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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체계] 국민은 안심시키고 적은 절망케 하라 

 

채인택 논설위원 ciimccp@joongang.co.kr
아이언 돔 등 3단계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축... 한국 정부 방어 체계 개발에 미온적

▎이스라엘 미사일방어 시스템인 아이언돔 미사일이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 상공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쏜 로켓포를 요격하기 위해 날아가고 있다.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전략자산을 한반도 주변으로 이동하면서 선제타격(또는 예방적 타격) 준비를 행동에 옮기고 있다. 앞서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성주 배치 과정을 둘러싸고 중국은 한국 기업 롯데 등을 대상으로 격렬한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 사드는 유사시 한반도로 증원되는 미군과 미군 기지를 북한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주한미군의 핵심 방어체계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한국 정부는 향후 사드 포대를 몇 개 구입해 수도권 방어에 쓴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2일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미국과 공동 개발한 중거리 미사일방어(MD) 체계인 ‘다윗의 돌팔매(David’s Sling)’를 실전 배치했다”고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스라엘이 오랫동안 준비해온 ‘다층 MD 체계’ 배치를 완료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안보 상황은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수많은 아랍국가에 둘러싸인 채 생존을 위해 외롭게 버텨온 나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는 과거의 상황일 뿐 현재는 사뭇 다르다. 현재 이스라엘은 과거 일전을 겨뤘던 이집트·요르단 등 국경을 맞댄 주요 국가와는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수교를 한 상태다. 외국인 관광객이 수시로 통과하는 국경에서 소규모 게릴라의 공격을 제외하고 교전이나 공격이 벌어질 가능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특히 주변국의 미사일 공격이나 포격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시리아는 심각한 내란 중이어서 국가 단위로 이스라엘을 위협할 수 있는 겨를도, 힘도 없다.

이스라엘보다 더 위험한 한반도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도 온건 파타당이 집권하고 있어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이 비교적 작다. 다만 팔레스타인 자치지구인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와 관련 세력이 이스라엘을 향해 소규모 자체 제작 미사일이나 로켓포, 박격포 등으로 공격을 할 수 있는 정도다. 하마스는 북한산을 비롯한 각종 미사일과 로켓포를 외부에서 끊임없이 들여오려고 시도한다. 성능은 떨어지지만 살상력은 분명히 있는 소형 미사일(로켓추진 유도탄)과 로켓포(로켓추진이나 유도는 할 수 없는 무기체계)를 자체 제조해 이스라엘을 향해 수시로 발사한다. 이스라엘의 최고 안보 위협이다. 또 다른 북쪽에 국경을 맞댄 레바논에서 이런 포격을 포함한 일부 게릴라 공격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스라엘이 독특한 중거리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한 이유다.

사실 이스라엘보다 적의 미사일 위협이 위중한 곳이 한국이다.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와 이를 지원하는 방어 체계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2000만 명 이상이 몰려 사는 한국의 수도권은 각종 미사일부터 방사포(다연장로켓포)·장사포(장거리포)에 이르는 다양한 북한의 무기체계의 위협 앞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우리 방어 작전의 핵심은 적의 공격을 받은 다음에 원점을 때리면서 보복하는 것이다. 핵을 비롯한 다량살상무기로 우리를 공격할 조짐이 확인되면 발사 전에 이를 선제 타격해 무력화할 수도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앞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다. 남북 대화와 협상으로 분쟁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안보를 위해선 군사적 방어태세를 확고히 갖추는 것이 먼저다. 그래야 국민이 안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에 대한 협상력도 크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사일 방어 체계를 살펴보자. 한국과 동맹국인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적 미사일이 동맹국을 위협하면 이를 타격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실상은 조금 다르다. 미사일 요격은 적 미사일이 미국 본토나 일본·한국·괌 등의 미군 기지를 위협할 수준으로 날아갈 경우에만 가능하다. 미국은 정치적인 이유로는 물론 기술적으로도 북한 미사일 요격 요건을 그렇게 제한할 수밖에 없다.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의 요격은 동아시아에선 미 해군 순양함·구축함과 일본 해상자위대의 일부 이지스 구축함에 장착된 요격미사일 SM-3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시험 결과를 보면 북한 미사일 요격 가능성은 90% 남짓이라는 게 군사전문가의 설명이다.

한국 해군은 아직 SM-3 미사일이 없다. 적 전투기나 아음속(음속보다 느린 속도)으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 정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SM-2의 고급 버전인 ‘SM-2 블록4’만 있다. 미국은 자국 주도의 미사일방어(MD)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SM-3의 한국 판매를 꺼려왔다. 한국 정부는 현재 북한 미사일 위협을 이유로 SM-3 구입을 추진하고 있다.

적이 쏜 탄도미사일이 한반도 상공을 높은 고도로 지날 경우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탐지 말고는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한반도에선 주한미군과 한국 공군 기지 주변으로 날아오는 중단거리용 저고도 미사일만 미군은 PAC-3로, 우리 군은 한 단계 떨어지는 PAC-2로 요격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수도권을 노린 적의 방사포다. 적이 발사한 다음에야 원점을 파악해 무력화하는 게 대응의 전부다. 일단 적이 한번 발사하면 이를 중간에 차단할 방법이 아직 우리에겐 없다. 연평도가 적의 방사포 공격을 당했을 때도 K-9 자주포로 사후 대응 사격만 했을 뿐 민간 피해를 줄일 사전 경보나 중간 차단은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기술적으로 이를 막을 방법은 과연 없는가. 비슷한 안보 상황에서 살아가는 이스라엘은 이를 해냈다. 이스라엘은 미사일과 로켓탄을 차단할 3단계 방어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적이 사거리 250㎞ 이상의 장거리 미사일로 공격해오면 애로우(화살) 미사일로 요격한다. 사거리 70~250㎞의 중단거리 미사일이 날아오면 ‘다윗의 무릿매(끈에 돌을 넣고 돌려서 던지는 무기로 구약성서에 나오는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칠 때 사용)’라는 미사일로 막는다.

아이언 돔, 단거리 미사일 90% 요격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이 아이언 돔이다. 사거리 4~70㎞의 단거리 추진체 공격을 막는 시스템이다. 이미 실전에서 효과가 증명됐다. 2012년 11월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팔레스타인 자치단체인 가자지구에 거점을 둔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아마드 알 자바리를 공격해 살해하자 하마스는 그 보복으로 다연장 로켓포를 이스라엘 영토로 대거 발사했다. 북한이 연평도를 공격할 때 사용한 방사포와 같은 계열이다. 당시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나흘간 로켓탄 737발을 쐈는데 이스라엘군은 위협이 되지 않는 공터로 날아간 464발은 내버려 두고 나머지 273발을 아이언 돔 시스템으로 요격을 시도해 245발을 차단했다. 90%의 요격률이다. 로켓탄 공격이 무력화돼 군사적·심리적 타격을 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하마스는 이내 발사를중단했다. 하마스의 위협은 공허해졌고 이스라엘 국민은 그만큼 안전해졌다. 이스라엘은 이런 실전 테스트를 거친 시스템을 이번에 최종 완성해 배치한 것이다.

인구밀집지역이나 수도권이 로켓탄 위협을 받지 않는 미국·러시아·중국에는 이런 시스템을 개발할 이유가 없다. 반면 이스라엘은 생존을 위해 이런 방어무기체계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개발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임을 새삼 실감케 한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적을 절망하게 하는 심리전 효과도 만만치 않다. 국민이 정부를 믿게 하는 적극적인 방어 철학이다. 한국 정부가 끊임없이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도 미사일·로켓탄 방어 시스템 개발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적의 위협으로부터 지킬 방안을 우리 손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스라엘도 해내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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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1호 (2017.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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