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리더십과 기업문화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불확실성의 시대다. 기업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저성장 시대를 통과하고 있다. 단기간에 경제위기가 해결될 것이라 낙관하기도 어렵다. 이런 때일수록 기업은 현 상황을 냉철히 분석하되 긴 안목으로 사업계획을 세우고 정진(精進)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은 본격 도래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시장과 소비자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한 기업은 디지털 경제의 지형과 특성에 적합한 새로운 기술 도입에도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이처럼, 기업은 장기적 관점에서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전략과 계획을 세우고 적절히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기업이, 더욱 정확하게는 기업가(최고경영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기업문화다. 기업문화는 기업이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바탕을 이루는 자산이며, 좋은 직원들이 오랫동안 조직에 머무르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백약이 무효'라고 아무리 좋은 전략과 사업 아이템이 있어도, 직원을 한마음으로 묶어 두는 기업문화가 없다면, 성공적으로 실현될 리 만무하다.

물론, 모든 비즈니스 리더는 기업문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직원)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는 것도 주지하고 있다. 비즈니스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그런데, 그 실천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850여 명의 임직원 이름을 모두 외운다. 그렇다고 독자들께서 내가 특별하다거나 뛰어나다고 여기시지 않았으면 한다. 나 역시 평범한 워킹맘 중 한 명일 뿐이다.

내가 우리 직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울 수 있었던 것은 그들과 만날 때마다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를 하기 때문이다. 아침 출근할 때, 사무실에서 이동하며 마주칠 때, 식사할 때, 회의할 때, 심지어 물류 현장을 방문할 때 등 직원을 볼 때마다 가볍게 이름을 부르고,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하고 먼저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사무실 내 방은 항상 열려 있다. 직원과 더 많은 소통의 기회를 얻고자 사장실의 문을 활짝 열어 놓기 때문이다. 직원 누구든지 나와 상의할 일이 있으면 어려워 말고 찾아오도록 하기 위함이다. 연말이 되면, 직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카드도 손수 적어 보내기도 한다. 나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섬세한 스킨십 경영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은 관심과 배려가 첫걸음이다.

이처럼 기업 문화는 직원들의 업무 동기부여와 열정에 영향을 준다. 직원들이 스스로 존중받는다는 마음이 들도록 최고경영자의 작은 실천이 필요하다. 직장생활에 즐거움을 느끼는 직원은 더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고 자신의 경쟁력을 스스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등 뛰어난 업무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이 내 오랜 경험에 기반을 둔 확신이다. 더 많은 CEO들이 직원의 의견을 귀 기울여 듣고, 지속해서 직원을 위한 근무 환경을 만들어나가며, 기업문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구축하고 강화해나가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이는 조직의 규모와는 관계없는 일이다. 오로지 CEO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1378호 (2017.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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