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I LOVE YOU’는 짧은 시간에 한 에피소드의 시작과 결말을 다 보여주는 TV 시트콤 형식을 띠고 있다. “당신을 사랑해요.” 너무 흔해서 가끔 값어치 없어 보이지만 언제 들어도 설레는 말이다. 결혼한 지 10여년이 지난 필자는 아내 앞에서 이 말은 쓴 것은 신혼 초밖에 없는 것 같다. 세월이 흐르고 세파에 찌들어 감정은 메말라 화석이 된 지 오래다. 불현듯 케케묵은 마음 한 구석 빗장을 열고 그 말을 꺼내자니 왠지 낯부끄럽다. 닭살이 돋고 쭈뼛쭈뼛하다. 또 포기한다.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닌데 말로 표현하는 것은 왜 이리 힘든 일인가. 필자도 가부장 정신으로 똘똘 뭉친 보통 ‘대한남아’라는 촌티 딱지를 떼지 못한 모양이다. 필자처럼 직설법에 약한 사람들이라면, 그저 이 뮤지컬 한편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보길 권한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