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만 매출 1조원 육박…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위탁생산(CMO) 수주 순항 속 하반기 4공장 램프업 가속, 내년 5공장 완공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3공장, 4공장, 1공장, 2공장 순이다. 4공장 뒤 바닷가 쪽으로 건설 중인 5공장이 자리한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가 보인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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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경제 위기 속에서도 지난 1분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거뒀다. 4공장의 매출 기여 증대와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대 등에 따른 성과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요 먹거리인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수주도 순항하고 있다. 올해 초 UCB, MSD와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일라이 릴리와 증액 계약을 성사시켰다. 증권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핑크빛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를 뛰어넘는 역대급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1~3공장이 풀가동하는 상황 속에 하반기에는 4공장도 전체 가동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저하고’ 패턴을 보일 것”이라면서 “최근 다양한 고객사로부터 CMO 및 위탁개발(CDO) 문의가 들어오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중장기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최근엔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매수를 권고해 눈길을 끈다. 골드만삭스가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권한 이례적 사례다. 골드만삭스는 4월 29일 발표한 리포트에서 “증명된 실적과 공격적 증설,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 견고한 영업, 현금 흐름 창출 능력을 통한 설비투자 등을 이유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한다”며 “목표 주가로 107만8000원”을 제시했다.
역대급 실적 전망, 골드만삭스도 주식 매수 권고
▎실험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구원들.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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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9469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60억원(31.3%), 영업이익은 296억원(15.4%) 각각 증가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은 증권가 예측대로 하반기에 더욱 호전될 전망이다. 4공장 가동률을 빠르게 상승시키고 있기 때문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수요 급증에 따라 선제적 투자를 통해 생산 능력을 확보했다. 2020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24만 ℓ)인 4공장 건설에 착공해 지난해 6월 전체 가동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능력은 60만4000 ℓ로 증가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하반기로 갈수록 4공장 매출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지속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앞서 제시한 전년 대비 10~15%로 동일하게 유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탁월한 속도 경쟁력을 바탕으로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제약사들과 대형 CMO 계약을 늘려가며 괄목할만한 수주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올해 들어서도 벨기에 UCB와 3819억원 규모의 CMO 증액 계약을 시작으로 미국 머크(MSD)와 928억원 규모의 신규 계약 및 1546억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5월에는 미국 일라이 릴리의 아일랜드 법인과 2562억원 증액 계약을 체결하는 등 5개월 만에 8855억원의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일라이 릴리 등과 장기 파트너십을 맺게 된 배경은 세계 최대 생산 능력과 스피드 경쟁력, 높은 품질 등을 바탕으로 신뢰를 쌓은 덕분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바이오 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 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했다. 또한 고객사의 긴급 물량 요청에도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등 고객 만족도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삼성바이오로직스의 배치(바이오 의약품을 1회분 생산하는 단위) 성공률은 99%로, 업계 최고 수준(업계 평균 90~95%)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기준 규제기관 누적 승인 건수 271건을 기록하면서 의약품 제조 관리 전 과정에서 뛰어난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주요 빅파마와의 신규·증액 계약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존 림 대표이사 취임 이후 GSK, 일라이 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노바티스, 화이자 등 빅파마와 연이어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에는 창사 이후 최초로 연간 누적 수주 금액이 3조원을 돌파하는 등(3조5009억원) 초격차 CMO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통상 빅파마와 신규 CMO 파트너사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빅파마 모두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것은 물론 기존 CMO사에서 이미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데다 신규 CMO 파트너십을 위해선 높은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CMO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 등장해 주요 빅파마를 고객사로 꾸준히 확보하며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4곳을 고객사로 확보한 상태다. 창사이래 누적 수주 총액은 125억 달러를 돌파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생산 능력, 다양한 포트폴리오, 지리적 거점 확보 등 3대 축 중심의 성장 전략을 통해 수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다.
글로벌 상위 빅파마 20곳 중 14곳 고객사로 확보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1바이오캠퍼스 (1~4공장). /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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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특히 빠르게 팽창하는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4월 5공장 착공에 돌입했다. 인구 고령화와 알츠하이머·비만 등 새로운 영역의 치료제 개발 흐름,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 시장 성장 등에 따라 글로벌 의약품 CMO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CMO 수주 물량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고객사 니즈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생산 능력 확장이 필수적이라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석이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 건설 기간을 기존 2025년 9월 가동 목표에서 5개월 앞당긴 2025년 4월로 변경하는 등 스피드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선점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5공장은 18만ℓ 규모로,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간 총 생산 능력은 78만4000ℓ에 달하게 된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의 운영 효율 극대화를 위해 설계 과정에서 다양한 부분에 자동화를 도입했다. 설비 통제 시스템을 통합해 중앙화하는 등 공장 제어와 데이터 관리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 고효율 친환경 보일러를 도입하는 등 탄소 저감을 위한 기술도 대량 적용했다.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빅파마향 상업용 의약품 CMO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안정적 성장성을 입증했다”며 “중단기적으로 증설과 안정적 수주 실적으로 성장 가시성이 높다”고 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포트폴리오 확장 측면에서 차세대 의약품인 항체·약물 접합체(ADC) 분야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올해 연말 준공을 목표로 ADC 전용 생산 시설을 건설하는 한편, 지난 3월에는 삼성물산과 함께 조성한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독자적 ADC 기술을 보유한 미국 브릭바이오(BrickBio)에 투자했다. 또한 지난 1월에는 미국의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VC)인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Flagship Pioneering)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 증가하는 글로벌 고객사와의 유연한 소통과 잠재 고객사 발굴을 위해 글로벌 추가 거점 진출 방안도 다방면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3월 SBA(Samsung Biologics America) 뉴저지 세일즈 오피스를 오픈했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고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거점 추가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제약 바이오 업계 최초로 CDP ESG 평가에서 ‘리더십(A-)’ 등급을 획득했다. 지난 1월에는 글로벌 지속 가능성 공급망 평가 기관인 에코바디스(EcoVadis)로부터 상위 1% 기업에만 부여되는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Platinum)’ 등급을 획득했다.
증권가 “ESG 등급 격상된 것도 수주에 호재”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국 왕실 주도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이니셔티브인 SMI(Sustainable Markets Initiative) 내 헬스 시스템 태스크포스(TF)에서 유일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자 공급망 분야 의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헬스 시스템 태스크포스 글로벌 제약사 6곳과 공동으로 공급사를 대상으로 한 공개서한(Open letter)을 발표하기도 했다. 서한에는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줄 것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담았고, 공급망 탄소 배출량 절감을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제시했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월에는 한국 기업 최초로 SMI가 인증하는 ‘테라 카르타 실(Terra Carta Seal)’을 획득하기도 했다. 테라 카르타 실은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혁신적인 로드맵을 제시한 기업에 수여된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UNGC(UN Global Compact)에 가입했다. UNGC는 기업이 노동·환경·반부패 분야 10대 원칙을 운영과 경영 전략에 내재화하고, 이를 위한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는 자발적 기업 시민 이니셔티브다.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9월 지속 가능성을 위한 항공 서비스 구매자 협회 (Sustainable Aviation Buyers Alliance)에도 가입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과학 기반 온실가스 감축 목표(SBTi) 이니셔티브 가입을 검토하고 있다.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ESG 평가 등급 격상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빅파마들로부터의 수주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