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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5월 총성 ‘축제의 환호’로 승화한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광주 동구, 10월 충장축제에서 스페인 내전 희생자 기리는 ‘마스끌레타’ 재현
수천 발 폭죽으로 금남로 ‘불꽃 향연’…광주의 아픔 달래는 대동의 장 열릴 것


▎‘마스끌레타’는 매년 3월 열리는 스페인 발렌시아 ‘라스 파야스’ 축제에서 수천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리며 스페인 내전 희생자를 기리는 전통 의식이다. 사진 광주광역시 동구청
오는 10월 광주광역시 금남로 일원에 수천 발의 폭죽이 만들어내는 ‘불꽃 향연’이 펼쳐진다.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폭음이 거리에 울려 퍼지고, 희뿌연 폭연이 도시를 감싸는 장관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광주광역시 동구청(청장 임택)은 오는 10월 5일부터 5일 동안 열릴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 기간 중 7~8일 2일간 오후 2시부터 5분 동안 ‘광주 마스끌레타’를 개최한다고 12일 발표했다. 광주 금남로 한복판에서 불꽃과 폭음으로 기억의 심연을 울릴 스페인 ‘마스끌레타’가 ‘축제의 환호’로 승화되는 진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라는 게 광주 동구청의 설명이다.

‘제20회 광주 추억의 충장축제’는 금남로, 충장로, 예술의 거리, 5·18 민주광장 등 광주 동구 일원에서 열린다. 광주 동구는 올해 성년을 맞은 충장축제의 성공 개최를 위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문화올림픽 총감독으로 활약한 김태욱 감독을 위촉하고 ‘추억의 확장성’과 ‘지속가능성’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축제 프로그램은 ‘전 세대 간 공감을 바탕으로 한 추억의 확장성’과 ‘미래까지 이어지는 문화 코드의 강화’에 중점에 두고 기획했다.

마스끌레타는 매년 3월 열리는 스페인 발렌시아 ‘라스 파야스’ 축제에서 수천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리며 스페인 내전 희생자를 기리는 전통 의식이다. 5분가량 진행되는 이 폭죽 행사를 보기 위해 수십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발렌시아를 찾는 스페인 최고의 퍼포먼스로 알려졌다.

광주 동구는 이에 착안해 세계적 길거리 도심 문화예술 축제로 거듭난 충장축제에서 광주만의 마스끌레타를 재연하기로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총성이 울렸던 아픈 역사의 현장이자, 잊고 싶은 기억을 지닌 금남로에서 그날의 총성을 ‘축제의 환호’로 승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김태욱 충장축제 총감독은 11일 서울 광화문에서 중앙 언론사 기자들과 가진 설명회에서 “성년을 맞은 충장축제에서 진행될 불의 의식 마스끌레타는 ‘광주의 기억’을 소환하고 위무하는 특별한 의식”이라며 “마스끌레타를 충장축제의 새로운 킬러 콘텐트로 만들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임택 광주광역시 동구청장은 “매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는 충장축제를 즐기려는 국내·외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가을의 한복판 10월에 대동 정신을 전승하는 ‘광주다운 축제’, 시대와 세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는 ‘전 세계인의 축제’에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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