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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한 중국 양회(兩會) - 내용과 형식 파격 그 자체 

개혁 강공 펼치는 시진핑 정부 ... 기존 관행도 모두 깨뜨려 

홍창표 KOTRA 중국지역본부 부본부장

▎중국 최대 연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진행 중인 3월 12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비롯한 중국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 서열순에 따라 일렬로 입장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정부의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3월 3일 막을 올렸다. 올해로 집권 3년차를 맞은 시진핑 정부가 2015년을 ‘전면적인 개혁심화를 위한 해’로 선포해 국제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부패척결, 계층 간 균형발전, 환경문제 개선을 요구한 민심을 얼마나 반영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였다.

올해 양회는 파격 그 자체였다. 내용은 물론이고 형식적인 면에서도 과거와 달랐다. 경제 운용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면서 주요 경제지표 목표치가 하향 조정됐다. 또 경기 활성화를 위한 세수 감면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금 부담을 경감해주는 재정 정책도 나왔다. 경제성장률 목표를 지난해 7.5%에서 7%로 하향 조정한 것은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자원 분배 불균형과 노동력 감소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제조업 위주의 전통적 성장모델에서 탈피해 신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기술 및 경영방식을 혁신하는 개혁방안이 논의 됐다.

경제성장률 목표 하향 조정


그 과정에서 ‘중국대뇌’라는 신조어가 화제가 됐다. 정협위원으로 3년째 양회에 참석한 리옌홍 바이두 회장은 3월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교육·국방 등 분야에 스마트 정보 인프라를 확대 적용해 사회 각 계층이 첨단기술 서비스 혁신의 결과물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중국대뇌’라는 표현으로 압축해 말해 다수의 호응을 얻은 것이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산업 구조 및 브랜드 혁신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창업 장려 정책을 촉진해 노동인구의 취업기회를 확대하고 주민소득 증대에 기여해야 한다는 방침도 나왔다. 창업활성화를 위해서는 국가 자주혁신 개발구, 창업 인큐베이터 운영 등의 후속 조치가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및 계층간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내륙 지역 인프라 건설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업 농민 육성, 농민 소득구조 개선 등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양회 이후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중앙정부에 대한 권한 축소 논의와 함께 뜨거운 감자였던 금융시스템 및 국유기업 개혁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양회 참석자들은 공직자 권한 축소 및 이양이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 완화와 정부 행정 효율 극대화에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며 시진핑 정부 개혁 드라이브에 힘을 실어줬다. 앞으로 공공기관 업무 방식 개선과 이들 기관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관리감독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중국 정부가 최초로 ‘제3기관 정부운영평가 시스템 도입’ 계획을 내놓은 것도 유심히 볼 대목이다.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분배하는 동시에 공무원에 대한 관리감독과 업무 추진의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조치로 보인다. 실제 중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모델을 중국에 도입하기 위해 한국의 교수를 초빙해 프로젝트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공직자 재산공개 의무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움직임이 과학기술·교육·연금보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전망이다.

관례 깨고 양회 기간 중 퇴출 인사 단행

올해 양회에서는 다양한 파격이 화제가 됐다. 양회기간 중 정부 고위 관료에 대한 퇴출 인사를 단행해 기존 관행을 과감히 깨뜨렸다. 양회를 전후해 고위 관료에 대한 물갈이가 이뤄졌다. 약 40여명에 달하는 전인대 대표 및 정협위원이 퇴출됐다. 이는 과거 5년 간의 합계보다도 많은 규모다. 양회의 개막일인 3월 3일에도 ‘호랑이급’ 지방 고위 관료의 낙마를 발표하기도 했다. 양회기간 동안 퇴출 인사를 하지 않는 관행을 타파해 공직사회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대중에 내보인 것이다.

이번 양회에서는 젊은층의 대표 선출 비중도 커졌다. 1990년대 출생자를 일컫는 ‘지우링허우(20대)’ 출신 3명이 이번 양회에 새롭게 참가했다. 최근 젊은 세대의 양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소셜네트워크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그들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이 주요 관심분야는 대학입시 개혁, 창업지원 정책, 공무원 시험, 사회복지 제도, 환경보호 등으로 모아진다.

이번 양회는 애연가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양회로 기억될 전망이다. 휴식시간을 비롯해 각 위원회 대표 상주지역과 전인대 규정에 명시된 구역에서는 전격적인 금연 조치가 내려졌다. 재떨이와 라이터를 비치하지 않는 등 담배연기 없는 회의가 됐다. 인민을 대표하는 지도층부터 공공장소에서 금연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또 참석자를 대상으로 향응을 제공하는 것을 엄격히 차단했다. 고급 요리 대신 일반 가정식 메뉴가 제공되는 10가지 금지조치가 내려지면서 대중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1277호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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