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하려면 

 

차문현 펀드온라인코리아 대표

회사만큼 다양한 세대가 한 장소에 모여 있는 곳도 드문 것 같다. 우리 회사만 해도 가장 나이 많은 직원이 1950년대 생이고, 가장 젊은 직원이 1980년대 생이다. 요즘 많은 회사의 경영계층은 이른바 ‘475세대’다. 즉 1990년대에 40대를 보내고 1970년대 대학 생활을 했고 1950년대 태어났다. 이들 다음으로 중상위 관리자층에는 ‘386세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들은 1990년대 30대 시절을, 1980년대 대학생활을 보냈던 1960년대 출생자로 우리 사회 민주화를 이끈 주역들이다.

다음으로 회사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세대는 1970년대 이후 태어난 ‘X세대’이다. 회사의 막내는 1980년대 태어난 ‘Y세대’가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다른 시대를 살아온 여러 세대가 한솥밥을 먹고 있으니 이래 저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특히 이런 갈등이 사회적으로 확대되면서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종종 잠재돼 있던 다른 세대에 대한 불만이 예상치 못한 형태로 표출되기도 한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세대 간 오해는 불가피한 것으로 해소 또한 쉽지 않다”며 “문제를 줄이려면 기성 세대가 먼저 스스로 책망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함께 어울려 사는 것은 기성 세대의 노후 인생에도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노후에 실버타운 등 은퇴자들끼리 모여 사는 것보다 자녀를 포함한 젊은 세대와 함께 사는 노인들의 행복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많은 은퇴자가 대학가 등에서 젊은 대학생들과 함께 어울려 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노후 준비 중 하나로서 젊은 세대와 원활한 소통 방법을 가르치는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와 함께 어울려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젊은 세대에 대한 인식부터 바꾸어야 할 것이다. 종종 주말이면 산에 가는 데 등산로 입구에 이런 말이 있다. ‘자연은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다.’ 이는 기성 세대의 관점에서 나온 말로 앞선 세대는 다음 세대에게 무언가 물려준다는 시혜적 관점이다. 이러한 관점으로는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 어렵다. 이를 벗어나 ‘자연은 후손에게 빌려온 소중한 자산이다’라는 관점으로 바꾸어야 한다. 물려주고 물려 받는 수직적 관계가 아닌 함께 나누는 수평적 관계로 재정립해야 한다.

둘째, 세대 간의 다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요즘 젊은 것들은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르고 버르장머리가 없다.” 고대 도시국가 수메르의 점토에 쓰여 있다는 내용이다. 세대 간의 다름에 따른 갈등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기존과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이 문제이지, 젊은 세대의 사고나 행동이 문제는 아닐지도 모른다. 오히려 세대별로 다양한 가치와 태도, 관점은 사회와 기업의 창의성과 혁신성에 기여해 지속적인 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셋째, 시대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방식만으로는 헤쳐 나가기 어려운 창의성의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젊은 세대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일의 본질적 속성과 사고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창의성의 발현을 위해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스마트 워킹’으로 변화해야 한다.

1281호 (201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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