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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대박의 갈등 극복] 돈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 키워라 

갑자기 생긴 돈은 탕진하기 쉬우니 주의해야 … 다시 성실한 일상으로 

후박사 이후경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일러스트:중앙포토
그는 급변하는 IT업계에서 획기적인 기술로 큰 성공을 거뒀다. 코스닥에 상장까지 했으니, 소위 대박이 난 것이다. 물론 사업 초기부터 잘 나간 것은 아니다.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여러 상품을 출시했지만, 제품이 창의적일수록 성공하기 어려운 웃지 못하는 현실 탓에 많은 실패도 경험했다. 그러나 뼈를 깎는 노력으로, 나이 50세에 크게 성공했다.

3달 전, 그는 20여년 간 애지중지 키워왔던 기업을 팔았다. 코스닥시장에 불어온 글로벌 기업의 투자 덕분이다. 수중에 큰 돈이 들어왔다. 덕분에 이젠 예전처럼 밤새며 일하지 않아도 된다. 아니 평생 아무 일 하지 않아도 된다. 완벽하게 새로운 삶이 그 앞에 펼쳐졌다. 한동안 방해받지 않고 맘대로 살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 해보고 싶었던 해양스포츠를 만끽하기 위해 혼자 필리핀으로 떠났다. 질리도록 수상스키·스킨스쿠버를 즐겼다. 한 달가량 지나니 재미없어, 귀국 후 지인들이 추천하는 여러 모임에 참여했다.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즐거운 시간도 가졌다.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그에게 부럽다고 했다.

기업 팔아 목돈 받아

그도 기쁘다. 처음으로 해방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마냥 기쁘지는 않다. 좀 허전하다. 어디 가서 나를 소개할 명함이 없다. 서운한 느낌도 든다. 매일 출근해서 만날 사람이 없다. 허허벌판에 외롭게 서 있는 기분이다. 좀 불안하다. 다음 달이면, 아들딸 유학을 위해 미국에서 지내던 부인이 귀국한다. 사업을 잘 모르는 부인에게 어떻게 이해시킬지 모르겠다. 가족친지를 비롯한 주변의 석연치 않은 시선도 느껴진다. 로또 당첨, 벼락부자 후 인생이 몰락했다는 기사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뭔가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이대로 살아도 되는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고 무겁다.

많은 사람이 대박의 꿈을 안고 살아간다. 과거, 우리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해 자유의 나라 미국으로 건너갔다. 현재 중국과 동남아인들이 코리안 드림을 위해 한국으로 건너온다. 사람들은 대박의 꿈을 위해 온갖 고생을 겪는다. 자본주의는 대박의 신화를 부추긴다. 피그말리온 효과란 게 있다. 무엇이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고, 소원대로 안 되는 게 팔자다. 고생 끝에 만신창이가 되기 십상이다.

운이 좋아 큰 돈이 들어온다면 어떨까? 너무 기쁜 일이다. 우선, 멋진 차를 사고, 넓은 집을 구한다. 매일 나가던 직장은 그만두고, 평소 못하던 레저에 뛰어든다. 끝없는 향락에 빠질 수 있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일까?” 아니면, 가족에게 나눠주고, 친지에게 빌려준다. 아예 고아원에 기부하고, 장학금으로 쾌척한다. 뿌듯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그런데 진짜 현실에 부닥치면 마음이 바뀐다. 생각하던 대로 안 하고, 기대하던 대로 안 된다.

현대사회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한다. 행복은 쾌락에서 온다. 기쁨·만족감·의미로 표현된다. 세 가지 행복이 있다.

①감정적 행복은 감정을 통해 느끼는 행복이다. 오욕칠정을 가진 평범한 인간에게 주어진다. 신들이 부러워하는 행복이다. ②평가적 행복은 머리로만 이해되는 행복이다. 인지적 평가를 통해 얻어진다. 해석학적인 관점이 들어가는 행복이다. ③도덕적 행복은 고결한 행복이다. 깨달음에 도달한 상태다. 종교에서 얘기하는 행복이다.

대박은 누구에게 오는 것일까? 대박은 꿈꾸는 자에게 온다. 아무런 꿈이 없는 자는 찾아온 기회도 잡지 못한다. 허황된 꿈은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하다. 대박에는 노력과 준비가 필요하다. 복권도 사지 않고 당첨을 기대할 수 없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찾아온다. 대박을 맞으려면 그릇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것을 준다 해도 자신의 그릇만큼 만 담는다. 작은 그릇을 준비하면 작게 담고, 큰 그릇을 준비하면 크게 담는다.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대박은 훌륭한 당근이고 신선한 충격이다.

경영이란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는 것

자, 그에게로 돌아가자. 그는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잘 살아야 할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냥 사는 것이 아니고, 바람직하게 사는 것이다.” 그에게 탁월한 처방은 무엇일까? 첫째, 돈을 잘 쓰자. 그동안 돈을 제대로 못 썼다. 사업을 하다 보면, 매달 부족한 돈을 메우기 바쁘다. 그동안 돈을 올바로 못 썼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의미 있게 쓰는 것은 어렵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이 있다. 이제, 큰 돈이 들어왔다. 이런 말이 있다. “경영이란 올바른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다.”

돈에는 이름이 붙어 있다. 공돈·푼돈·생활비·오락비로 불린다. 갑자기 생긴 돈은 공돈으로 취급되어 탕진하기 쉽다. 도박으로 번 돈으로 부자가 된 사람은 찾기 어렵다. 돈에 붙여진 이름에 속지 말자. 돈에는 감정이 들어 있다. 누구나 돈에 대한 떨치기 힘든 과거 경험이 있다. 가난했던 경험은 가난에 익숙하고, 부했던 경험은 부에 익숙하다. 돈에 숨어있는 감정을 파악하자. 돈에는 관계가 얽혀 있다. 갑자기 생긴 돈은 큰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돈이 있는 곳에 똥파리가 꼬인다. 부부 간에도 정(情)이 깨지고, 친지 간에도 의(義)가 깨진다. 돈을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

둘째, 시간을 잘 쓰자. 그동안 시간에 쫓겨 살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화장실에 갈 시간조차 없다. 그동안 혼자 있는 시간이 없었다. 연속되는 회의에 치이고, 반복되는 미팅에 지쳤다. 이제, 남는 게 시간이다. 이런 말이 있다. “인간이란 과거에 대한 후회와 절망,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에 표류하는 물상이다.” 혼자 있는 시간을 즐겨보자. 바닥에 편히 앉아 체중을 느껴보고, 드나드는 숨만을 의식하자. 눈으로 들어오는 사물의 색감을 느껴보고, 귀에 들려오는 소리를 남김없이 들어보자. 자연과 하나 되고, 우주에 연결되어 있음을 느껴보자. 후회와 절망을 허물고, 걱정과 불안을 쓸어버려, 지금-여기에서의 무한과 영원을 건축해 보자.

셋째, 성실함으로 살자. 그동안 쉬지 않고 살았다. 사업을 하다 보면, 흔한 여행 한 번 못 간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살았다. 가족을 위해 몸 바치고, 직원을 위해 마음까지 비웠다. 이제, 여유가 생겼다. 중용에 이런 말이 있다. ‘지극한 성실함은 쉼이 없다(至誠無息).’ 자연은 성실하다. 봄에는 싹이 트고, 여름에는 녹음이 우거지고, 가을에는 열매가 맺고, 겨울에는 눈이 온다. 매사 조금은 과욕을 부려보자. 다시, 분수를 찾고 성실함으로 돌아오자. 우주는 성실하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쉬지 않고 돌고, 태양은 은하 중심을 쉬지 않고 돈다. 유혹에 대해 조금은 흥분해 보자. 다시, 안정을 찾고 성실함으로 돌아오자.

후박사 이후경 - 정신과의사, 경영학박사, LPJ마음건강 대표. 연세대 의과대학과 동대학원을 거쳐 정신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중앙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임상집단정신치료] [후박사의 마음건강 강연시리즈 1~5권] [후박사의 힐링시대 프로젝트] 등 1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1344호 (2016.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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