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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적·공간적 가족 친화 경영
일주일에 3일 근무도 가능
근무 부담돼 퇴직한 직원도 재입사현재 신도림·노원·부평·왕십리·선릉·김포공항·범계·화정·연신내·수원·구리 등 총 11개의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내년까지 스마트워크센터를 15개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시차출퇴근제는 오전 8시~오후 5시, 오전 10시~오후 7시 등으로 선택 가능하다. 재량근무는 공간과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자율적 근무형태로, 개인 용무나 업무 집중이 필요한 경우 주 1일에 한해 활용할 수 있다. 또 영업사원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세일즈는 회사에 들를 필요 없이 집에서 거래처로 자유롭게 출퇴근하는 제도다. 하나투어 측은 “유연근무제 도입 결과 직원들의 병가율이 75% 감소했고, 육아휴직 복귀율도 90%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이 회사는 ‘사유없는’ 연차 결재 방식을 도입해 직원이 자유롭게 연차를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여행사라는 특수성을 반영해 해외 여행 경험을 위한 장기간 연차도 적극 지원한다. 신입사원은 입사 1년 이내에 연차 소진 없이 임직원 여행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이 회사의 연차 사용률은 2014년 90.3%, 2015년 92.5%로 꾸준히 높아졌다. 이 회사 이수진(31) 대리는 “스트레스로 인한 염증으로 한 달 간 입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시점에서 휴직을 고민하고 있을 때, 팀장의 권유로 재택근무를 시작하게 됐다”며 “수원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던 시간을 절약하면서 몸이 빠르게 회복됐고 애사심이 강해져 업무에 대한 집중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서도 매년 좋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투어 매출은 2011년 2264억원, 2012년 2592억원, 2013년 2976억원, 2014년 3154억원, 2015년 36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에 비해 퇴사율은 2011년 9.3%, 2012년 9.0%, 2013년 6.4%, 2014년 6.9%, 2015년 5.8%로 감소하고 있다. 홍연석 하나투어 인사부서장은 “유연근무제가 처음 시행될 당시만 해도 실적 악화나 소속감 결여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며 “지금은 퇴사했던 직원이 재입사할 정도로 긍정적인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삼성전자는 ‘Work Smart’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부터 ‘자율출근제’를 도입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1시 사이 임직원이 원하는 시간에 출근해 하루 8시간을 근무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삼성전자는 기존 제도를 확대한 ‘자율출퇴근제’를 시행하고 있다. 자율출퇴근제란 주 5일 주 40시간 이상씩 근무하되 1일 4시간 이상 근무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한 후 2014년 7월 디자인과 연구개발직군으로 대상을 확대한 데 이어 지난해 3월부터 생산직을 제외한 전 직군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또 초등학교 6년 이하의 자녀를 둔 임직원 등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일할 수 있는 ‘재택근무제’를 2011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또 급여가 지급되는 매월 21일을 ‘패밀리데이’로 정해 야근·회식 없이 임직원이 정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습관적이고 눈치만 보는 평일 야근을 줄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여름철에 한해 직원들에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고 있다.
제도 도입 못지 않게 인식 전환 중요롯데그룹도 유연근무제도를 도입 중이다. 지난해 10여 개 계열사가 우선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 전 계열사로 확대했다. 총 5가지 근무 형태 중 임직원이 원하는 타입을 선택할 수 있다. 출근은 오전 8시부터, 퇴근은 오후 5시부터 각 30분 단위로 선택이 가능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지난 9월부터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발족시켜 조직 자긍심, 일하는 방식, 경직된 기업문화 등 집중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과제를 선정하고 개선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며 “유연근무제 역시 일하는 방식 개선을 위해 도입된 제도”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도영 고용부 고용문화개선정책과장은 “기업도 장기간 근무하고 야근하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시간적·공간적으로 유연한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제 조직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고, 숙련된 인력의 이탈이 줄어드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장은 “기업들이 제도 개선에 치중하기보다는 실제로 조직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 편히 제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내부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대한상공회의소 역시 최근 300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의 유연근무제 도입 실태 조사를 통해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한다고 모든 기업이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면대면 업무방식과 장시간 근로관행 등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스기사] 외국계 기업에선 지금 - 유연근무로 해외 본사와 시차 자연스레 사라져“외국계 기업 직원들은 한달 내내 여름 휴가를 가더군요.” 부러움 섞인 국내 한 제조 업체 직원의 얘기다. 법적으로 보장됐다는 휴가를 가려고 해도 상사 눈치를 봐야 하는 한국 기업문화와는 너무 다르다. 외국계 기업은 본사가 해외에 있어 국내 기업의 분위기와 차이가 있다. 한국에 진출하면서 자사의 근무 제도를 이식했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IBM·P&G·유한킴벌리 같은 외국계 기업들이 1990년 대에 유연근무제를 한국 자회사에 본격적으로 들어왔다. 90년대는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기 전이다. 토요일에도 일을 해야했던 한국 근로자에게 유연근무제는 낯설 수밖에 없는 제도였다. 유한킴벌리는 94년에 출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시차출퇴근제를 도입했고 99년에는 현장출퇴근제를 마련해 직원들이 굳이 사무실에 들어오지 않아도 필요할 경우 업무 현장으로 출근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12년 5월에는 재택근무제를 도입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2007년 8월부터 출퇴근 자유제, 탄력근무제, 원격근무 등을 시행했다. 또 한국P&G도 자율 출퇴근제와 재택근무를 활용 중이다. 8시간 근무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오전 8~10시 사이에 출근시간을 정할 수 있다. 2012년에는 주1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외국계 기업이 유연근무제를 빨리 도입한 이유는 또 있다. 시차 때문에 본사와 업무를 진행할 때 밤늦게 또는 새벽에도 일을 해야 한다. 실제 미국 밀워키에 본사를 둔 존슨콘트롤즈오토모티브코리아는 이런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2011년부터 탄력근무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이처럼 합리적 근무 문화는 회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기반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유한킴벌리의 경우 2012년 재택근무제 등의 도입 이후 직원의 직무 몰입도가 76%(2010년)에서 87%(2013년)로 높아졌다. 대외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인재를 끌어모으기도 용이하다. 실제 상당수 국내 기업 근로자와 구직자는 외국계 기업으로의 이직이나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4월 20~30대 직장인 15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4%가 “기회만 된다면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