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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의 노화 예방 효과] 운동하면 세포도 젊어집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nngang.co.kr
자전거 탄 5070, 근육 변화 적어...운동한 사람 면역력도 동년배보다 뛰어나

4월 초, 국제학술지 ‘노화 세포(agingcell)’에 운동과 노화의 연관성을 검증한 영국 버밍엄대의 연구 두 편이 연달아 실렸다. 노화 분야에서 상위 5%에 속하는 학술지에 한 연구팀의 논문이 같은 달 게재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연구팀은 운동을 통해 노화를 늦출 수 있는지를 근육과 면역력의 두 가지 관점에서 파악했다. 노화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된다면, 근육·면역력 저하 등 노화로 인한 신체 변화도 운동 여부와 관계없이 나타나야 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세포 차원에서 검증했다.

두 연구 모두 대상자는 자전거를 타는 55~79세 남녀 125명으로 남성은 6시간30분 내 100㎞, 여성은 5시간30분 내에 60㎞를 주파하는 사람을 선별했다. 꾸준히 운동한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운동과 노화의 관계를 확인한 것이다. 고대 구로병원 스포츠의학실 박세현 운동처방사는 “이들의 체력은 분당 100m 이상을 걷고, 50m 이상 수영할 수 있는 정도”라며 “특히 70대가 이런 활동량을 유지한다는 것은 동년배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우선 이들의 허벅지 바깥쪽 근육을 채취해 연령대별로 노화로 인한 근육 변화 정도를 측정했다. 생화학적 분석을 통해 근섬유의 크기·종류,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의 양 등을 검사했다. 나이가 들면 순발력·근력을 담당하는 속근이 줄고, 지구력과 관련된 지근이 는다. 근육의 질적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힘이 약해지면 근육이 자극을 덜 받아 근육의 양이 줄고, 결국 활동량이 떨어지면서 골밀도·장기 기능 등 다른 신체 기능까지 저하된다.

수십 년 동안 열심히 운동한 사람은 어떨까? 분석 결과, 남녀 모두 나이에 따라 근섬유의 크기와 종류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근육의 에너지 공급원인 미토콘드리아의 양도 연령별로 다르지 않았다. 강동성심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70대가 50대 수준의 근육을 유지한다는 건 그만큼 신체 기능이 젊다는 뜻”이라며 “운동의 노화 예방 효과를 증명한 결과”라 설명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대상자를 확대한 후 운동과 면역력의 관계를 분석했다. 운동한 쪽을 두고 이들과 나이가 비슷한 57~80세 남녀 75명, 또 나이가 젊은 20~36세 남녀 55명의 혈액을 채취해 T세포 농도를 비교했다. T세포는 세균·바이러스 등 이물질로부터 몸을 지키는 면역세포다. T세포는 가슴샘(흉선)에서 분비되는데, 노화가 진행될수록 흉선의 기능이 떨어져 T세포가 줄고 감기 등 잔병치레가 는다. 이런 면역세포 감소를 운동이 얼마나 방어할 수 있는지 확인한 것이다.

결과는 놀라운 수준이었다. 꾸준히 운동한 중장년층의 혈중 T세포는 운동을 안 한 건강한 동년배보다 훨씬 높았다. 심지어 이들의 T세포 양은 젊은층과 비교해도 차이가 없었다. 이와 달리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의 농도는 운동한 쪽이 눈에 띄게 낮았다. 면역체계 전반에 운동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런 결과가 근육과 관련된 인터루킨(IL)이란 물질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운동을 한 중장년층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혈중 IL-6는 적고 IL-7은 많았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서유빈 교수는 “근육이 수축·이완하는 과정에서 흉선을 보호하는 IL-7은 늘고, 반대로 흉선을 수축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IL-6은 준다”며 “운동이 노화로 인한 흉선의 기능 저하를 막고, 결과적으로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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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1호 (2018.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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