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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에 매달려 새장 떠나기 거부한 새 

보나르의 모델 마르트, 불안정한 정신상태로 화가에 집착…화가에겐 영감의 샘 역할 

외부기고자 이주헌 아트스페이스 서울 관장
보나르, '욕조 속의 누드', 1941~46년께, 캔버스에 유채, 122×151㎝, 카네기 미술관.보나르, '남과 여', 1900, 115×72.5㎝, 오르세 미술관.보나르, '빛을 받는 누드', 1908, 124.5×109㎝, 브뤼셀 왕립 미술관.스스로 새장 속에 갇히기를 원한 한 마리의 새가 있었다. 새장의 주인이 그 새만을 바라보며 그 새에게 모든 정성을 쏟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새장에 갇힌 새는 새장의 문이 열려 있어도 결코 나가려 하지 않았고, 새장의 주인은 그 새를 바라보는 것으로 평생의 낙을 삼았다. 그 새가 죽었을 때 더 이상 지저귀는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새장의 주인은 영원한 슬픔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달았다.



색채의 마술사 피에르 보나르(1867∼1947)와 그의 영원한 모델 마르트(1869∼1942). 두 사람은 앞서 새 이야기의 새장 주인과 새와 같은 사이였다. 보나르가 마르트를 만난 것이 1893년의 일이니, 보나르의 나이 26세, 마르트의 나이 24세 때였다. 그러나 그때 마르트는 자신의 나이가 16살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늘 자신에 대한 진실을 감추길 원했고, 평생 자신이 꾸민 상상의 세계 속에 깊이 침잠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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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호 (202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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