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11 삶을 바꾼 히트상품-갤럭시SⅡ 

놀라운 세상을 손에 쥐다
스마트폰 대중화 선도 

박상주·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sangjoo@joongang.co.kr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 힘입어 세계 스마트폰시장 2위에 올라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건 다시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인류의 삶은 새롭고 기발한 제품 덕에 진화해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새로운 제품이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왔다. 이코노미스트는 2011년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거나 삶을 바꾼 5개 제품을 선정했다. 휴대폰 하나로 더욱 똑똑한 세상을 만든 갤럭시SⅡ, 빨간 국물 일색인 라면시장에 반란을 일으킨 꼬꼬면, 대화의 틀을 뒤바꾼 카카오톡, 금빛 찬란하다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세인의 큰 관심을 끈 금,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스티브 잡스가 남긴 책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어떻게 우리 삶에 파고들었는지 들여다봤다.


#1. 올해 2월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 전태인씨는 문화 충격을 경험했다. 학생 식당 점심메뉴가 궁금하다고 했더니 후배 한 명이 바로 갤럭시SⅡ를 꺼내 식단을 알려줬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후배들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강의계획서와 수업 자료를 다운받고 성적을 확인했다. 스마트폰으로 도서관 열람실의 좌석도 확인했다. 전태인씨는 “스마트폰이 대학 생활 전체를 바꿔놓은 것 같다”고 말했다.

#2. 올 6월에 첫 돌을 맞은 딸을 키우는 초보엄마 박희경씨에게 갤럭시SⅡ는 육아 필수품이다. 아이에게 이상이 생기거나 육아와 관련된 정보가 필요할 땐 스마트폰으로 확인해 도움을 받는다. 밖에서 아이가 갑자기 울음을 터뜨려도 스마트폰으로 만화영화를 보여주면 금새 눈물을 멈춘다. 스마트폰으로 아이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는다. 박 씨는 “한번 외출하려면 챙겨야 할 아이 짐이 엄청난데 갤럭시SⅡ를 구입하고 나서는 따로 장난감이나 카메라를 챙기지 않아도 괜찮아 너무 좋다”고 말했다.

#3. 증권사에 다니는 이명훈 부장은 출·퇴근 길이 괴롭다. 인천에 있는 집에서 서울의 회사까지 1시간 반 정도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7월 갤럭시SⅡ를 구입하면서부터는 얘기가 달라졌다. 아침 출근길에는 미리 다운받아 넣어둔 드라마나 영어 강의를 보고 퇴근길에는 DMB 기능을 활용해 TV 시청을 한다. 괴롭던 출·퇴근 길이 이제는 즐겁기까지 하다. 특히 늦은 밤 시간 버스를 이용해 퇴근할 때도 갤럭시SⅡ의 도움을 톡톡히 받는다. 버스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다. 예전에는 배차 간격이 20~30분이나 되는 인천행 버스를 기다리느라 추운 길에서 마냥 떨고 있어야 했다. 지금은 버스정류장 근처 편의점에서 느긋하게 음료를 마시고 있다가 버스가 도착한다는 정보를 보고 움직인다.

1초에 1대 꼴로 팔려

#4. 대학생인 두 딸을 둔 박동훈씨는 얼마 전 스마트폰을 구입했다. “요즘 스마트폰을 안 쓰면 구식 취급 받는다”는 딸들의 성화에 못 이겨서다. 딸들은 눈이 나쁜 아버지를 생각해 4.3인치로 넓은 화면을 가진 갤럭시SⅡ를 추천했다. 처음에는 적응하느라 힘들었지만 어느 정도 손에 익으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카카오톡 메신저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SNS를 통해 딸들과 대화가 늘었다. 직장 동료에게 물어 웃긴 동영상을 딸의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친구들이 신세대 아빠라며 엄청 부러워한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이들처럼 스마트폰을 유용하게 쓰는 사람은 11월 말 기준으로 2000만명이 넘는다. 올해 3월 1000만명에서 1년도 되지 않아 2배로 급증했다. 전체 인구의 40%, 경제활동 인구의 80%가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스마트폰에 눈을 뜨게 만든 건 애플의 아이폰이지만 대중화를 이끈 건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다. 올해 10월 갤럭시S와 갤럭시SⅡ는 국내외에서 누적 기준으로 3000만대 넘게 팔렸다.

국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특히 4월 말 나온 갤럭시SⅡ는 5개월 만에 1000만대 판매기록을 세웠다. 1초당 1대 꼴로 팔렸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을 훌쩍 뛰어 넘었다.

갤럭시 시리즈의 브랜드 파워가 커지면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2위에 올랐다. 국내 1위는 물론 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유럽 10개국에서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1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올 한 해 휴대폰 출하량은 3억대를 돌파했다. 1988년에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24년 만에 ‘연 3억대 시대’를 연 것이다. 세계적으로 노키아에 이어 두 번째 기록이며, 국내 업체로는 처음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휴대폰 누적 판매량은 총 16억대다.

갤럭시SⅡ의 판매량 증가로 안드로이드 앱 사용자도 크게 늘었다.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 시장도 커진 것이다. 아이폰의 어플리케이션만 만들던 개발자들도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 시장으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웹디자인을 하던 디자이너도 안드로이드 모바일 디자인에서 새로운 일감을 얻고 있다.

갤럭시SⅡ는 전작보다 제품의 완성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가 말하는 갤럭시SⅡ의 특징은 초고속(Speed), 초고화질(Screen), 초슬림(Slim)을 의미하는 ‘3S’다. 초고속은 정보처리 속도와 통신속도를 뜻한다. 현존하는 가장 빠른 CPU인 1.2GHz 듀얼코어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에 구글의 최신 안드로이드 플랫폼인 진저브래드를 최적화시켰다. 멀티태스킹 속도, 동영상·사진 로딩속도, 3D게임 성능 등을 크게 개선했다. 갤럭시SⅡ의 통신속도가 빠른 건 일반 3G망과 비교해 최대 3배나 빠른 21Mbps ‘HSPA+’를 국내 최초로 지원하기 때문이다.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인 듀얼밴드 Wi-Fi로 최대 300Mbps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속도를 말할 때 갤럭시 S 시리즈의 최신작인 ‘갤럭시SⅡ LTE’를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첫 LTE 스마트폰이다. 3세대 스마트폰보다 속도가 4~5배 빠르다. 이동 중에도 끊김 없이 LTE 통신을 구현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이 쉽지 않았다. 갤럭시SⅡ 개발팀은 제품 출시를 앞두고 3개월 동안 하루 8시간씩 차를 타고 다니면서 LTE 통신 품질을 시험했다. 삼성전자 황재호 수석연구원은 자동차로 1만6000㎞를 넘게 운전하면서 전국 통신 상황을 점검했다. 김성배 수석연구원은 “제품 출시를 얼마 앞두고 분당의 한 LTE 통신망 지역 건물 엘리베이터에서 통신 품질을 테스트했는데 문제점 하나를 해결하려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8시간 동안 씨름했다”고 말했다.

더욱 크고 선명한 화면

초고화질은 4.3인치 ‘슈퍼아몰레드 플러스’로 구현했다. 갤럭시S II의 화면은 갤럭시S보다 14% 커졌다. 화질이 더욱 선명하지만 전력 소모량은 오히려 줄였다. 고화질 영상을 오랫동안 볼 수 있게 만든 비결이다. 초슬립은 갤럭시SⅡ의 디자인 특징이다. 갤럭시S보다 더 얇고, 더 가볍다. 갤럭시SⅡ는 뛰어난 성능에도 갤럭시S의 9.9mm 두께보다 1mm가 줄어든 8.9mm의 초슬림 두께를 자랑한다. 무게는 갤럭시S와 같은 121g에 불과하다. 갤럭시SⅡ를 디자인한 삼성전자의 방용석 책임연구원은 “진짜 스마트한 스마트폰을 디자인하자, 스마트하게 보이는 방법이 무엇일까를 과제로 삼았다”고 말했다. 갤럭시S가 친근감 있는 형태였다면, 조금 더 스마트하고 딱 부러지는 느낌, 곡선을 사용하되 두루뭉실하다는 느낌보다는 스마트한 느낌을 살리는데 주력했다는 것이다. 그는 “무조건 얇다고 좋은 게 아니라 얇으면서도 적절한 그립감도 고려해야 했다”면서 “그립감, 라운드의 형태, 제품을 쥘 때 손이 받는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인지 등등 과학적 접근을 많이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예쁜 디자인보다 사용하기 편한 디자인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이다.

1118호 (2011.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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