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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건우 선산㈜ 이사] 문화 콘텐트 사업화 디딤돌은 디자인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디자인 사업 기반으로... 혁신적인 디자인 문화 선도 목표

▎신건우 선산㈜ 이사.
법주사가 9월 17일 ‘문장(紋章) 봉정식’을 열었다. 문장은 법주사를 상징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 Brand Identity)로, 1500년을 간직해온 공간·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법주사의 대표적 건축물인 팔상전을 형상화했다. 법주사가 BI를 만든 이유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법주사의 BI를 개발한 곳은 디자인 분야에 진출한 지 100일밖에 되지 않은 중소기업 선산㈜이다. 지난 7월 7일 설립된 선산의 디자인 기술력과 감각을 세상에 보여준 법주사 BI 개발은 디자인 업무를 총괄하는 신건우(36) 이사가 추진했다. 이런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신 이사의 인적 네트워크와 디자이너들이 가진 전문성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신 이사의 네트워크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진가를 발휘한다. 그는 영어·중국어·스페인어·한국어 등 4개 언어에 능통한 젊은 경영인이다. 그는 초등학교에 갈 시기에 부모 곁을 떠나 미국에서 홀로서기를 했다. 고교 시절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면서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어야 했다. 미국에서 대학교에 합격했지만 한국으로 돌아왔다. 가정 형편도 어려웠지만 해외의 문화 콘텐트를 한국에 알리고 싶은 꿈이 컸다.

한국에서 문화 콘텐트 분야를 공부한 후 졸업하자마자 취업의 기회가 찾아왔다. 미국의 유명 에이전트 회사인 ‘원월드’에 입사한 것이다. 중국에서 지사장을 맡아 미국의 문화 콘텐트와 연결해 굵직한 사업을 성사시켰다. 미국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 2013년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유명 배우를 데려와 벤츠와 아우디의 론칭쇼를 진행했다. LG전자 휴대폰을 중국 시장에 맞게 브랜딩화 하기 위한 컨설팅 작업에도 참여했다. 이후 그는 공연·영화·광고 등 다양한 문화 콘텐트 시장에서 더욱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안정된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이듬해 한국에서 세계적 팝스타 마이클 볼튼 콘서트를 유치해 성공을 거뒀다. 이후 특수 피혁 디자인 전문회사인 ‘끄렘드라끄렘’의 중국 진출을 돕기 위해 경영진으로 합류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가진 패션 디자인 기술력만으론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문화된 디자인 분야가 필요했고, 지인과 함께 디자인 회사인 선산㈜를 설립했다. “문화 콘텐트를 다양한 사업 아이템과 연결하기 위해선 디자인이 중요합니다. 어떻게 디자인 하느냐에 따라 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는 전문성뿐만 아니라 해외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현지에서 근무가 가능한 국내외 디자이너 20명을 채용했다. 현재 중국에 있는 한국 중소기업과 함께 한국의 디자인 기술과 중국의 문화를 반영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다른 중소기업과도 BI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디자인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발전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BI, 홈페이지, 명함, 그래픽 디자인, 제안서 등 브랜드 제작과 마케팅에 필요한 모든 디자인을 포함한 가격이 660만원이다. 이런 상품을 내놓은 건 또 하나의 투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케팅을 바탕으로 고객 회사가 성장해야 선산도 발전하는 일종의 ‘동반성장’ 개념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국내뿐만 아닌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력과 감각을 지닌 전문 디자인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그는 “디자인 사업을 기반으로 혁신적이고 가치 있는 새로운 디자인 문화를 선도해 나아가겠다.”며 “내부적으로는 디자이너들이 최상의 조건에서 일할 수 있는 직장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1358호 (2016.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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