도 유효하고요. 그럴 수도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에 대해서는 무력감과 정반대라고 할까요. 마치 ‘한국 뜻대로 일본이 움직여야 한다’, 아니다 싶으면 ‘역사경시이며 제국주의의 잔재다’라는 식으로요. 한국이 중국과 일본에 대해 이와 같은 좀 독특한 경향이 있는데, 한국 외교에 있어서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느껴집니다.”

최근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에서 주최한 ‘고령화와 비즈니스 혁신’ 포럼을 들었는데 유익했습니다. 한·중·일 3국은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은 80년대부터 고령화, 60년대부터 환경문제, 더 이전부터 재해방지와 씨름을 해왔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한국과 중국에 참고가 될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령화는 한국, 중국, 일본의 공통 과제입니다. 어떤 사람이 그러는데, 한국은 고령화가 제일 속도가 빨라서 ‘최속’이고, 중국은 규모가 가장 커서 ‘최대’이고, 일본은 옛날부터 있어서 ‘최고’라고 하더군요.(웃음) 연구자들이 참석해서 재미있고 구체적인 대화를 나눴습니다. 고령화 외에도 3국의 코로나19 대책, 도시재생, 학생교류, 기자교류, 농촌활성화를 놓고 웨비나(온라인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한·중·일 3국 정부 간에는 정상회의와 21개 장관급회의가 있습니다. 제가 특히 보람을 느끼는 분야는 환경, 재해방지, 보건 등 3국에 다 절실한 문제들입니다. 이 분야는 아무래도 일본이 경험이 많이 축적돼 있고 한·중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중의 행정 강화에 대해 일본도 주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서 전 국민 의료와 보험 데이터베이스는 한국에만 있고요. 한마디로 서로 배울 게 많습니다.”

오늘도 한국말로 인터뷰를 진행하지만 사무총장님은 한국말도 잘하시고, 한국어로 글도 쓰시지 않습니까?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한국어도 많이 바뀌었는데요, 느끼신 점이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일본 외무성에서 영어에 더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지시받은 것이 제 운명이며 행운이었습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말 공부로부터 시작됐고요. 사람이 아닌 무생물에 경어를 쓰는 것은 좀 어떨까요? ‘피자 나오셨습니다. 화장실은 오른쪽에 있으세요’ 등등. 아, 그보다 노인분들의 기억과 인지에 문제가 생기면 ‘치매’라고 하지 않습니까? 일본도 20년 전엔 그랬는데, 지금은 그 증상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다며 안 씁니다. 당연히 한국 분들이 판단하시는 일이고요.”

- 나권일 월간중앙 편집장 na.kwonil@joongang.co.kr

/images/sph164x220.jpg
202110호 (2021.09.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