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청년 실업 수수께끼 

 

아담 마이어트 그랜트 인천 그랜드 하얏트 총지배인

청년 실업은 글로벌 이슈다. 세계 각국 정부가 이 난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에 가깝다. 국가 역시 젊고 열정적이며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이들이 경험을 쌓으며 사회에 헌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경제적인 이점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가 존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일이다.

한국도 청년 실업 문제가 고민이다. 일단 수치상으론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일부 유럽 국가들에 비해 한국은 청년 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긍정적인 숫자만 바라보기엔 불안한 면들이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15~29세 한국인의 실업률은 9.2%로 지난해보다 0.2%포인트 상승했다. 한국 전체 실업률 3.5%와 비교하면 청년 실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한국 청년 노동가능인구 11명 중 1명이 일자리를 못 얻는 상황이다. 한국은 청년 실업이 해마다 증가한 OECD 국가 5개국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조금만 더 나아가 보자. 이 수치는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청년 가운데, 더 많이 일하기 원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하면 더 높아진다. 이들까지 포함한 실업률은 무려 25%에 달한다. 일하기 원하는 청년 네 명 중 한 명이 강제적 실업 상황에 처해 있다는 얘기다.

물론 청년 실업엔 다양한 원인이 있다. 예를 들어, 신입사원 채용에 대한 기업의 의향에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친다. 대학 졸업자와 기업이 원하는 인재 사이에 거리도 있다. 실제 업무에 투입하기까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기업과 구직자가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있다. 최근에 졸업한 젊은 사람이 기대하는 것과 회사가 원하는 것 사이에 괴리가 있다. 이 간극을 줄인다면 기업과 구직자 모두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도 문제가 있다. 점점 영리하고 친절한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 유능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로 솔직한 정보를 꼽고 싶다. 이곳에서 어떤 일을 경험할지 가감 없이 보여줘야 한다. 업계의 상식, 고객 서비스, 의사 소통 기술, 훈련, 생각하는 법을 보여준다. 그리고 실제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이 길을 시작하면 만나게 될 동료와 이것에 수반되는 사회 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민과 갈등을 이겨내고 마음을 굳혀야 함께 오래 일할 수 있다.

나도 같은 과정을 겪었다. 오래전 호주 시드니의 한 호텔에서 바텐더로 일하기 시작했다. 좋은 동료를 만나 일을 배웠기에 미래를 그릴 수 있었다. 열심히 노력해서 여기까지 왔다. 물론 나의 예를 다른 산업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세계엔 수많은 호텔이 있고 나름의 경영 방식이 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동기 부여에 성공한 조직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어떤 회사에서 일할지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이는 중요한 일이다. 인재를 키워주는 기업은 누구에게나 매력적인 일터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청년 실업 문제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권한다.

1371호 (2017.02.1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