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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섬유의복 부문 2위 한섬 김형종 대표] 고급화 전략으로 중국·유럽 시장 공략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인수로 국내 빅4 등극 … 불황에도 올해도 순항 중

지난해 한섬은 창립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한섬은 1987년 설립된 국내 대표 의류 업체다. 자체 브랜드로 MINE(마인)·TIME(타임)·SYSTEM (시스템) 등이 있다. 지난해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 부문을 인수하면서 이랜드·LF·삼성물산에 이어 국내 빅4 패션 업체 대열에 합류했다. 올해 분위기도 좋다.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한 33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6% 늘어난 290억원이다.

지난해 SK네트웍스의 패션 부문을 인수할 당시 의견이 갈렸었다. 한섬의 외형이 커져도 수익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브랜드 17개가 한번에 더해지며 기존 한섬 브랜드와 겹치는 분야가 많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었다. 하지만 한섬은 우려를 씻고 순항 중이다. 1년 만에 사업을 정상화한 데엔 김형종 한섬 대표의 역할이 컸다. 그는 일부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했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에 집중 투자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예컨대 남성복 브랜드 일레븐티와의 판권계약을 종료했고 구두 브랜드 지미추도 지난해 11월 정리했다. 이어 랑방스포츠 등 올 연말까지 수익성이 낮은 브랜드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더캐시미어와 액티래트바이티 육성에 분산된 힘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신규 인수 사업부문과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4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자회사인 한섬 글로벌과 현대지앤에프에서 전개하고 있는 브랜드의 리빌딩을 통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하고 나아가 지속 성장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섬은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스템과 시스템옴므, 캐시미어 전문 브랜드인 더캐시미어를 중국과 대만에서 판매하는 등 중화권 공략이 본격화했다. 시스템·시스템옴므는 프랑스 대표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에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 중이다.

김 대표는 현대백화점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대백화점이 2012년 한섬을 인수하면서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투입됐다가 2013년부터 대표를 맡았다. ‘노세일, 고급화’ 전략으로 타임과 시스템 등 고급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는 데 주력했다. 전략이 성공하며 패션 업계의 불황에도 한섬의 매출은 2013년 4626억원에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이며 2016년 매출 7120억원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한섬의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섬 온라인몰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적자 브랜드 정리에 성공했다. SK네트웍스에서 인수한 패션 자회사가 경쟁력을 확보하며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김은지 KB증권 연구원은 “경쟁력 있는 수입 브랜드 확보와 자체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빠르게 진행 중”이라며 “고급화 전략이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어 하반기 실적도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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