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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K방산 소프트웨어 강소기업 한컴인스페이스 

AI 기술력, 영상 솔루션 양 날개로 비상하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2012년 항공우주연구원 출신 설립, 정부·공공기관 상대로 실력 입증
위성 관제·운용 지상국,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로 꾸준히 성장해


▎한컴인스페이스가 개발한 웹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솔루션 ‘인스테이션’(InStation)의 모습. 사진은 지난 2022년 한컴인스페이스가 발사한 대한민국 최초 지구관측용 민간 상용 위성 ‘세종 1호’의 위성영상이다. / 사진:한컴인스페이스
현대전의 양상은 그 나라의 정보통신 기술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국이 보유한 촘촘한 정찰 위성과 고성능 드론을 통해 확보한 영상자료, 이를 판독하는 인공지능(AI)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는 전쟁의 판세를 바꿔놓았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방산 업체들은 최첨단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는 이유다.

국내 방산 소프트웨어 강소기업 한컴인스페이스(대표 최명진)는 1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정부기관과 주요 공공기관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며 실력을 입증해왔다. 2012년 항공우주연구원에 재직 중이던 연구원들이 설립한 한컴인스페이스는 위성 관제·운용 지상국 소프트웨어와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웹 기반 위성 영상 분석 솔루션 ‘인스테이션’(InStation)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인스테이션은 수신한 다종 위성의 영상 데이터를 시각화해 제공하며, 서로 다른 시기에 촬영한 동일 장소의 영상 자료를 대조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다시기 분석’ 기능이라고 하는데, 미사일의 발사 징후나 핵시설의 운용 징후를 감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 밖에도 영상 품질 향상이나 보정 등 영상처리 기능과 토지·식생·자원 파악에 주로 활용되는 밴드 조합 및 연산 기능이 탑재돼 있어 사용자의 활용 목적에 맞는 다양한 영상 분석 자료를 만들 수 있다. 더 나아가 웹 기반의 인공지능 딥러닝 솔루션 ‘에이아이 프로파일러’(AI Profiler)는 영상자료의 선박·차량·비행기 등의 객체를 탐지하거나, 변화된 지역을 자동 탐지할 수 있다. 이 또한 감시 대상의 전략자산 현황이나 군사 동향 등 민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한컴인스페이스는 이러한 기술력을 토대로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는 방산 사업에도 참여했다. 위성 및 유·무인 정찰기 등 주요 감시 정찰 자산으로 확보한 영상자료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전파하는 ‘다종매체 통합 영상 분석 시스템’ 개발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던 영상 분석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이 뒷받침됐기에 중소기업임에도 기술 신뢰도가 중요한 정부의 방산 소프트웨어 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었다.

대전시 화재 막는 ‘드론샛’(DroneSAT) 각광


▎한컴인스페이스의 ‘에이아이 프로파일러’(AI Profiler)가 AI 딥러닝을 통해 건물 탐지 결과를 개선해가고 있다. 좌측의 빨간색 영역은 기본 모델의 영상 분석 결과이고, 우측의 초록색 영역은 추가학습 모델의 영상 분석 결과다. 오탐지됐던 부분들이 모델 업데이트에 따라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사진:한컴인스페이스
한컴인스페이스는 최근 드론이나 고해상도 PTZ(PAN·Tilt·Zoom)카메라 등 다종 매체를 하나의 시스템에서 통합 관제·운영하고 그로부터 수신한 영상을 AI로 분석해 넓은 지역을 감시·정찰하는 솔루션인 ‘인뷰’(InView)를 개발했다. 인뷰는 격오지(隔奧地)의 산업현장이나 재난구역, 국경 및 해안 감시 등 민·군을 가리지 않고 널리 활용될 수 있는 다목적 감시 솔루션이다. 이것은 한컴인스페이스가 대전시와 함께 2023년부터 서비스 중인 ‘스마트시티 무인 드론 안전망’에서 진일보한 형태의 솔루션이다.

무인 드론 안전망은 대전시 15개소 119안전센터 옥상에 배치된 드론샛(DroneSAT, 드론과 드론스테이션 및 관제 운용 시스템을 결합한 솔루션)과 대전시 통합 플랫폼 서비스를 연계해 화재신고가 접수되면 드론이 즉시 현장에 출동해 영상을 촬영하고 소방상황실에 전파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드론이 현장으로 접근하는 도중 사전에 설정된 보안시설 또는 고층빌딩을 만날 경우 우회해 목적지로 향하며, 임무를 마치면 드론스테이션으로 자동 복귀해 배터리를 충전한다. 드론샛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처럼 인뷰 또한 드론 및 카메라의 관제와 운영에 있어서 AI 기반의 완전 무인화를 목표로 한다.


▎한컴일렉트로옵틱스의 고성능 장거리 감시 카메라인 VEGA의 모습. 한컴인스페이스는 2022년 캐나다 보안 시스템 기업 어센던트 그룹의 자회사 ‘인피니티 일렉트로옵틱스’와 합작회사(한컴 일렉트로옵틱스)를 설립, 우주-항공-지상 영상 데이터 벨트를 구축했다. / 사진:한컴인스페이스
최명진 대표는 “미래 방산사업에서 소프트웨어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특히나 영상 분석 소프트웨어 같은 기본 중의 기본을 뒷전에 놓고는 다음 단계로의 진전을 꾀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로 다매체 실시간 영상 분석 기술을 더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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