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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부산엑스포 “확고한 지지” 천명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김진표 의장, 캄보디아 공식 일정 시작…쿠은 쏘다리 국회의장과 회담
“부산엑스포 조기 지지 큰 도움”… 식량·안보 양국의 긴밀한 협력 강조


▎캄보디아를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 오전(현지 시간) 캄보디아 독립기념탑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 국회의장비서실
캄보디아를 공식 방문 중인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 오전(현지 시각) 프놈펜 독립기념탑과 시하누크 선왕 동상 헌화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의장은 헌화에 이어 쿠은 쏘다리 캄보디아 국회의장과 회담했다.

김 의장은 회담 자리에서 캄보디아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관련해 지난해 5월 외교부 명의로 한국을 지지해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는 “캄보디아가 조기에 우리를 지지해준 데 대해 깊이 감사드린다”며 “결선 투표 시까지 일관되게 한국을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쿠은 쏘다리 의장은 “부산엑스포에 대한 캄보디아의 지지는 확고하다”며 “우리는 친구”라고 화답했다.

김 의장은 “2000년 재경부 차관 자격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해 5000만 달러 규모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에 사인했는데, 20여 년이 지나 눈부시게 발전한 캄보디아를 다시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캄보디아 최초로 여성 국회의장에 취임한 쿠은 쏘다리 의장(6선)이 2050년 세계 경제 강국 도약을 기획하고 있는 새 정부를 뒷받침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쿠은 쏘다리 의장은 “캄보디아 인민당(CPP)이 82%의 지지로 평화롭게 권력 이양을 이뤄냈는데, 캄보디아 500년 역사에서 역사적 사건”이라며 “캄보디아 정부와 국회는 사회·경제 회복을 위해 농업, 관광, 과학기술, 중소기업 분야 등 다양한 부문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한국은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 발효된 한·캄 FTA(자유무역협정)와 올해 4월 체결된 한·캄 세관상호지원 MOU를 계기로 양국의 교역·투자가 활성화하고 있다”며 “340여 개 한국 기업이 건설, 금융, 제조업,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양국 간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한국·캄보디아 우정의 다리 사업’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통해 원활히 추진되고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이를 계기로 아세안의 중심 국가인 캄보디아가 한국과 손잡고 아세안·메콩강 주변국이 윈-윈할 수 있도록 앞장서 주면 좋겠다”며 캄보디아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쿠은 쏘다리 의장, IT·농업 기술 교류 요청


▎김진표 국회의장이 7일 오전(현지 시간) 캄보디아 하원 의회 환담장에서 쿠은 쏘다리 캄보디아 국회의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 국회의장비서실
쿠은 쏘다리 의장은 이날 농업 분야와 한국 국회의 디지털 시스템에 대한 기술 이전을 적극 요청했다. 그는 “한국은 IT 강국이자 농업 강국이기에 배울 점이 참 많다”며 “캄보디아는 식량 재배와 생산 부문 기술력이 아직 부족한 만큼, 농업 기술 이전뿐만 아니라 우리 국회 직원들이 한국 국회에서 디지털 시스템 구축에 대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한국과 캄보디아가 ODA 협력 사업을 처음 진행할 때도 한국형 행정 전산망을 캄보디아에 도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이를 다시 점검하고 관련 공무원을 훈련시키는 등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달 한국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캄보디아를 방문하는 등 양국이 농업 ODA와 식량 안보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캄보디아 망고가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한국은 종자 개량 기술이 강점인 만큼, 같이 ‘애플망고’를 만들어 세계로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면 좋겠다”며 “캄보디아와 농업 기술을 교류해 전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쿠은 쏘다리 의장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한 캄보디아의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은 한반도뿐 아니라 지역과 국제사회 전체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북한이 최근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주발사체’를 재발사했는데, 이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캄보디아가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여러 번 우려를 표명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앞으로도 단합해 단호히 대응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비핵화 의지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쏘다리 의장은 “우리의 외교 정책은 분명하다”며 “북한뿐만 아니라 어떠한 나라도 군사적 목적으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캄보디아와 한국 모두 뼈아픈 역사가 있었던 만큼, 평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남북한이 평화적 통일을 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며 회담을 마무리했다.

김 의장은 회담 뒤 ‘캄보디아 동포 및 경제인 대표 초청 오찬간담회’를 열어 현지 한인들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인 동포 20여 명은 한국 교민에 대한 캄보디아 당국의 불합리한 세제 문제 해결, 신남방 정책에 대한 실질적이고 가시적인 지원, 재외동포 아동수당 지급, 입국비자 간소화 및 코로나19로 인한 캄보디아 내 불법·장기 체류자들에 대한 지원, 프놈펜 한국국제학교 및 한글학교 지원 확대 등을 요청했다.

김 의장은 이에 대해 “지난 6월 재외동포청이 출범하면서 비자 간소화 등 여러 현안 해결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돌아가는 대로 오늘 청취한 여러 문제에 대해 여·야는 물론 정부 부처와 협의해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순방에는 김 의장을 비롯해 이종배·한무경 국민의힘 의원, 남인순·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송기복 국회의장실 정책수석비서관, 정운진 외교특임대사, 황승기 국회사무처 국제국장, 최만영 국회사무처 연설비서관 등이 함께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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