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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철강금속 부문 2위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 적극적 현장경영과 비용 절감으로 주목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영업이익 17% 증가, 탄탄한 재무구조…세계 최대 규모 ESS센터 가동 승부수

재계 26위 영풍그룹 계열사로 비철금속 제련 등의 사업을 하는 고려아연은 최근 3년 간 실적이 계속해서 개선됐다. 2015년 4조7714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6조5967억 원으로, 672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8948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올해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연 판매량 정상화와 가격 상승, 제련 공정 합리화에 따른 원가 절감 효과 등이 실적 개선을 계속 이끌 것”이라며 올해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21%가량 증가한 1조800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약 17% 증가했는데 이보다 증가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려아연은 저평가된 알짜 기업으로 평가된다. 순 현금 자산만 지난해 말 1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을 만큼 재무적으로 탄탄하다. 여기에 미래를 본 대규모 설비 투자가 지난해 완료되면서 올해는 그 비용이 줄어, 연말 현금성 자산이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설비 증설에 나서거나 연관 기업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성장성을 키울 여력이 그만큼 충분하다는 얘기다.

1947년생으로 2009년 회장직에 오른 최창근 회장이 올해도 고려아연을 굳건히 이끌고 있다.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주의 3남인 그는 오너 경영인임에도 웬만한 전문경영인 못지 않은 비철금속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미국 콜로라도대에서 자원공학을 전공해 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이런 학구열은 그가 친환경 공법인 아연잔재처리기술(TSL)을 만드는 데 일조하게끔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 유독물질로 알려진 아연 잔재를 친환경적으로 처리해 시멘트 원료와 같은 가철재로 판매하는 기술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 현장경영에서도 강점을 보이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 등지의 각국을 직접 찾아 현지 광산 업체 경영진과 협상하고, 새롭게 도전할 만한 광산 프로젝트 점검에 힘을 쏟고 있다.

그가 주목하고 있는 또 하나의 도전 과제는 비용 절감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7월 현대일렉트릭과 산업용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 계약을 해서 최근 울산 온산공장에서 세계 최대 규모 ESS센터가 가동됐다. ESS는 전기 사용량이 많지 않을 땐 전력을 보존해뒀다가, 전기가 필요한 경우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력 사용 효율을 높여주는 장치다. 온산 ESS센터는 약 4만5000명이 하루 동안 쓸 수 있는 150메가와트시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회사 측은 ESS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에너지 비용을 줄여 3년 안에 투자비용을 회수하고, 이후로는 수익성 개선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고수익의 경영 환경을 만들려는 최 회장의 승부수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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