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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 톺아보기] 민주당은 ‘비판 실종’, 국민의힘은 ‘계파 갈등’ 

 

최현목 기자
민주당, 최고위원·경기도당위원장 후보 모두 “이재명과 함께” 캐치프레이즈
나경원‧원희룡‧윤상현의 ‘배신의 정치’ 협공에 한동훈 “악의적 프레임”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월 24일 오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상반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이재명 전 대표 ‘일극(一極)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대세론을 이루는 한동훈 후보를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가 포위하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양당 내부에서 각각 ‘비판 실종’, ‘계파 갈등’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우선 민주당에는 7월1일 현재 이 전 대표의 경쟁자가 보이지 않는다. 사실상 이 전 대표를 추대하느냐, 찬반투표를 하느냐만 남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이러한 일극 체제 기류는 선거판 곳곳에서 감지된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재명과 함께 정권교체’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8월 당대표와 함께 선출되는 민주당 경기도당위원장 선거 출마자 역시 ‘이재명과의 동행’ 이력을 내세우며 친명 지지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정당 내 민주주의의 실종, 비판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계파색이 옅은 재선 의원실 관계자는 “당은 평소에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있어야 선거 때 중도층으로 확장해갈 동력을 얻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한방향으로만 흘러가는 현재 분위기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배신의 정치"주장에 때 아닌 ‘박근혜 탄핵’ 소환

반면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계파 갈등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친윤 성향의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당대표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후보 간 불화설을 부각하는 ‘배신의 정치’ 프레임으로 한 후보를 협공하는 가운데 한 후보는 “악의적 프레임이자 공포마케팅”이라고 맞서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전날 한동훈 후보를 겨냥해 “특정인에 대한 배신이 국민을 위한 배신이면 이해할 수 있지만, 사익을 위한 배신이라면 다른 차원”이라고 했으며, 원 후보 역시 “인간 관계를 하루아침에 배신하고, 당원들을 배신하고, 당정 관계를 충돌하면서 어떤 신뢰를 얘기할 수 있다는 건가”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도 “절윤(絶尹, 윤 대통령과 절연)이 된 배신의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비판의 고삐를 당겼다. 이에 한 후보 측 정광재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어 “아무리 공한증(恐韓症, 한 후보를 두려워한다는 의미)에 시달린다 해도 협박과 분열의 정치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신의 정치’ 프레임은 보수 지지층 사이에 트라우마로 자리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까지 소환하는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밝히자, 박 전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는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이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거세게 충돌했다. 보수 진영은 이러한 당정 갈등이 분열로 이어졌고,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저지할 힘을 잃게 됐다고 주장한다. 현재 민주당 등 야권이 윤 대통령 탄핵을 공공연히 거론하는 상황에서 ‘배신의 정치’가 당대표 선거 당락에 실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최현목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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