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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기계건설 부문 1위 두산인프라코어 손동연 사장] 사업구조 개편하고 신흥국 집중 공략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대형 장비 부문에 역량 모아… 사업부 매각으로 재무구조 개선

기계건설 부문 1위를 차지한 두산인프라코어는 굴삭기(포크레인)·휠로더 등 건설기계와 발전·산업·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엔진보다는 건설기계가 주력으로, 전체 매출에서 건설기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36%에 이른다. 지난해에는 특히 중국 등 신흥국의 건설기계 수요가 크게 늘면서 매출이 급증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6조567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 늘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35%, 156% 증가한 6608억원, 296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1년(7085억원)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호실적은 단순히 시장 상황이 좋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년 간 사업구조 개편 등을 통해 대형 장비(15t 이상) 등 주력 분야에 집중하고, 재무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구조조정으로 조직도 슬림화했다. 지난해 3월에는 공작기계 사업부를 사모펀드에 매각하고, 매각 대금은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썼다. 이 회사 박승필 부장은 “호황기에 맞춰진 조직을 불황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킨 데다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준비 덕분”이라고 전했다.

호실적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미얀마 정부 입찰에 참여해 소형 굴삭기 68대를 수주했고, 3월에만 중국에서 굴삭기 3만2000대가량을 판매했다. 이에 따라 1분기 매출은 1조9569억원, 영업이익은 24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5.3%, 62.8%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남북 관계 개선으로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북의 경제협력이 본격화하면 가장 먼저 도로 등 인프라 건설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남북 경협사업이 시작되면 우선적으로 물량 확대를 기대할 수 있는 분야가 건설”이라며 건설기계의 수요 증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중국법인(DICC) 매각과 관련한 7000억원대의 소송전이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DICC의 2대 주주이자 지분 20%를 보유한 재무적 투자자(FI)들은 3월 29일 두산인프라코어를 상대로 7050억 원의 잔부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4월 초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FI들은 이에 앞서 청구금액만 100억원으로 다른, 같은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는데, 1심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FI가 뒤집었다. 현재 두산인프라코어가 대법원에 상고해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두 소송이 같은 사건이기 때문에 두산인프라코어가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하면 지연이자 등으로 인한 배상금이 9000억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한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굴삭기 시장 호조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차입금의 순상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소송 결과를 예측할 수 없지만 배상금 리스크가 현실화 될 경우 재무구조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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