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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트 디스커버리 플랫폼 ‘데이블’] “개인화 추천 기사 서비스 어디에도 뒤지지 않죠”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
창업 2년 만에 글로벌 기업과의 테스트에서 이겨... 올해 일본·대만 진출 계획

▎지난 2월 13일 서울 역삼동의 데이블 사무실에서 만난 이채현 대표가 개인화 추천 서비스 기술을 언론사에 적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중앙일보에서 독특한 테스트가 벌어져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창업한 지 2년 된 한국의 스타트업 ‘데이블(Dable)’과 2015년 4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기업 A가 기술력 경쟁을 벌인 것. 두 기업의 테스트는 개인화 추천 기사 서비스였다. 중앙일보의 기사를 읽는 독자 개개인에 맞는 추천 기사를 노출한 후 클릭수가 어느 곳이 더 증가했는지를 알아보는 테스트였다.

결론적으로 노출 대비 클릭 수 증가율은 A가 6%, 데이블이 8%였다.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을 상대로 한국의 스타트업이 기술력으로 이긴 것이다. 웹사이트나 모바일을 통해 중앙일보 기사를 볼 때마다 하단에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라는 코너가 있다. 데이블의 개인화 추천 기술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뿐만 아니라 조선일보·KBS 같은 유력 언론사를 포함해 데이블의 개인화 추천 기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언론사는 150여 곳에 이른다. 커뮤니티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까지 더하면 200여 곳이 이용 중이다.

국내 150여 개 언론사에서 데이블 서비스 이용

서울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이채현(33) 대표는 “우리의 서비스는 매월 1억 명 정도가 사용한다”면서 “독자들의 로그 기록을 분석해 실시간으로 개인화 추천 기사를 제공하는 기술력은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대중화시킨 곳은 아마존과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과거 e커머스와 콘텐트 제공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개인 관심사와 상관없이 상품을 똑같이 노출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등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소비자 개개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과 콘텐트를 추천해 매출을 올렸다. 한국에서도 레코픽·왓챠·레코벨 같은 스타트업이 개인 추천화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다만 언론계에서 사용하는 개인화 추천 기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데이블이 유일하다. 이 대표는 “데이블의 경쟁 상대는 타불라와 일본의 포핀 같은 글로벌 기업”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화 추천 기사 서비스는 머신러닝 기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블은 기사를 추천할 때 독자들이 읽는 기사를 중요 단어로 세세하게 쪼개고 분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머신러닝을 통해 기사를 읽는 독자의 취향을 찾아내고, 이에 맞는 추천 기사를 알려준다. 이 대표는 “기사를 통해 독자 개개인의 취향을 분석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강조했다. 데이블의 개인 추천 기사 서비스는 유료였지만 지금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수익은 지난해 2월 선보인 ‘데이블 네이티브 광고’ 서비스에서 올린다. 중앙일보 독자를 예로 들면, 독자 개개인은 기사 하나를 보면 5개의 추천 기사와 하나의 네이티브 광고를 추천받는다. 독자가 네이티브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나오는 수익을 언론사와 데이블이 나눈다. 그는 “한국의 언론사 네이티브 광고 시장은 약 1000억원 정도로 추산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15년 5월 데이블을 창업했다. 창업 당시 비즈니스 모델은 개인화 추천 기사 서비스가 아니었다. 온·오프라인(옴니채널) 개인화 추천 서비스였다. 같은 해 7월 론칭한 ‘데이블 커머스’가 그것이다. 쉽게 말하면 아마존이 소비자들에게 개인화 추천 상품을 소개하는 것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커머스 매장에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이 사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한 언론사에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우리에게 제공할 수 있나’라고 데이블에 제안을 했다. 해당 언론사는 사이트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도입하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미 개인화 추천 서비스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데이블 커머스를 론칭한 지 1개월 만에 ‘데이블 뉴스’를 선보였다. 1개월 만에 ‘피봇(사업 모델을 바꾸는 것)’을 한 것이다. 창업의 이유였던 옴니채널 개인화 추천 비즈니스는 잠시 보류한 상황이다. 그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인력이나 자본이 부족해서 여러 일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데이블이 지난해 2월 데이블 네이티브 광고 서비스를 론칭한 것은 글로벌 기업 타불라 때문이었다. 이 대표는 “2015년 말부터 글로벌 기업인 타불라의 한국 진출 소식이 들려왔다. 개인화 추천 서비스만으로는 경쟁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했고, 네이티브 광고를 도입해 언론사와 윈-윈 하는 비즈니스 모델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에서 실시했던 데이블과 타불라의 테스트 결과는 업계의 화제가 됐고, 데이블의 이름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구글캠퍼스 서울 1호 입주 기업으로 유명

데이블은 창업 초기부터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이다. 구글캠퍼스 서울 1호 입주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케이큐브벤처스와 SK플래닛, 스톤브릿지 같은 벤처캐피털로부터 지금까지 22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4명으로 시작했던 구성원은 19명으로 늘어났다. 이 대표는 올해 데이블의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 진출을 선택했다. 일본과 대만이 공략 목표다. 대만 공략을 담당할 현지인은 뽑았고, 일본 담당자는 물색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진출할 나라를 찾기 위해 리서치를 많이 했는데, 일본과 대만이 적당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면서 “일본은 우리가 진출할 분야가 잘 갖춰져 있고 시장 규모가 크지만 경쟁이 심하고, 대만은 이에 반해 이런 서비스가 전혀 없는 무주공산”이라고 말했다.

포스텍 컴퓨터공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친 후 그는 연구소 대신 LG유플러스·네이버·SK플래닛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다이나믹한 활동을 하고 싶어서 박사 과정 대신 기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기업에서 일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게 빅데이터 분석과 개인화 추천 기술이었다. 이 관심은 2013년 2월 SK 플래닛 사내벤처팀인 레코픽으로 이어졌다. 그가 팀장을 맡으면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선보였고, SK플래닛 서비스와 다양한 중소 커머스 사이트에 사용되고 있다. 그는 “레코픽을 이끌면서 언젠가 독립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쉽지 않았다”며 “2015년에야 레코픽에서 함께 일했던 3명과 함께 나와서 데이블을 창업했다”고 말했다. 데이블은 ‘데이터(Data)’와 ‘에이블(able)’의 합성어다. ‘데이터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1373호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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