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ews

창업자가 분석한 스카이마크 파산의 교훈 - 난기류에 흩뿌려진 ‘항공혁명’의 꿈 

日 항공 업계 3위에서 추락 ... “환경 변화 못 내다보고 비싼 A380 대량 발주” 


▎스카이마크 에어라인스 창업자인 사와다 히데오.
지난 2월 초 일본 도쿄 지방법원은 일본 항공 업계 3위인 스카이마크의 민사재생법(한국의 기업회생와 유사)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스카이마크는 5월 말까지 회사 재생 계획안을 만들어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스카이마크의 경영파탄 이후, 창업자인 사와다 히데오는 줄곧 침묵을 지켜왔다. 일본 최대 여행사 HIS를 키운 일본의 대표적인 벤처 경영자 중 한 사람인 그는 저비용항공(LCC) 시대의 도래를 가장 빨리 꿰뚫어 본 인물이다. ‘항공혁명’의 꿈을 꿨던 그로선 지금의 초라한 스카이마크를 상상하지 못했을 터다. 난기류에 휩싸인 듯 흔들리다 결국 파탄을 맞은 스카이마크를 그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

당시 왜 스카이마크 에어라인스를 창업했나?

“약 20년 전 세계적으로 LCC가 서서히 주목 받기 시작했다. 일본에도 그런 시대가 도래할 것을 감지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40년 간 새로운 항공회사가 설립된 적이 없었고, 일본항공(JAL)이나 전일본공수(ANA)에 ‘(LCC를)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이야기해도 돌아오는 건 ‘일본에서는 아직 필요 없어요’라는 대답뿐이었다. 그렇다면 스스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설립 초기엔 경험 부족으로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항공요금을 절반으로 내놓았을 때 탑승률이 80~90%까지 상승하는 등 어느 정도 반응이 있었지만, 타사도 절반 가격을 제시했다. 그러자 고객들은 브랜드 파워가 있는 JAL이나 ANA로 가버렸다. 이후 탄력적인 요금 체계를 도입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씩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 7년 만에 약 10억엔의 흑자를 달성한 뒤 경영권을 니시쿠보 신이치 전 사장에게 넘겼다.”

원래는 좀 더 오래 직접 경영할 생각 아니었나?

“막상 해보니 상당한 설비투자가 필요한 비즈니스라는 걸 실감했다. 가지고 있는 HIS의 체력으로 앞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섰다. HIS 임원회의에서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HIS는 여행 사업에 집중하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진행됐다. 그래서 한 금융회사로부터 니시쿠보 사장을 소개받았다. 인터넷 관련 회사를 상장시킨 경험이 있었고, 자금력도 훌륭했다. 소신이 강해 다소 편향된 면이 없지 않았지만 의욕을 높이 샀다. 그 ‘(회사를) 꼭 달라. 스카이마크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했다. 항공사는 값이 꽤 나가기 때문에 돈이 있다 해도 어지간한 확신이 아니면 살 수 없다. 사탕 가게를 사는 게 아니니까. 그런 사람(자신 있게 회사를 달라는 사람)이 없었다. 항공업에 대해서는 거의 문외한이었지만 경영 수완을 가지고 있고, 특히 자금 운영에 있어 경험치가 상당히 높다고 느꼈다.”

경영권을 넘긴 뒤 스카이마크를 어떻게 보았나?

“회사를 양도한 이상 깔끔하게 물러났다. 스카이마크 경영에 일절 참견하지 않았다. 다만 ‘안전하게 날아줬으면’하는 바람은 있었다. 신문에서 스카이마크에 관한 기사를 보고 위기감을 느낀 적은 있지만 아무런 의견을 내비치지 않았다. 남의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지만, 판단 미스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항공기를 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지나쳐서는 안 된다. 기업이란 것은 능력면에서의 밸런스(그릇)가 필요한데 그 능력을 넘어서면 위험하다. 스카이마크가 에어버스로부터 초대형기 A380구입을 결정했을 당시는 경영 상태가 좋았겠지만 섣부른 판단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A380이 아니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란 뜻인가?

“틀림없이 그랬을 것이다. 가장 큰 판단 미스는 1대에 몇백억엔이나 하는 대형기를 에어버스에 대량 발주한 점이다.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 정말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했다. 기업은 잘 될 때도 안 될 때도 있다. 최고의 순간이 계속되면 좋겠지만, 경영자는 최악의 순간도 늘 생각해야 한다.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린 판단이라고 본다. 물론 스카이마크의 속사정은 나도 모른다. 경영진도 아니고, 발언도 조언도 하지 않았다. 니시쿠보의 당시 경영 판단을 상상하자면 JAL 파산에 따른 영향이 컸으리라 생각한다. 치열한 경쟁 상대가 순식간에 사라 졌고, 당시의 엔고 덕에 비행기를 아주 싸게 구입할 수 있었다. 초대형기를 구입할 적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항공사는 환율 변화와 연료비, LCC 경쟁체제 등의 환경 악화를 늘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하네다 공항에 발착 횟수를 유지하면서 ‘보잉737’만으로 꾸려나갔다면 지금도 스카이마크는 흑자 경영이지 않을까?”

니시쿠보 사장에게 조언해 줄만한 사람이 필요했던 것은 아닐까?

“그건 경영자의 개성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가 여러 가지로 고립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본다. 임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돕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했다. 경영권을 넘겼고, 그래서 어떤 말도 할 수 없었지만 최소한의 협력은 하고 싶다고 말했었기에 지금 같은 상황이 나로서는 매우 유감스럽다.”

스카이마크를 넘긴 후 니시쿠보 사장과 만났나?

“전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만남도 없었다. 나는 하고 있는 일이 있었고, 그도 내가 괜히 참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을 터다. (경영권을) 넘긴 것이니 안전하게 비행했으면 하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었고, 그 다음으로 회사가 잘 경영되었으면 하는 점이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내가 만든 회사니 안전하게 오래갔으면 하고 생각했다. (스카이마크의 새 제복 치마가 너무 짧은 것과 관련해) 미니스커트? 독창성이나 개성을 보여주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늘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 나는 미니스커트가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킨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경영 파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A380을 몇 대나 발주했는지 처음에는 몰랐지만, 알고 난 후에는 도가 지나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카이마크에 수천억엔을 지불할 체력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후 에어버스와 분쟁하고 있는 것을 알았을 때 ‘역시 그랬구나’라고 생각했다. 단계를 거쳐 비행기를 늘려갔다면 좋았을 텐데. 정말로 큰일이라고 느낀 것은 (경영 파탄) 약 한달 전쯤부터다. 장밋빛 조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기재구입비나 임대료가 높아진다. 더구나 JAL이나 ANA, 여러 아시아 회사가 LCC에 뛰어들었다. 종국에는 경쟁적으로 가격을 인하했다.”

맨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기분은?

“나는 여전히 약 6%가량을 보유한 주주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스카이마크 측에 상황을 문의했으나 그 임원은 ‘딱히 별 문제 없다’고 답했다. 그래서 파탄 소식도 뉴스를 통해 알았다. 충격이라기보다 안타까웠다. 몇 달 가까이 걱정을 해왔기 때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도와주라고 담당자에게 지시했었다. 경영엔 일절 간섭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가벼운 지시였지만 그쪽에서 원치 않는 것 같았다. 더구나 나는 니시쿠보 사장과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다. 괜히 만나서 이야기하면 상대방도 신경이 쓰일 테고, 주변에서 안 좋은 소리가 나올 것 같아 접촉은 삼갔다.”

여러 제휴 안건이 나돌았다.

“JAL은 엄청난 국비를 투입해 재건에 성공한데다 라이벌인 스카이마크와의 공동운항은 세상이 인정하지 않을c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ANA로 가더라도 ANA의 하네다 발착대수가 급격히 증가하면 경쟁 구도상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어느 쪽으로 흘러간들 좋은 방향은 아니다. 경영 개선을 통해 재건을 도모하는 수밖에 없다. 그것이 고객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스카이마크는 JAL이나 ANA를 지향하는 회사가 아니다. 규모 면에서도 체력 면에서도 그러하다.”


만약 본인이 직접 니시쿠보 사장과 손을 잡았다면 금융회사의 태도가 달라졌을 지 모른다.

“그건 ‘만약’의 이야기다. 분명 우리 쪽에서 메인 은행을 갖고 있으며 자금력도 1000억엔 이상 된다. 우리가 나선다면 협력은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쪽에서 원하지도 않는데 이쪽에서 ‘하자’고 이야기할 순 없다. 분명히 말해 걱정돼 상황을 물으려고 했지만 손을 내밀지 않았다.”

향후 스카이마크가 갈 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스카이마크를 설립한 사람이다. 스카이마크가 앞으로 제3극(JAL과 ANA 어느 쪽도 아닌)으로 경영하는 것을 전제로 협력 요청이 있다면 협력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확실히 HIS의 기업 규모는 예전과 비교도 되지 않는다. 브랜드 파워도 자금력도 10배 이상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스폰서가 될 생각은 없다. 스카이마크를 위한 것이니 가능성이 제로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방식으로 협력이나 요청이 필요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경영 파탄은 유감스럽지만 꼭 부활해서 좋은 경쟁을 펼쳐주길 바란다.”

- 일본 경제 주간지 주간동양경제 특약, 번역=김다혜

1275호 (2015.03.0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