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 붙은 스티커, 공 움직인 나뭇잎 등으로 어이없는 벌타 받기도
▎지난 10월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K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를 보이코트하는 집단행동을 벌여 대회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홍진주 선수분과위원장과 KLPGA 강춘자 수석 부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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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에는 항상 굿 샷만 있는 게 아니다. 또한 잘못된 것처럼 보이던 샷이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황당무계한 일이 18홀 어디서든, 심지어 프로들이 출전하는 대회에서도 생길 수 있다. 2017년 각종 골프 대회에서 나타난 황당한 사건 톱10을 골라봤다.
강풍 탓에 웹닷컴투어 11오버파도 컷 통과
▎지난 1월 9일 중남미 바하마의 그레이트 엑수마 에메랄드베이 골프클럽에서 열린 웹닷컴투어 바하마그레이트 엑수마클래식은 시속 64㎞의 강풍이 부는 가운데 진행됐다. 바람이 워낙 강했던 탓에 2라운드가 끝난 후 컷 통과 기준선은 11오버파 이내로 정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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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11오버파를 치고도 컷을 통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지난 1월 9일 중남미 바하마의 그레이트 엑수마 에메랄드베이골프클럽에서 열린 웹닷컴투어 바하마그레이트엑수마클래식은 시속 64㎞의 강풍이 부는 가운데 진행됐다. 바람이 워낙 강했던 탓에 2라운드가 끝난 후 컷 통과 기준선은 11오버파 이내로 정해졌다. 지난 1991년 사우스텍사스오픈에서 10오버파까지 컷을 통과했던 역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그레그 이슨(잉글랜드)이라는 선수는 2라운드 경기 도중 32개의 공을 잃어버렸다. 2015년부터 웹닷컴투어에서 활동한 이슨은 1,2라운드 합계 42오버파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최하위로 컷 탈락했다. 파4 12번 홀은 바다 바람을 정면에서 마주하는 홀이었는데 평균 타수 5.008타로 역대 가장 어려운 홀로 기록됐다. 지난 1991년 벤호건파나마비치클래식의 파4홀 4.921타보다 난이도가 높았다. 대회 우승자는 37세의 카일 톰슨이었다. 첫날에 4오버파 76타를 쳤으나 2라운드부터 3일 간 모두 2언더파 70타를 쳐서 최종 합계 2언더파 286타로 우승했다. 단 한 명의 언더파 우승자였다.
션 스테파니의 팬티 샷 투혼
▎션 스테파니가 2월 23일 혼다클래식 2라운드에서 팬티만 입고 샷을 했다. 컷 탈락을 걱정한 그는 신발·양말·바지는 물론 셔츠까지 벗어 팬티만 입은 채 두 번째 샷을 했지만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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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리 우들랜드(미국)와 마찬가지로 혼다클래식에서 또 다시 스트립 샷이 나왔다. 션 스테파니(미국)가 2월 23일 혼다클래식 2라운드에서 팬티만 입고 샷을 했다. 워터해저드가 많고 페어웨이가 좁기로 유명한 이 코스 6번 홀(파4, 479야드)은 티샷이 약간만 벗어나도 물에 빠지기 십상이다. 스테파니의 티샷이 왼쪽으로 밀리는가 싶더니 공은 호숫가 진흙에 빠졌다. 컷 탈락을 걱정한 그는 신발·양말·바지를 벗고 셔츠까지 벗어 팬티만 입은 채 두 번째 샷을 했다. 노력은 허사였다. 진흙과 함께 튕겨나간 볼은 고작 44야드 전진하는 데 그쳤다. 세 번째 샷으로 홀 3m로 보내면서 보기로 마친 스테파니는 결국 이날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시청자 제보 논란 빚은 렉시 톰슨의 오소(誤所)플레이
▎렉시 톰슨은 지난 4월 2일 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퍼팅할 때 공을 집었다가 놓는 과정에서 오소플레이가 있었다는 시청자 제보에 따라 벌타를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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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타자로 인기 높은 렉시 톰슨(미국)은 지난 4월 2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4라운드 13번 홀까지 4타차의 선두를 지키면서 우승을 예감했다. 하지만 14번 홀로 가는 도중에 경기부위원장이 톰슨을 만나서 TV를 본 제보자의 얘기를 전했다. 전날 17번 홀에서 퍼팅할 때 공을 집었다가 놓는 과정에서 오소플레이가 있었고, 그 사실을 모른 채 오기로 인한 벌타를 포함해 4벌타를 부과한다는 사실이다. 톰슨은 눈물을 흘리면서 경기를 이어갔지만 결국 연장전에서 유소연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후 미국에서 큰 논란이 일어났고 TV 시청자에 의한 비디오 제보의 역할을 축소하는 이른바 ‘톰슨룰’이 발표되기에 이른다. 이에 따라 TV 시청자가 골프 규칙 위반에 대한 제보를 해도 선수에게 벌타를 매길 수 없게 된다.
물에 빠진 공 찾으려다 벌타
▎미국 플로리다의 잭슨빌 대학 골프팀 3학년인 데이비드 윅스는 지난 5월 18일 바톤 로그 지역 대회에서 열린 대학골프리그(NCAA) 대회에서 물에 빠진 공을 찾으려다 2벌타를 받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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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의 잭슨빌 대학 골프팀 3학년인 데이비드 윅스는 지난 5월 18일 바톤 로그 지역 대회에서 열린 대학골프리그(NCAA) 대회에서 물에 빠진 공을 찾으려다 2벌타를 받았다. 13번 홀 그린에서 1.2m 거리의 파 퍼트를 하려던 윅스는 공을 주머니에서 꺼내다가 공을 떨어뜨렸다. 골프화 앞코에 맞은 공이 그린을 튀겨 구르더니 옆 호수에 빠졌다. 골프 룰에서는 한 홀에서 벌타 없이 게임을 이어가려면 동일한 공으로 홀아웃해야 한다. 황당한 상황에 처한 윅스는 부랴부랴 호수에 들어가서 물 속에 있는 30여개의 공을 건져냈다. 하지만 그중에 그가 사용한 공은 없었다. 결국 그는 공을 찾을 수 있는 5분의 시간을 초과해서 2벌타를 받고 그 홀을 더블보기로 마쳐야 했다. 경기를 마친 윅스는 “내 대학생활의 골프가 이번 사건으로 기억될 것 같아서 너무 창피하다”고 말했다.
65초 사이에 두 번의 홀인원세계 최고만 모인다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두 번째 대회 델테크놀로지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두 개의 홀인원이 가장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나왔다. 지난 9월 2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노튼 보스턴TPC에서 그레이슨 머레이(미국)가 오후 12시 22분 32초에 213야드 길이의 파3 8번 홀에서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으면서 홀인원을 했다. 생애 통산 8번째의 홀인원을 한 머레이는 보기-버디-더블보기-버디-버디에 이어진 상황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면서 6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서기도 했다. 하지만 루카스 글로버(미국)가 그로부터 65초 후인 12시 23분 37초에 16번 홀(파 3 188야드)에서 두 번째 홀인원을 성공시켰다. PGA투어의 측정 프로그램인 샷링크가 투어 데이터를 집계한 이래 2개의 홀인원이 나온 시간 간격이 가장 짧은 대회로 기록됐다.
스티커 때문에 8벌타지난 9월 14일 열린 PGA투어 2부 리그인 웹닷컴투어 알버트슨 보이스오픈 첫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베테랑 골퍼 벤크레인(미국)이 두 번째 홀 티샷을 마쳤다. 드라이버를 넣으려던 크레인은 헤드 페이스에 스티커가 붙은 것을 발견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론치모니터로 샷 데이터를 측정할 때 붙여놓았던 스티커가 그대로 있었던 것이다. 스티커를 신고받은 경기위원은 크레인에게 비공인 상태의 클럽을 2번 사용했다는 이유로 2벌타씩 총 4타의 벌타를 부과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14번 홀에서 그가 두 번 사용한 6번 아이언의 클럽 페이스에도 타점을 찍은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크래인은 두 번째로 4벌타를 받아야 했다. 라운드를 마쳤을 때 안 받아도 될 벌타 8타를 합쳐 76타의 스코어를 적어냈다. 크레인은 다음 날 한 홀을 마치고 기권했다.
나뭇잎이 볼 움직여 벌타
▎지난 9월 24일 마친 웹닷컴투어 DAP챔피언십 마지막 날 매튜 사우스게이트가 짧은 퍼트를 했는데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날린 낙엽이 공을 치고 지나가는 바람에 홀을 비껴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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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4일 마친 웹닷컴투어 DAP챔피언십 마지막 날 매튜 사우스게이트(잉글랜드)가 짧은 퍼트를 했는데 갑자기 불어온 바람에 날린 낙엽이 공을 치고 지나갔다. 홀로 향하던 공은 낙엽 때문에 방향을 바꿔 홀을 비껴갔다. 황당한 결과에 모자를 벗고 돌아선 사우스게이트는 결국 한 번 더 퍼트를 해서 홀아웃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스코어 접수처에서 4벌타를 더 받아야 했다. 골프룰 19조1항b에 따르면 선수의 공이 스트로크 이후 구르는 중에 벌레를 제외한 외부 요인으로 멈추거나 방향이 바뀌면 그 스트로크는 취소되고 공은 리플레이스 후에 다시 플레이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사우스게이트는 원래 놓인 지점에서 샷을 다시 하지 않고 홀아웃해서 오소플레이로 2벌타에다 잘못된 스코어카드에 사인해서 제출해 2벌타를 추가로 받은 것이다. 사우스게이트가 룰을 잘 숙지했더라면 9위로 마쳤을 텐데 결국 20위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이 벌타로 인해 그는 올 시즌 PGA투어 1부 투어 카드를 놓쳤다.
대회 운영 미숙에 한 라운드 취소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를 보이코트하는 집단 행동을 벌여 대회 1라운드 경기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지난 10월 19일 경기 이천 블랙스톤골프장에서 열린 이 대회는 54홀 대회로 축소 운영됐다. 대회 첫날 일부 홀의 그린과 좀 더 긴 잔디가 있는 놓인 주변 프린지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통상 그린과 프린지의 잔디 길이는 10㎜ 이상 차이가 나지만, 이 대회에서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웠다. 그러다 보니 프린지에서 마크하고 공을 집어드는 선수가 나왔다. 골프 규칙에 따르면 그린 아닌 곳에서 공을 집어 들면 1벌타를 받는다. 최혜진은 13번 홀에서 프린지에서 공을 집어 올려 경기위원으로부터 벌타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10번 홀에서도 최혜진과 박유나가 벌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확인됐다.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박인비도 애매해지자 경기위원장은 급기야 벌타를 취소했다. 최혜진은 벌타가 면제되면서 공동 선두가 됐다. 그러자 다른 선수들이 벌타 면책은 부당하다고 항의했다. 선수들이 다음 날 2라운드 경기 출전을 거부하자 KLPGA는 결국 1라운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20일 열린 경기가 1라운드가 됐다. 취소된 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랐던 하민송이나 홀인원을 기록한 김규리 등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규리는 홀인원 부상으로 고급 안마의자를 받을 예정이었다.
41세 아머 10년 만의 PGA투어 첫 승올해 41세의 라이언 아머가 지난 10월 31일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샌더슨팜스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을 했다. 프로 18년 차인 세계 랭킹 321위 아머는 미시시피주 잭슨CC에서 열린 마지막 날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2위를 5타 차로 따돌렸다. 1999년 프로로 전향한 아머는 소규모 지역 투어를 전전하다 서른 나이를 넘긴 2007년에서야 PGA투어에 들었다. 지난 시즌 PGA투어에서 성적 부진으로 출전권을 잃었던 그는 2부 웹닷컴 투어를 거쳐 다시 PGA투어에 복귀해 105번째 출전 만에 첫 승을 거뒀다. 우승 상금은 77만4000달러(약 8억8700만원)였다. 아머는 “골프를 포기하려 했는데 아내가 말렸다”면서 “뭔가를 믿고 노력했더니 결국 이뤄졌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우승을 예상하지 못한 아머는 다음 주 대회는 불참하고 뉴욕시티마라톤에 출전하는 아내를 응원하기로 했다. 아f내의 내조에 대한 남편이 할 수 있는 훌륭한 외조였다.
포인트 가산 방식 탓에 대상 놓친 랑어50세 이상만 출전하는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독일의 베테랑 골퍼 베른하르트 랑어(60)는 22개 대회에 출전해 메이저에서만 3승을 하고 준우승 1회를 거뒀다. 시즌 7승을 거두는 승률 32%의 대활약이었다. 준우승 2회, 3위 3회 등 3위 안에 든 것이 12번이고 시즌 상금 367만 7359달러는 상금 2위 스콧 맥캐런을 100만 달러 이상 차이로 따돌린 것이었다. 하지만 11월 12일 끝난 시즌 최종전인 찰스슈왑컵에서 대상을 놓쳤다. 대상은 메이저 우승은 한 번도 없이 시즌 최종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53세의 케빈 서덜랜드가 차지했다. 황당한 이유는 시즌 최종전인 찰스슈왑컵의 포인트 가산 방식 때문이다. 슈왑컵은 정규 시즌의 포인트 상위 72명에게 출전권을 주고 2, 3차전으로 갈수록 18명씩 걸러낸다. 3차전에는 36명이 겨루는데 여기서 톱랭커에게 가산점을 몰아준다. 이전의 점수는 무시하고 1~5위에게 1200~2000점을 부여했다. 랑어는 1, 2차전을 모두 우승했으나 최종전에서 12위에 그쳤다. 이와 달리 서덜랜드는 2차전까지 치른 결과 시즌 우승 한 번 없이 5위였으나 최종전에서 우승하면서 100만 달러가 걸린 대상을 보너스처럼 차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