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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울시 예산안에 담긴 오세훈 시장의 시선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동행·매력·안전이 밑그림 

민생 한파에 생계·주거·의료·교육 보호망 강화에 투자 집중

▎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을 점하자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책 추진은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정치는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행정가이자 정치가다. 그가 수장을 맡은 서울시의 2023년 예산은 47조원에 달한다. 이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느냐는 곧 오세훈 서울 시정의 방향성을 의미한다. 오 시장은 “최근 거시경제 악화로 세수가 감소하는 등 재정 여력이 녹록지 않다”며 “줄일 곳은 줄이고, 쓸 곳엔 제대로 쓰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예산 효율성의 포인트로 삼은 지점은 동행, 매력 그리고 안전이다. 이 키워드에 해당하는 프로젝트를 예산 투자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1월 1일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에 제출한 예산안을 살펴보면 2022년보다 6.8%(2조9862억원) 증가한 47조2052억원 규모로 잡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용이 ‘약자와의 동행(사회복지)’에 투입될 예정이다.

오 시장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3고(高)의 복합 경제 위기로 인한 민생 한파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며 12조8835억원을 투입해 생계(7조4509억원)·주거(2조6909억원)·의료(2조5106억원)·교육(2311억원) 보호망 강화에 투자를 집중시켰다. 이는 총예산 대비 27.3%를 차지하는 비중으로, 2022년보다 9%(1조1209억원)나 상승한 수치다.

“복지 사각지대의 비극을 막겠다”는 저소득층 복지 모델 ‘안심소득’ 시범 사업도 대상을 1600명까지 확대한다. 이 밖에 저소득 국가유공자의 생활보조수당과 중증장애인 연금 및 장애수당도 인상된다. 1조9638억원을 들여 취약계층 돌봄과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도 강화한다. 특히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맞춤형 일자리 제공, 자산형성 지원을 집중한다. 아울러 오 시장은 “교육사다리를 복원하는 ‘서울런 2.0’ 업그레이드 작업도 돌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가입자 수를 기존 2만 명에서 4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지속가능하고 촘촘한 주거안전망’은 안심주택·안심지원·안심동행 3개 축으로 추진된다. 2023년 공공임대주택 6200호를 공급하는 가운데 1050호에 달하는 상습 침수지역 반지하주택을 매입하고, 장기안심주택 1400호를 제공해 반지하 거주민이 이주하도록 돕는다. 특히 지·옥·고로 불리는 ‘반지하·옥탑방·고시원’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 상향을 지원하기 위해 1조2240억원이 쓰인다. 오 시장은 “국비를 포함해 4년간 7조5000억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을 세계적 관광문화 도시, 미래첨단산업 도시로 만들기 위한 예산으로 2조8699억원이 배정됐다. 오 시장은 “최근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13위, 금융경쟁력이 11위로 상승했다”며 “반등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면 투자를 늘려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은 202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콩그레스 스마트시티 어워드에서 ‘최우수 도시상’을 수상했다. 2023년에도 서울시는 혁신 클러스터(2077억원), 창업 인프라(808억원), 스마트교통 인프라(1조2347억원) 구축에 투자한다. 오 시장은 “5조원 규모로 ‘서울 비전 2030 펀드’를 조성해 혁신산업에 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살고 싶고 머물고 싶고 투자하고 싶은’ 서울

아울러 해외 관광객 3000만 명 시대를 열기 위해 한강을 특별한 매력 자원으로 설정했다. 특히 한강변과 도심에 개발이 집중된다. 오 시장은 “용산 국제업무지구, 녹지생태 도심 등을 통해 서울 도심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환경을 위해 2023억원을 투입하는 계획의 일환 중 하나로 2023년부터 4등급 경유차의 조기 폐차, 5등급 경유차의 저공해화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끝으로 안전 분야 예산에 1조6676억원이 책정됐다. 2022년 수해 대란을 겪었던 아픔을 잊지 않고 침수 취약지역 방재설비 확충과 노후 하수관로 정비 등에 5112억원을 집중 배정했다. 오 시장은 “기후위기, 중대재해 그리고 사회재난 등의 복합위기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전폭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 맥락에서 1조6676억원을 들여 집중호우 등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노후 기반시설을 개선할 예정이다. 또 제2의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첨단 ICT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인파관리기법을 도입해 강남·홍대 등 일상적 인파 밀집 지역부터 적용한다. 이후 서울 전역으로 확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

서울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저출생 고령화 문제에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선제적 대응을 기획했다. ‘아이를 낳으면 서울시가 키운다’는 콘셉트로 마련된 종합 보육대책 ‘엄마·아빠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202301호 (2022.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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