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국회NEW리더]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 

“확증편향 정치인들 발언은 사회적 위해(危害)… 다음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야”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김의겸 의원과 유튜브 더탐사는 ‘깐부’, 당내 약한 입지 만회하려는 한건주의”
“야권발(發) 의혹 제기, 결격사유 많아… 진영에 갇히면 사회적 비용만 발생시켜”


▎2022년 12월 1일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을 고민하며 제도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색된 정국이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의 공세에 더해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으로 연말 내내 여야는 극한 대치를 벌였다.

여권에서는 야권의 거센 공세를 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한 ‘방탄용’”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계획서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뜬금없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던진 의도가 무엇인가?”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이슈를 덮기 위해, 국회를 계속 정쟁의 도가니로 몰아가려는 의도로밖에 읽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요지부동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를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자 이 장관 탄핵소추까지 벼르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서울중앙지법에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 의원과 ‘시민언론 더탐사’(옛 열린공감TV) 취재진 등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용산 대통령실도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김건희 여사 관련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다. 두 사건 모두 수사가 진행될수록 민주당의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

월간중앙은 여야의 격렬한 정쟁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의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을 찾은 이유다. 재선인 이 의원은 국민의힘 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전북 남원·임실·순창) 의원으로 과거 안철수 의원이 대표를 맡았던 국민의당 출신이다. 지난 선거에서는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경향신문]에서 13년간 정치부 기자로 일한 언론인 출신이기도 하다. 12월 1일 이 의원을 만났다.

제1야당의 대변인이 제기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말로 판명 났다.

“‘어떻게 저런 마인드를 갖고 언론인으로서 활동했을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국민을 실망시킨 행태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과거 기자는 사회 여론 지도층이자 지식인으로 불리며 언행을 무겁게 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언론인 출신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은 신뢰받았다. 하지만 김 의원의 발언은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리기 충분할 정도로 허술했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한 여성 첼리스트가 전 남자친구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 한 장관, 이세창 전 자유총연맹 총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30여 명이 함께 청담동의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고 말한 내용을 전 남자 친구가 녹취해 친민주당 성향의 유튜브 채널 더탐사에 제보했고, 김의겸 의원이 국정 감사장에서 이 내용을 한 장관에게 질의하면서 촉발된 사건이다. 이는 정치권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 녹취록 당사자인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서 “남자 친구에게 거짓말했다”고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 당선 뒤로는 술 거의 안 마셔"


▎2021년 12월 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국회에서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용호 의원과 입당식을 마친 뒤 포옹하고 있다.
왜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고 보나?

“상식적이지 않은 얘기를 듣게 됐을 때는 국회의원이든 언론인이든 면밀히 검증해야 하는데 (김 의원은) 그러지 않았다. 한건주의로 당내 약한 입지를 만회해 다음 공천을 노리는 전략은 아니었는지 의심스럽다. 이러한 ‘아니면 말고’식의 의혹 제기는 결국 본인에게 독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술자리를 자주 가지는 편인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술을 거의 안 마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취임 후 한 달 남짓 지나서 윤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술을 한 번도 못 마셨다고 했다. 집에서 맥주를 마시려고 냉장고를 열었는데 한 캔도 없었다고 하더라. 밖에서 마시려고 해도 대통령이 움직이면 수많은 경호원이 동원되기 때문에 술자리를 자주 가질 수도, 많이 마실 수도 없다.”

해당 의혹은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김 의원이 한 장관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당시 한 장관이 “(김 의원이) 더탐사와 야합한 거 아닌가”라고 되묻자 김 의원은 “내가 더탐사와 협업한 건 맞다. 하지만 그걸 야합이라고 지적하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 본질적으론 대선 불복”


▎2022년 4월 15일 이용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브리핑룸에서 현안 브리핑에 앞서 마이크를 조정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민주당과 더탐사는 어떤 관계로 봐야 할까?

“좋게 얘기하면 깐부(친한 친구, 짝꿍, 동반자 등을 뜻하는 은어·속어), 나쁘게 얘기하면 공생 관계로 보인다. 더탐사 구독자 대부분이 민주당 지지자이다 보니 진실을 탐사하기보다는 그 진영 사람들이 원하는 뉴스를 생산해낸다. 사실 이건 보수·진보 유튜브 공통의 문제다. 이슈만 된다면 ‘양심은 개나 줘버려’라는 식의 접근이 많다. 이러한 현상이 결국은 우리 대한민국의 사회적 비용을 너무 많이 발생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민주당이 김 의원을 징계할 거라고 보나?

“안 할 가능성이 높다. 하더라도 경고 정도에 그칠 거다. 중징계하지는 않을 걸로 본다. 상식적으로 보면 징계를 하는 게 맞지만 현실은 다를 수 있다. 의혹 제기가 국회 국정감사 도중 나왔기 때문에 국회의원 면책특권에도 해당할 수 있다. 결국 김 의원을 처벌하든 안 하든 정치인이라면 선거를 통해 심판받는 게 가장 이상적이면서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실은 11월 22일 장경태 민주당 의원을 경찰에 고발했다. 앞서 장 의원은 김건희 여사가 동남아 순방 당시 캄보디아 프놈펜의 심장병 환아의 집을 방문해 조명 2∼3개를 켜놓고 연출 사진을 찍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됐다. 대통령실이 특정인을 상대로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었다.

‘김건희 여사 조명 사용’ 논란은 어떻게 보나?

“장 의원은 민주당을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다. 그런데도 인터넷 커뮤니티 댓글 수준의 정치를 하고 있다. 이미 확증편향을 가진 정치인이 돼버린 것 같다. 만일 국회의원을 면접으로 뽑는다면 확증편향을 가진 정치인은 탈락해야 마땅하다. 사회적으로 큰 위해(危害)가 되기 때문이다.”

야권이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를 계속하는 것을 두고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덮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있다.

“나는 더 본질적으로 대선 불복이라고 생각한다. 20대 대선 당시 이 대표가 대통령이 돼야 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정부여당의 핵심 인사들을 물고 늘어진다. 그리고 윤 대통령 지지도가 아직은 낮기 때문에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로 흔들어볼 속셈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정조준하고 있다. 민주당이 이 장관 해임건의안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힘을 빼려는 의도 아니겠는가. 해임건의안은 대통령이 거부하면 그만이다. 지난번 박진 외교부 장관 때도 그랬다. 그걸 아는 민주당이 왜 해임건의안을 밀어붙일까? 이 장관을 식물장관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윤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거부하면 의석수로 밀어붙여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국회를 통과시킬 것이고, 그러면 우리 쪽에서는 불복하고 헌법재판소로 갈 수밖에 없다. 헌재 판결이 날 때까지는 이 장관이 장관의 역할을 할 수 없다. 결국 행안부를 장관 부재 상태로 만들어서 윤석열 정부의 치안·안전·재난대응 등의 기능을 멈추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남원 만인의총 교과서 수록 결의안 주도” 보람


▎2022년 8월 19일 박보균(오른쪽 둘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이용호 국민의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용호 의원은 21대 총선 당선 직후 민주당 입당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외면했고, 결국 이 의원은 12월 7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이 의원이 입당하자마자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선거위원장으로 임명,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소폭 상승하긴 했지만 여전히 낮다.

“첫째는 인사(人事)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려 했지만,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지는 못해서다.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고 하지 않나. ‘이제 뭔가 달라져야 할 때’라고 생각하며 윤 대통령을 선택했던 국민의 기대에 아직은 못 미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여곡절 끝에 여당 재선의원으로 일하고 있다. 2022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당연히 대선 승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선 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를 맡아 정치적으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또 의정활동으로 보면 정유재란 당시 순절한 1만여 명의 민·관·군 의사(義士)를 기리는 남원의 ‘만인의총’을 역사교과서에 싣도록 하는 국회 결의안을 주도해 채택시킨 일이 기억에 남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만인의총이 역사적으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21대 국회에서 이 의원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데 기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사회가 어떻게 하면 상생할 수 있을까’라는 부분을 고민하며 제도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이기 때문에 열악한 상황에 놓인 문화·예술인을 위한 지원책에 관심이 많다. 남은 임기 동안 그 부분에서 성과를 내고 싶다.”

새해 덕담 한 말씀 부탁한다.

“경제적으로 내년이 가장 어려운 시기라는 얘기가 많다. 이런 때는 잘사는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 사이에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러니 정부는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선제적 조치를 취하고, 국민께서도 슬기롭게 헤쳐나갔으면 한다. 어려울 때일수록 건강이 중요하다. 국민 여러분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하셨으면 좋겠다.”

- 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 사진 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202301호 (2022.12.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