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인더스트리 4.0에 주목하라 

 

정철 지멘스 PLM 소프트웨어 코리아 사장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은 제조업의 대도약을 위한 제조업 혁신 3.0 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제조업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펼치기 위해서다. 한국은 제조업 부흥에 나선 선진국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 중인 신흥국 사이에서 ‘신(新)샌드위치’ 위기에 처해있다. 딜로이트와 미국 경쟁력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2013년 5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0년 3위에서, 2단계나 하락한 것이다. 조사엔 미래 전망도 있었다. 5년 후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중국·인도·브라질에 밀려 6위로 밀려난다는 예측이었다.

정부는 창조경제를 기반으로 전자·자동차·철강·조선·화학 등 제조 전반에 걸친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부 전략의 중심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에 기반한 신 제조업 창출을 통한 경쟁력 강화다. 정부는 기업이 제조 혁신을 달성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주력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정보통신(IT)과 소프트웨어, 사물 인터넷을 접목해 2020년까지 1만개의 공장을 스마트화 할 예정이다.

스마트 공장이라 불리는 미래 제조환경은 독일이 앞서고 있다. 독일은 기술 리더이자 수출 강국이지만, 신흥국과의 저가 생산 경쟁이 고민이었다. 한국과 중국 등 후발 산업국들의 기술 추격에 위기를 느끼고 하이테크 전략을 세웠다.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가 등장한 배경이다.

차세대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인더스트리 4.0의 핵심은 ICT와 제조의 결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있다. 기계와 사람, 인터넷 서비스가 상호 연결된 생산 패러다임의 대대적인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센서, 모바일 기기와 같은 물리적 세계의 사물들이 인터넷 상의 재고 관리나 고객 관리, 제품수명주기 관리 등의 서비스와 연결된다. 과거의 일반적인 자동화 환경에서는 생산 공정에만 ICT 기술을 활용했다. 하지만 인더스트리 4.0에서는 제품 개발부터 상품 제조, 서비스를 포함한 모든 공정의 최적화가 가능하다. 이는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로 나타난다. 또한 다품종 대량 생산에서 고품질의 고객 맞춤형 소량 생산 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 고객의 피드백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제조할 수도 있다. 이는 그만큼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음을 뜻한다. 의사결정 직후 제품 생산에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들고 같은 공장 라인에서 더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제품 개발과 공정상 오류를 점검하며 효율성을 높이는 과정이 동시에 진행된다.

인더스트리 4.0은 독일이란 특정 국가의 정책에서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기술 흐름 또는 정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제조 혁신을 통한 4차 산업혁명으로의 진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의 움직임은 글로벌 제조국 사이에서 경각심을 자아냈다. 미국과 일본이 스마트 공장라인 연구를 대폭 강화하며, 글로벌 스탠더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국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게도 기회다. 저성장을 탈피하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도구로 인더스트리 4.0을 어떻게 도입하며 활용할 것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제조업과 세계적인 IT 기술을 보유한 한국에게 이번 변화는 기회라 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1278호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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